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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街 2·3세가 뛴다] 실적 '뒷걸음질' 명문제약 우석민號…사업마다 '경고등'


보유자산 매각·영업부 철수 카드 꺼내며 돌파구 찾기 안간힘

국내 제약업계에서는 '피는 물보다 진하다'는 신념을 우선시하는 경향이 유독 강하다. 유난히 전문경영인이 드물고 2~4세로의 경영 승계가 활발해서다. 최근 분위기는 더 심화하는 분위기다. 제약의 불모지였던 우리나라에서 맨손으로 오늘날의 제약업계를 일군 창업 1세대 퇴진과 함께 그 자녀들이 대거 경영 전면에 나서면서다. 모든 일에는 명암이 있기 마련이다. 아이뉴스24에서는 [제약街 2·3세가 뛴다]는 기획을 통해 젊은 경영인의 뒤를 짚어봤다. [편집자주]

[아이뉴스24 이연춘 기자] 명문제약의 영업이익은 2016년 113억 원에서 2017년 81억 원, 2018년 67억 원으로 쪼그라들고 있다. 급기야 지난해에는 107억 원의 영업손실로 적자로 전환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올해도 코로나19 확산 등의 영향으로 실적 악화의 수렁에 빠졌다.

올해 상반기에만 145억 원의 누적 영업손실을 기록하면서 돌파구 마련에 안간힘을 쓰고 있는 모양새다.

2세 경영에 닻을 올린 중견제약사 명문제약의 오너경영에 경고등이 켜졌다. 우석민 명문제약 회장은 지난해 '부(副)'를 떼고 회장으로 승진하며 재무 개선 작업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지만 쉽지 않은 상황이다.

우석민 명문제약 회장은 올해 상반기에만 145억 원의 누적 영업손실을 기록하면서 돌파구 마련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명문제약]
우석민 명문제약 회장은 올해 상반기에만 145억 원의 누적 영업손실을 기록하면서 돌파구 마련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명문제약]

23일 업계에 따르면 우 회장은 올 상반기 긴급 유상 증자 방침을 밝히면서 돌파구 마련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최근 몇 년 새 실적 부진에다 라임자산운용 환매 중단 펀드로 거액의 손실을 보고 코로나19까지 덮치자 긴급 자금 조달을 위한 투자자들의 이해를 구했다.

시장 일각에선 본업인 제약업의 실적 악화도 문제지만 자회사 명문투자개발의 부진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고 분석한다. 골프장과 학원 사업을 운영 중인 명문투자개발의 수익성 악화는 결국 모회사인 명문제약의 재무 부담으로 이어지고 있다. 4년 만에 추진한 30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나선 배경이다.

명문투자개발은 명문제약이 2008년 7월 상장한 이후인 2009년 2월에 골프장 운영업 등을 목적으로 설립됐다. 자본금 100억 원은 명문제약(57억 원)과 우 회장(43억 원)이 나눠 출자했다.

명문투자개발은 2009년 딤플로부터 경기도 이천시에 9홀 규모의 대중 골프장(더반CC)을 인수했지만 최근 골프장 매각을 결정했다. 더반골프클럽 매각 대금은 500억 원 정도다. 골프장은 2016년, 2018년, 2019년까지 순손실을 내고 있어 수익성 개선을 위한 처분으로 풀이된다.

2013년에는 미국 사립학교인 SCS(Southlands Christian School)와의 협약으로 미인가 교육 시설인 SCSI(SCS International)를 설립한 이후 2015년 미카(MICA)로 명칭을 바꿨다. 조기유학 수요에 맞춘 학원 비즈니스로 파악된다.

문제는 실적 악화다. 2016년부터 적자행진을 보이고 있다. 올해 1분기에도 5억 원의 영업적자와 7억 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학원사업은 초기투자 비용, 학생모집의 어려움, 커리큘럼 확보를 위한 고정비 부담 등이 악영향을 미치는 구조다.

명문제약이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투자설명서를 통해 종속회사들의 부진한 실적으로 인해 지원한 대여금으로 향후 대여금 상환은 타 거래처에 비해 회수가 지연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특수관계자들 간 대여 및 차입 거래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음에도 향후 정상적인 회수가 이루어지지 않고, 대여금에 대한 상환이 지연될 경우 명문제약의 유동성 및 수익성 악화가 예상된다고 유동성 위기를 인정했다.

명문제약이 부실한 자회사 지원을 통해 주주들에게 피해를 주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본업과 관련 없는 자회사에 투자를 지속해 위험 요인을 키우고 있다는 주장이다.

명문제약은 만성 적자를 넘어서기 위해 보유자산 매각, 영업부 철수 등 특단의 조치를 나서고 있다. [명문제약]
명문제약은 만성 적자를 넘어서기 위해 보유자산 매각, 영업부 철수 등 특단의 조치를 나서고 있다. [명문제약]

업계 관계자는 "자회사 실적 악화는 충분히 예견된 손실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며 "특히 미인가 학업 사업은 초기투자 비용 부담, 학생 모집의 어려움, 고정운영비 부담 등으로 지속적인 영업손실이 발생하고 있다"고 했다.

우 회장은 만성 적자를 넘어서기 위해 보유자산 매각, 영업부 철수 등 특단의 조치를 나서고 있다. 명문제약은 종합병원, 도매 영업을 제외한 모든 자체 영업 인력을 없애고, 영업대행업체(CSO) 체제로 전환했다. 이는 계속되는 영업적자 속에 비용 절감 필요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에 중소제약사들이 경비 절감 등의 이유로 전면 CSO 전환, 또는 부분 CSO 전환을 추진했지만 '수수료 경쟁'이 심화하면서 수익이 오히려 줄어드는 경우가 있다"며 "장기적으로는 더욱 수익성이 악화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연춘 기자 stayki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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