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엑스포] 노 대통령, "SW 코드인사로 바꾸겠습니다"

 


"제가 '코드인사'하지 않습니까. 앞으로 IT코드에서 SW코드로 바꾸겠습니다."

특유의 위트로 노무현 대통령이 발언을 마무리하자, 400여명의 참석자들은 뜨거운 박수로 화답했다.

1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개막된 '소프트엑스포 & 디지털콘텐츠페어 2005'의 하이라이트는 개막에 앞서 진행된 'SW산업 발전전략 보고회'. 그 중에서도 노무현 대통령의 마무리 발언은 SW업계 관계자들로부터 열렬한 환영을 받으며 보고회의 백미를 장식했다.

1시간 30분동안 진행된 이날 보고회는 진대제 정통부 장관의 'SW산업 발전전략 보고', '주요 SW기업 대표들의 성공사례 발표'에 이어 진 장관의 사회로 오명 과기부 장관, 윤광웅 국방부 장관, 김창곤 한국전산원장, 고현진 한국소프트웨어진흥원장 등 정부 관계자들과 SW업계, SW개발자, 학계 대표 등이 함께한 자유토론으로 이어졌다.

1시간여 동안 보고회와 토론회를 경청한 후 20여분간 마무리 발언에 나선 노 대통령은 SW산업의 중요성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갖게 됐다며, 국가적 역량을 집결해 SW산업 육성에 나서겠다고 약속해 분위기를 한껏 고조시켰다.

노무현 대통령은 "IT나 SW 분야에서 돌아가는 일은 대게 알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보고를 받고 새로운 정보를 많이 얻었다. 개인으로서도 유익한 자리였다"고 말문을 열고 "첨단 디지털기기의 원가가운데 평균 33%가 SW라는 사실은 놀라운 사실"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날 보고회에서 노무현 대통령은 정통부 장관에게 특별히 두가지를 제안하고 지시했다. 두가지 모두 자유토론 시간에 발언자들의 대부분이 집중됐던 '정부의 역할론'에 대한 것.

토론 시간에 발언자들은 정부 공공시장이 SW산업에서 매우 중요한 만큼, 정부가 앞장서 국산 SW시장을 적극 조성해 달라는 요구와 SW제값주기에도 앞장서 달라는 건의들을 쏟아냈던 것. 또 대기업과 중소 SW벤처기업간의 공정한 관계 조성이 시급하다는 지적도 제기했다.

이에 대해 노무현 대통령은 SW산업 발전을 위해 정부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데 적극 공감하고 "정부도 SW 시장의 중요한 구매자인만큼 공공부문의 구매 담당자들을 모아서 오늘과 같은 프로그램으로 자리를 만들어달라"고 정통부 장관에게 지시했다.

노 대통령은 "오늘 여러분들이 제기한 문제들 가운데 절반 이상은 정부가 나서면 해결할 수 있는 문제라고 생각한다"며 "시장 환경 조성도 정부의 몫인 만큼 모든 역할을 찾아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노 대통령은 또 "정통부 장관이 말한 'SW산업의 생태계'는 매우 중요한 개념이다. 정부의 정책도 개별기업의 지원이 아니라, 시장의 생태계 조성 방향으로 정책의 방향을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며 "생태계 조성을 위한 간접지원까지 포함해 고려하겠다"고 덧붙였다.

생태계 조성과 관련 노 대통령은 대기업과 중소기업간의 상생모델 구축에 대한 당부도 빼놓지 않았다. 노 대통령은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호협력은 이익을 단기적으로 계산하느냐 중장기적으로 계산하느냐 하는 관점의 문제라고 생각한다"며 "정부가 나서 상생하고 협력하라고 명령은 할 수 없지만, '장기실적 주의'라는 관점에서 멀리 내다보고 협력업체와 원활환 관계를 구축해 가는 것이 기업의 경쟁력아니겠냐"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또 "협력을 위해 서로 정보는 교환할 수 있지 않는가. 그런 자리가 필요한 데, 자리를 만드는 역할을 학계가 할 수도 있고, 투자자 단체도 할 수 있지만 처음엔 정부가 그런 정보교환의 장을 열수 있지 않을 까 생각한다"며 "이를 위해 정통부가 앞장서 그런 자리를 기획하고 다른 부처가 지원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공공부문 구매담당자들과의 토론회, 대중소기업 협력을 위한 정부의 역할. 노 대통령이 이날 정통부 장관에게 특별히 지시한 두가지 과제다.

노 대통령은 이날 정통부가 제시한 'IT강국에서 SW강국으로'라는 비전과 관련 "적절한 비전이라고 생각한다"며 "IT강국 포기가 아니라, IT강국은 도달했으니 SW강국까지 가자는 것은 좋은 목표"라고 공감했다.

이와함께 "SW산업은 우리가 뒤떨어졌다고 볼 수 있지만 그만큼 우리에게 가능성이 많다는 의미"라며 "이를 위해 국가적 노력에 나서겠다"고 거듭 약속했다.

노 대통령은 참여정부가 SW에 대한 관심이 많다는 점을 강조하기도 했다. 노 대통령은 "IT839에 SW가 없어 업계에서 고민하고 있다는 얘기를 전자신문에서 읽었다"며 "국정홍보처 국정브리핑에 가보면 우리나라 전자정부가 많은 성과를 거두고 있으며 그 성과를 토대로 세계에 수출하고 있다는 기사를 볼 수 있다. 정부 전용의 정책홍보 사이트에 이런 부분이 들어갈 만큼 정부도 관심이 많다"고 소개했다.

노 대통령은 또 "어제 밤 박기영 보좌관을 통해 SW시장에서 공공부문의 예산책정 문제나 계약방법, 지속적인 서비스 계약 관련 문제, 대기업 편중 문제 등의 보고서를 받았다"며 "중소기업특별위원회, 중기청 등과 소프트웨어 관련 부처가 함께 공유해 정책을 추진할 것을 지시했다"고 덧붙였다.

또 정부가 SW제값주기를 안하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 노 대통령은 "공공시장이 전체 SW 시장의 19% 정도라고 했는 데 그 정도면 큰 역할을 할 수 있는 수준"이라며 "정부가 제값을 안준다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노 대통령은 건설부문처럼 SW나 서비스 부문에도 단가산출표가 있는 가를 관계기관에 묻고, 기준은 있지만 잘 안지켜지는 게 문제라는 대답을 들은 후 정부의 발주기술 수준을 획기적으로 높이도록 하자고 대안을 제시했다.

노 대통령은 "사전에 설계를 잘해도 개발하다보면 일이 늘어나고 그러면 설계변경을 하게 되고, 서비스 분야는 그것이 본질적인 문제라고 생각한다"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부가 사전설계 능력을 키우는 등 발주기술을 획기적으로 높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맺는 말을 통해 노 대통령은 다시 한번 SW의 중요성과 정부의 역할을 강조했다. 정부가 최선을 다해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거듭된 약속과 함께 '인사를 통한 정책개발'도 생각해 볼 문제라고 제안해 눈길을 끌었다.

노 대통령은 "체신부가 정보통신부로 바뀌면서 우리나라 IT산업의 발전을 이끌었 듯이, 정책을 개발하고 관리하려면 중요한 위치에 SW를 잘 알고 관심있는 사람이 있어야 할 것"이라며 정책담당자들에게 인사를 통한 정책개발을 당부했다.

노 대통령 스스로도 "IT코드인사에서 이제 SW코드인사로 바꾸겠다"는 약속으로 발언을 끝냈고, 뜨거운 박수와 함께 보고회가 마무리됐다.

김상범기자 ssanba@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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