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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나가던 K-뷰티, 중화권서 日 화장품에 자리 뺏겨


中 사드 보복 영향에 현지서 마케팅 활동 주춤…럭셔리 수요 대응 부족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일본 화장품인 'J뷰티'가 한국 화장품인 'K뷰티'를 누르고 중화권 시장에서 저력을 과시하고 있다. 2016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후 중국 정부의 보복 영향 때문에 한국 업체들이 주춤한 사이, 일본 업체들이 '럭셔리' 화장품을 무기로 시장 공략에 전면 나선 결과다.

5일 대한화장품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세계무역기구(WTO)와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가 공동 운영하는 국제무역센터(ITC) 조사 결과, 올 1분기 중국 화장품 시장의 국가별 수입액은 일본이 7억7천만 달러(약 9천200억 원)으로 가장 많았다. 일본은 2015년 이후 'K-뷰티'에 밀려 3위권에 머물렀으나, 지난해 2위에 이어 올해 1위를 차지했다.

해당 사진은 기사와 관련 없음 [사진=아이뉴스24 DB]
해당 사진은 기사와 관련 없음 [사진=아이뉴스24 DB]

반면, 지난해 1위였던 한국은 7억2천만 달러(약 8천600억 원)로 프랑스에도 밀려 올해 3위를 차지했다. 프랑스는 7억3천만 달러(약 8천800억 원)로 2위다. 이는 2016년을 기점으로 중국에서 한국 업체들이 광고·마케팅 활동에 제한받으면서 시장 경쟁에 적극 나서지 못한 결과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럭셔리 화장품 시장은 수요가 매년 늘며 꾸준히 성장세를 보이고 있지만, 국내 업체들은 활동에 제약을 받아 적극 대응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며 "그 사이 일본 업체들이 중국에서 제품력을 무기로 가격까지 낮추면서 시장을 빠르게 잠식했다"고 분석했다.

이에 국내 화장품 업체들은 중국 럭셔리 시장에서 서서히 밀리면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특히 아모레퍼시픽은 수요가 높은 럭셔리 화장품보다 중저가 브랜드 위주로 구성된 사업 포트폴리오에 발목이 잡혀 실적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아모레퍼시픽은 중저가 브랜드 중심으로 마케팅 비용을 집행하고, 중국에서도 '이니스프리' 등 중저가 브랜드를 키우는 데만 집중한 것이 실적에 타격을 줬다"며 "중국 현지 럭셔리 수요에 대한 대응 전략이 K뷰티와 J뷰티의 자리를 바꿨다"고 분석했다.

홍콩 화장품 시장에서도 일본이 1위를 차지했다. 홍콩의 1분기 국가별 화장품 수입액은 일본이 3억5천만 달러(약 4천200억 원)로 1위에 올랐고, 싱가포르(2억6천만 달러)와 한국(2억5천만 달러)이 그 뒤를 이었다. 한국은 2015년 이후 줄곧 1위를 지키다 올해는 3위로 주저 앉았다.

일본 화장품은 글로벌 시장에서도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일본의 지난해 화장품 수출액은 52억 달러(약 6조2천억 원)로, 전년 동기 대비 42% 증가했다.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수출액은 연평균 35.4% 늘었다. 덕분에 한국 화장품 수출액(62억9천만 달러)과의 격차도 2016년 15억2천만 달러에서 2년 만에 10억8천만 달러로 줄었다.

대한화장품산업연구원은 "일본이 어느새 중국 시장을 중심으로 아시아 시장에서 영향력을 키워가고 있다"며 "전통적으로 고급스럽고 고가의 이미지를 가진 J-뷰티가 중가 이하 시장까지 가성비를 내세워 잠식할 경우 K-뷰티의 강점도 퇴색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K-뷰티는 젊고, 대중적이고, 빠르며, 독특한 색채를 살리되 주요 기업의 프리미엄 브랜드뿐만 아니라 초프리미엄 제품 출시와 브랜딩을 선도적으로 시도해야 한다"며 "스킨케어 품목 외 색조제품과 헤어케어 등 품목 다양화에도 힘써야 한다"고 덧붙였다.

장유미 기자 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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