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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문일답]정만원 "폐쇄성 반성, SKT가 희생한다"


SK텔레콤이 3년간 최소 1조원을 투입, 지도나 모바일 결제 등 7대 플랫폼 육성에 나서겠다고 25일 발표했다.

플랫폼 사업자를 향한 무한변신 승부수를 던진 셈이다. SK텔레콤은 이를 위해 T맵·T스토어·SMS의 기반기술(API)을 공개해 협력사와 함께 세계적인 플랫폼으로 육성하기로 했다.

전 세계 이동통신사업자들과 연합해 단말 운영체계(OS)를 공동으로 만드는 것에도 노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정만원 SK텔레콤 사장은 이날 전략 발표 간담회에서 "우리 스스로 쳐버린 '월드가든(Walled garden, 폐쇄적 시장을 의미)'에 갇혀 변화에 대처하지 못하는 동안 구글이나 애플은 개방과 호환 정책으로 전혀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어냈다. 우리가 잘못했음을 시인하고 반성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제라도 서비스 API를 개방하고 협력업체와 개발자들이 이를 자유롭게 이용토록 함으로써 에코시스템을 형성하려 한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정 사장과의 일문일답이다.

- 3년간 1조원을 투자하겠다고 했다. 구체적인 계획과 투자 방향은 무엇인가.

"거의 R&D 분야다. 운영과 관련된 예산은 많지 않다. 연도별로는 거의 균등하게 집행될 것이지만, 이는 최소치다. 서비스 플랫폼에 대한 개발 속도에 가속이 붙고 규모가 커진다면 1조원에서 더 늘어날 것이다."

- 서비스 플랫폼이라는 개념을 보다 명확하게 설명한다면.

"아주 쉽게 설명하자면 T맵은 단순한 서비스나 하나의 애플리케이션이라고 봐야 한다. 이 T맵이 플랫폼이 되려면 확장성과 개방성이 있어야 한다. API를 열어서 누구든 접근해 개발을 하거나 상용 서비스로 재창조 할 수 있어야 한다는 얘기다. 한마디로 T맵이 KT 쇼 내비의 '소스'로도 쓰일 수 있어야 한다. 이것이 플랫폼이다."

- 얼마나 많은 사람이 얼마나 많은 나라에서 쓰냐에 따라 플랫폼의 파워가 결정될 것 같은데, 경쟁력은 무엇인가

"사실 페이스북에 앞서 싸이월드가 인기를 끌며 대중화에 성공했고 구글맵스보다 T맵이 더 정확한 실시간 빠른길 안내를 해 왔다. 그런데 우리는 이같은 서비스를 개발만 했지 이를 '월드가든'에 가둬놨다. 폐쇄적인 시장에서만 서비스 했기 때문에 생태계 조성이 되질 않았고 그 사이 구글과 애플, 페이스북은 같은 서비스에 개방과 공유를 덧입히면서 패러다임을 바꿔놨다. 이는 SK텔레콤의 잘못이라고 생각한다. 반성하고 있다.

하지만 그같은 창조적인 서비스를 세계 어떤 기업보다 먼저 개발, 상용화하고 성공적으로 운영했던 경험은 유효하다. 이제 우리도 모든 것을 공개한다. 일단 생태계를 조성하는데 집중하겠다. 이후에는 플랫폼으로 변화된 서비스가 발전하는 형태를 봐서 비즈니스모델도 연구하고 동반성장해 나가겠다."

-서비스 플랫폼 성공하려면 OS 영향이 크다. OS 독립적인 생태계 조성이 가능하리라고 보나.

"어렵다. 우리가 아주 혁신적인 서비스 플랫폼을 조성했다 하더라도 이에 위협을 느낀 구글이나 애플 등의 OS 업체가 버전을 업데이트하면서 이를 '지원하지 않겠다'고 해버리면 말짱 헛일이다. 때문에 단말 OS에 대한 연구도 함께 병행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안드로이드나 iOS 같은 자체 OS를 만든다는 얘기인가.

"결론부터 말하면 그렇다. 하지만 SK텔레콤이 깃발을 꽂고 그 아래로 모여라 하는 것이 아니다. 단독으로 개발하겠다는 얘기도 아니다. 현재 주요 단말 제조업체 및 통신사들이 참여한 '리모'라는 OS 개발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다. 유럽 대형 통신사들도 자체 OS 개발을 위해 논의하고 있으며 중국의 차이나텔레콤도 '안드로이드플러스'라는 것을 개발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이같은 개발 노력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겠다는 얘기다. 차이나텔레콤은 차치하더라도 리모나 유럽연합의 개발 노력은 사실 지지부진하다. 대형 업체들이 모인만큼 파워는 크지만 의견조율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업체들의 이해관계가 대립하기 때문인데 SK텔레콤은 이같은 모임에서 다소 이익을 포기하는 한이 있더라도 연합된 새로운 개방형태의 OS 개발에 적극 협력하겠다. 그래야 이미 변한 '플랫폼 세상'에서 우리가 설 자리가 있다. 이 때문에 '희생'이라고 말한 것이다."

- 단말 OS를 통신사 연합으로 공통으로 만들자고 했는데, KWAC이나 WAC은 어떻게 되는 것인가.

"단말OS든, 미들웨어든, 서비스 플랫폼이든 지금은 서로 연합해 대응해야 한다. 그 일환으로 전세계 통신사들이 모여 함께 만들고 있는 것이 WAC다. 국내에서는 KWAC이 그 것이다. 이 부분이 실현되야 이를 만들어본 연합의 경험으로 단말 OS 개발도 가능하다고 본다.

SK텔레콤도 오늘 우리 핵심 서비스 6개의 API를 모두 무료개방하겠다고 밝혔는데, 이 내용이 현실이 되려면 KT의 쇼내비가 T맵 API를 이용해서 업데이트를 하거나 LG유플러스 모바일 결제 시스템에서 SK텔레콤의 API를 활용할 수도 있는 상황이 와야 한다. 그렇게 만들 것이다."

김현아기자 chaos@inews24.com 강은성기자 esther@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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