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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TE냐 와이브로냐, 통신업계 '고민'


세계 시장 3G 이후 LTE로 급속 선회

에릭슨이 향후 5년간 국내에 15억달러(2조원)를 투자키로 하면서 통신업계에 해묵은 논쟁이 다시 떠오르고 있다. 바로 4세대(4G) 통신 주력기술로 와이브로와 LTE 중 어느 곳에 집중 투자를 할 것이냐는 문제다.

13일 에릭슨은 국내에 LTE를 기반으로 한 4G 이동통신 장비 기술이전을 위해 2조원을 투자, 연구개발 센터를 설립한다고 밝혔다.

표면상으로는 4G 시대를 주도할 두가지 핵심 기술을 한국에서 개발하게됐지만 통신업계에는 선택의 숙제가 남았다.

두 기술 모두 모바일브로드밴드를 표방하고 있고, 엇비슷한 투자 비용이 들기 때문에 자칫 잘못하면 중복투자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와이브로와 LTE는 직교주파수분할다중(OFDM) 기술을 기반으로 해 기술적 배경도 같다. 하지만 태생은 전혀 다르다. 와이브로는 무선랜(WiFi) 기술을 근간으로 이동식 무선 기술을 구현했고 LTE는 3세대(3G) 기술인 WCDMA를 근간으로 하기 때문이다.

◆에릭슨 투자로 LTE 활성화 기대

통신업계는 에릭슨의 대규모 투자로 LTE 기술 활성화를 기대하고 있다. 원천기술을 보유한 업체가 기술 이전을 비롯해 국내 장비, 단말기 업체와 협력할 경우 4G 주력 기술인 LTE 시장 선점에 큰 도움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특히 LG전자는 LTE에 적극적이다. 지난 해 안승권 MC사업본부장은 세계 주요 이동통신사들이 대부분 투자를 결정한 LTE 기술에 하루 빨리 투자를 시작해야 한다고 나섰다.

LG전자는 USB 형태의 LTE 모뎀 개발에도 이미 성공했다. 핵심 통신 칩셋도 개발했다.

삼성전자 역시 와이브로 사업과 함께 LTE에도 집중 투자하고 있다. 3G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자들은 WCDMA의 진화 기술인 LTE에 대부분 투자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와이브로, 삼성-노키아지멘스와의 협력으로 상승세

와이브로 역시 상용화 지역을 늘려가며 선전하고 있다. 이미 미국에서 와이브로 상용서비스가 시작됐고 중동, 아프리카, 러시아 등 신흥 시장에서 브로드밴드 서비스 대신 와이브로를 선택하는 국가들이 늘고 있다.

와이브로를 선택하는 국가들은 대부분 이동통신 서비스로 도입하는 것이 아니라 모바일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를 위해 도입하고 있다. 유선 인터넷 인프라가 좋지 않은 곳에서 와이브로를 상용화 하는 사례가 많다.

삼성전자는 WCDMA 장비를 개발했지만 국내와 대만 단 2곳 판매에 그쳤다.

2세대(2G) 기술로 GSM을 사용하던 해외 통신사들은 3G 기술로 WCDMA를 받아들이며 종전 네트워크를 만든 회사들과 업그레이드에 나서 삼성전자가 낄 틈이 없었던 것.

삼성전자 고위 관계자는 "와이브로는 CDMA 이후 최고로 성공한 통신 사업"이라며 "WCDMA에 이어 LTE 역시 경쟁이 극심하겠지만 와이브로는 삼성전자가 기술을 주도하고 있어 시장 전망이 밝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최근 노키아지멘스네트워크(NSN)와 와이브로 장비 판매 계약을 맺었다. NSN은 자체적으로 와이브로 기술 개발을 중단하고 삼성전자 장비를 세계 시장에 유통한다. 때문에 유럽을 비롯한 신 시장 개척에도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더 나아가 LTE 부문에서 NSN과의 협력도 예상돼 LTE 기술을 주도하고 있는 에릭슨과 NSN이 모두 한국 시장에 발을 들여 놓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통신업계, LTE와 와이브로 중복 투자 '난제'

국내 통신업계는 LTE와 와이브로에 모두 투자하고 있다. LTE는 WCDMA 기술의 진화형으로 와이브로는 모바일브로드밴드 서비스에 적합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LTE 역시 초기 모바일브로드밴드로 주력 서비스를 진행할 예정이어서 중복투자가 문제시되고 있다. 이동통신사와 삼성전자, LG전자의 고민도 여기에 있다.

결국 두 가지 기술이 서로 달라 투자는 이중으로 들지만 구현되는 서비스는 같다는 얘기다.

이동통신사 관계자는 "현재 와이브로와 3G HSDPA 기술로 인터넷 접속 서비스를 제공중인데 결국 소비자 입장에서는 같은 서비스"라며 "하지만 통신 네트워크 구현을 위한 장비 투자는 이중으로 들어가는 상황이라 중복 투자가 계속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KT와 SK텔레콤이 와이브로 전국망에 선뜻 투자를 못하는 이유도 이같은 중복투자 때문이다.

통신장비업계 고위 관계자는 "이동통신 가입자 중 모바일 브로드밴드 서비스를 원하는 비중은 아직 적은 편"이라며 "통신사들이 두 가지 기술에 모두 투자할 경우 막대한 중복 투자가 예상되기 돼 4G가 가시화되고 있는 현재 통신업계가 어려운 난제를 만난 셈"이라고 말했다.

명진규기자 almach@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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