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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電-인텔, SSD시장 놓고 '맞짱'


하반기 MLC 낸드기반 고속·고용량 SSD 동시 출시

반도체 분야 두 '공룡기업'이 차세대 디지털기기 저장장치로 꼽히는 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SSD) 시장 장악을 위한 '외나무다리'에서 만났다.

세계 반도체 1위 기업 인텔과 메모리반도체 1위, 종합반도체 2위 기업인 삼성전자가 SSD 시장 쟁탈전에 나서고 있어 관심을 모은다.

두 기업은 가격이 싼 반도체 소자를 활용해 업계 최고 수준 속도를 내는 SSD를 하반기 동시 출시할 계획이다. 인텔과 삼성전자는 용량을 대폭 확대하고, 가격을 낮췄다는 점, PC와 엔터프라이즈 시장을 동시에 공략한다는 전략이 흡사해 경쟁 결과가 주목된다.

이와 함께 하드디스크 드라이브(HDD)와 경쟁하고 있는 SSD 시장규모는 예상보다 빠르게 확대될 전망이어서 흥미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제품 성능도, 마케팅 계획도 '닮은꼴'

SSD는 메모리반도체를 이용한 디지털기기 저장장치. 주로 낸드플래시메모리를 활용하며 내부 콘트롤러가 '두뇌' 역할을 하면서 성능을 좌우한다. 자기디스크와 헤더로 구성된 HDD에 비해 속도 및 충격·발열·소음·소비전력 등이 월등히 우수한 편이다. 아직까지 가격이 비싸다는 게 흠으로 꼽힌다.

삼성전자는 26일 대만에서 주최한 '삼성 모바일 솔루션(SMS) 포럼 2008' 행사에서 읽기 및 쓰기속도가 초당 200메가바이트(MB/s), 160MB/s에 이르는 256기가바이트(GB) 용량의 SSD를 연내 양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는 고성능 HDD에 비해 3배 가량 빠른 속도. 지금까지 나온 SSD 제품 가운데 가장 빠른 속도를 내는 국내 엠트론의 SSD(읽기 130MB/s, 쓰기 120MB/s)와 비교해서도 월등히 빠른 성능을 가진 것은 물론이다.

엠트론 SSD는 고성능 싱글 레벨 셀(SLC) 낸드플래시를 활용했지만, 삼성전자는 성능이 떨어지는 멀티 레벨 셀(MLC) 낸드플래시로 최고 수준의 속도를 구현해 시선을 모은다. MLC 낸드플래시는 가격이 SLC 제품의 절반 수준이어서 마케팅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우선 오는 7월부터 MLC 낸드플래시 기반 128GB SSD를 출시하면서 시장 공략을 강화할 계획이다.

인텔 역시 삼성전자와 비슷한 성능을 내는 SSD를 조만간 내놓을 예정이다. 업계에 따르면 인텔은 읽기속도 200MB/s 이상, 쓰기속도는 70~80MB/s 정도인 SSD를 3분기 초 출시할 예정이다. 인텔은 지난 2007년 말 새로 출시할 SSD의 읽기 및 쓰기속도를 250MB/s, 50MB/s 수준으로 구현한다는 계획이었지만, 읽기속도를 다소 낮추는 대신 쓰기를 강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텔은 우선 80GB 용량으로 제품을 출시하고 2008년 말엔 160GB로, 오는 2009년엔 250GB까지 용량을 확대할 방침이다.

삼성전자와 인텔의 제품은 200MB/s 이상의 업계 최고 수준 읽기속도를 낸다는 점, 용량이 100~200GB 정도까지 확대될 예정이란 점, MLC 낸드플래시를 쓰면서도 고성능을 확보했다는 점 등이 일치한다.

두 회사는 MLC 낸드플래시 기반 SSD로 PC 등 소비가전시장과 서버·스토리지 시장을 동시 공략한다는 점에서도 닮은 모습이다. 업계는 높은 성능과 안정성을 요구하는 기업 시스템 분야엔 SLC 낸드플래시를 쓴 SSD를 공급하고 있다.

◆SSD, PC·서버시장으로 '급팽창'

SSD는 차세대 저장장치로 각광받고 있지만 가격이 HDD보다 크게 높다는 점이 시장 확대의 걸림돌이 될 것이란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예상은 2008년 하반기부터 적잖이 수정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와 인텔이 저렴한 MLC 낸드플래시를 활용하면서도 성능을 기업시스템 분야에 적용할 수 있을 정도로 높인 SSD를 내놓으면서 시장 확대가 빠르게 이뤄질 전망이기 때문.

업계에 따르면 대기업 MLC 낸드플래시 기반 SSD 가격은 32GB가 10만원대 중반, 64GB는 30만원대, 128GB는 60만원대까지 떨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HDD 가격은 100GB 이상이 10만원 안팎으로 아직까지 SSD 가격이 비싼 것은 사실. 그러나 SSD가 성능과 소비전력, 발열 등에서 강점을 지니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현재 가격 수준으로도 노트북 시장 등을 공략하기에 적합하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게다가 삼성전자와 인텔의 경쟁이 가속화되는 것은 물론 하이닉스반도체, 도시바, 마이크론, 슈퍼탤런트 등 국내외 대기업들과 중소업체들이 시장경쟁에 뛰어들면서 가격은 더 하락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현재 16기가비트(Gb) MLC 낸드플래시 가격은 5달러 정도. 64GB SSD에서 낸드플래시 가격만 계산하면 15만~16만원밖에 되지 않는다. 업체들이 이익을 최대한 줄여 시장점유율 확대에 나설 경우, 가격이 현재보다도 더 크게 하락할 수 있는 상황인 것.

MLC 낸드플래시 기반 SSD가 기업 시스템 분야에 적용할 수 있을 정도로 성능이 강화되면서 엔터프라이즈 시장에서 SSD의 판매도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국내 포털 및 유·무선 통신, 인터넷 프로토콜 TV(IPTV), 이용자 제작 콘텐츠(UCC) 등 분야에서 SSD를 채용한 서버·스토리지가 속속 보급되고 있다.

기업시스템 분야 한 전문가는 "순수 MLC 낸드플래시를 활용해 만든 SSD는 쓰기속도가 느려 아직 서버·스토리지 분야에 적용하기엔 한계가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러나 삼성전자·인텔 등의 고성능 제품은 노트북 시장은 물론 쓰기 업무가 상대적으로 적은 검색·UCC 분야 서버에 활발히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시장조사기관 아이서플라이는 지난 1분기 세계 SSD 시장이 2008년부터 연평균 124%의 고성장을 지속해 오는 2012년 87억달러까지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아이서플라이가 지난 2007년 예상했던 규모보다 2배나 늘어난 것이다.

권해주기자 postma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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