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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설]휴대폰용 반도체시장 '지각변동' 예고


삼성電, AP·DSP 대거출시…인텔과 '덩치경쟁'도 주목

삼성전자가 휴대폰용 반도체를 대거 출시하면서 업계 지각변동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3일 삼성전자는 급성장하고 있는 스마트폰 시장을 타깃으로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와 디지털신호 프로세서(DSP) 등을 내놓는 등 휴대폰 반도체 시장공략을 강화하고 있어 주목된다.

특히 휴대폰용 DSP는 삼성전자의 첫 상용제품이고, 스마트폰용 AP 역시 시장을 잡기 위한 대량생산 품목이어서 눈길을 끈다.

삼성전자의 이번 행보는 시스템LSI 사업을 거대 휴대폰 시장으로 확대하는 움직임으로 의미를 갖는다. 연간 2억대 휴대폰 물량을 확보하고 있는 삼성전자가 관련 반도체 시장을 어느 정도 거머쥘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삼성전자가 시스템LSI 사업을 집중 강화하면서 반도체 1위 기업 인텔과 격차를 어느 정도 줄일 수 있을지도 관전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기기-반도체 역량결합 기대

삼성전자의 휴대폰용 반도체 출시는 지난해 5월 시스템LSI사업부장 출신의 권오현 반도체부문 사장이 취임한 이후 비메모리반도체 사업을 본격 강화하는 행보여서 주목된다.

세계 메모리반도체 시장에서 1위를 달리고 있는 삼성전자는 전체 반도체 시장에서 80% 비중을 차지하는 시스템LSI에선 선두권과 격차가 존재하는 게 사실.

삼성전자가 이번에 출시한 AP는 암(ARM)사의 반도체 코어를 기반으로, 833MHz의 성능을 확보했다. 이는 스마트폰 'T옴니아'에 사용된 마벨의 'PXA312'(806MHz)보다 빠르다. 현재 대부분의 스마트폰에는 624MHz 정도 속도를 가진 CPU가 내장되고 있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말 유럽 최대 연구소 IMEC과 공동 개발한 DSP 역시 완제품의 성능을 2배 이상 높이고, 소비전력은 25% 가량 줄일 수 있는 역량을 갖추고 있다.

세계 2위 반도체 기업이자 휴대폰 제조사인 삼성전자는 이번 새 시스템 온 칩(SoC) 출시와 함께 모바일기기-반도체의 결합과 시너지를 모색하는 모습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노트북과 MP3플레이어 등 모바일기기를 휴대폰 사업과 결합하는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삼성전자는 MP3플레이어용 집적회로(IC)와 내비게이션용 AP에서 세계 1위를 달리고 있다.

모바일기기와 반도체 사업 간 시너지를 모색할 경우, 시스템LSI 사업에서 대규모 시장을 창출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일단 새로 출시한 AP는 스마트폰과 내비게이션 등에 초점을 맞추지만, 사업 다각화와 함께 여타 시장에서도 사업기회를 확보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휴대폰용 반도체시장 파장은

삼성전자가 스마트폰용 AP, DSP를 내놓으면서 휴대폰용 반도체 기업들이 긴장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 현재 관련 시장에선 퀄컴, 텍사스인스투르먼츠(TI), ST-에릭슨, 미디어텍, 인피니언테크놀로지스, 프리스케일반도체 등이 높은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휴대폰에 쓰이는 AP를 퀄컴, 마벨, TI 등 외부업체에서 조달해왔다. 삼성전자가 스마트폰은 물론 범용 휴대폰으로 반도체 사업을 확장해나갈 경우, 시장 구도에 적잖은 변화가 나타날 수 있는 상황이다.

시장조사기관 아이서플라이에 따르면 전체 반도체 시장에서 휴대폰용 반도체는 15% 정도 매출 비중으로, 메모리반도체(약 20%)에 이어 대규모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단일 제품으로 가장 큰 시장 규모를 확보하고 있는 것은 물론이다. 시스템LSI 사업을 강화하고 있는 삼성전자가 설계기술과 공정기술, 대규모 공장 및 휴대폰 사업의 역량을 결합할 경우 휴대폰용 반도체 시장에서 상당한 지휘를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 삼성전자는 시스템LSI 가운데 ▲디스플레이 구동칩(DDI) ▲MP3플레이어용 IC ▲각종 디지털기기용 CMOS 이미지센서(CIS) 등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디지털TV용 반도체 ▲메모리 스토리지 콘트롤러 등에서도 1위를 노리고 있다. 이들 반도체는 삼성전자가 세계 1~2위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는 세트사업과 직결된 제품이다.

외국계 시스템반도체 회사의 한 임원은 "삼성전자의 휴대폰용 반도체 사업 강화는 예견된 일로 볼 수 있다"며 "단 휴대폰용 반도체에서 해외기업들이 오랜 역사와 설계기술을 확보하고 있어, 삼성전자가 얼마나 역량을 발휘할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삼성전자가 대규모 시장을 형성하고 있는 AP 및 DSP를 대거 출시하면서 반도체 1위 기업 인텔과 경쟁도 흥미를 불러일으키는 대목.

아이서플라이 집계에서 지난해 인텔과 삼성전자의 매출 점유율은 13.1%, 6.5%로 전년 대비 더 벌어졌다. 이는 지난해 삼성전자가 강점을 지닌 메모리반도체 시장이 급격히 위축되면서 매출이 줄었기 때문.

그러나 삼성전자는 지난해 시스템LSI 사업에서 역대 처음 3조원의 매출을 돌파하는 등 비메모리 부문의 역량을 계속해서 끌어올리고 있다. 스마트폰용 AP와 DSP 사업의 본격화는 다가올 메모리반도체 시장 회복과 함께 삼성전자가 인텔과 격차를 줄이는데 적잖은 힘이 될 전망이다.

삼성전자와 인텔은 주력사업은 다르지만 낸드플래시메모리, 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SSD), 디지털 TV용 반도체 시장 등에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스마트폰용 AP는 인텔과 또 한 번 격전을 벌일 수 있는 제품으로 관심을 모은다.

PC·서버 등에 쓰이는 중앙처리장치(CPU)를 장악하고 있는 인텔은 넷북, 모바일 인터넷기기(MID) 등 모바일기기용 프로세서 시장을 잡는데도 나서고 있다.

삼성전자 역시 암(ARM)사의 코어를 활용한 이번 스마트폰용 AP에 이어 연내 넷북용 프로세서도 출시할 예정이어서 주목된다.

명진규기자 almach@inews24.com 권해주기자 postma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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