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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방 선언 SKT, '플랫폼 중립성' 해결할까


서비스 플랫폼 표준화-단말 OS 표준 노력 병행키로

구글폰의 네이버·다음 등 토종 검색엔진 배제 논란이 가열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 최대 이통사인 SK텔레콤이 '개방성'과 '글로벌화'를 무기로 '서비스 플랫폼 시대'를 열겠다고 밝혀 주목된다.

SK텔레콤이 플랫폼에 본격 뛰어들겠다고 밝힌 것은 현재의 정보통신기술(ICT) 시장이 소프트웨어를 무기로 하는 플랫폼에서 승부가 갈리기 때문이다.

물론 SK텔레콤도 네이트, 멜론, 싸이월드 같은 좋은 플랫폼들을 갖고 있다. 하지만 독자 운영체계(OS)가 없고 폐쇄성에 갇혀 구글이나 애플에 밀리고 있는 상황이다.

이렇다 보니 SK텔레콤이 아무리 좋은 서비스 플랫폼을 만들어도 구글이나 애플이 탑재해 주지 않으면 무용지물이다.

따라서 SK텔레콤은 '서비스 플랫폼' 표준화 외에 차이나모바일이나 유럽 통신사들과 협력해 단말 OS 표준 구축 노력도 병행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같은 노력이 '플랫폼 중립성' 이슈를 근본적으로 해결해 줄지는 미지수다.

◆"3년간 1조원 투자해 미래 글로벌 플랫폼 사업자 부상"

SK텔레콤 정만원 사장은 25일 서울대 SK텔레콤 연구동 내 상생혁신센터 개소식과 함께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3년간 총 1조원을 투자해 SK텔레콤의 킬러 콘텐츠들을 세계적인 서비스 플랫폼으로 키워 가겠다"면서 "플랫폼으로 성공하려면 상당한 에코시스템이 만들어지면서 비즈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주력 아이템은 ▲실시간성 강화(ShopSavvy 같은 실시간 가격검색) ▲개인화(가상비서 서비스 Siri) ▲소셜 네트워킹(페이스북 기반 커머스) ▲지역정보 등과 결합한 위치정보(foursquare) 라고 설명했다.

홍성철 서비스부문장은 "구글TV나 애플TV 같은 개인화된 TV포털을 위한 전용 단말이 연말 쯤 나올 것"이라면서 "LBS, 커머스, 메시징, 콘텐츠 유통, SNS, B2B, 모바일 광고 등 킬러서비스들에 대해 관련 플랫폼을 개방해 시장을 키우겠다"고 말했다.

SK텔레콤의 'T 맵' 기반기술(API) 공개는 현재 파인디지털과 협의중이며, 메시징 쪽은 코윈 등 PMP 업체들과 논의되고 있다.

홍 부문장은 "API는 기본적으로 무료로 개방하는데, 완전 무료는 아니다"면서 "연내 오픈 API센터를 구축하고, 11월에 개발자 컨퍼런스를 열어 개발자들이 잘 쓸 수 있게 하겠다"고 설명했다.

◆플랫폼 표준화 외에 단말 OS 표준 구축도 노력

SK텔레콤이 킬러 서비스의 API를 공개하고 '상생혁신센터'를 통해 대학생 창업을 지원한다지만, SK텔레콤 서비스에 기반한 소프트웨어들을 구글이나 애플 OS에서 받아주지 않으면 무용지물이다.

정만원 사장은 "SK텔레콤은 플랫폼으로 발전 가능한 애플리케이션들을 연 100개 이상 발굴할 것이지만, 단말 OS를 포기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GSMA의 WAC을 통해 서비스 플랫폼 관련 기술의 표준화를 주도하겠다"면서도 "단말 OS를 포기하는 순간 (구글이나 애플같은 업체들이) 빌트인을 안 시켜주겠다, 단말기에 안 넣어주겠다고 할 수 있어 커널을 제외한 리눅스 활용한 단말 OS부분은 표준화 노력을 지속하겠다"고 강조했다.

단말 OS의 경쟁력을 무력화시킬 수 있는 웹플랫폼 표준화(WAC, HTML5 등)가 지지부진해질 경우 독자적인 OS 개발에 나설 수도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하성민 MNO 사장은 "SK텔레콤은 (WAC외에) 리모 보드멤버로도 참여하고 있으며, 보다폰·텔레포니카·프랑스텔레콤·도이치텔레콤 등이 추진중인 유럽 통신사의 독자 OS 움직임(커널 제외)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구글폰 토종 검색엔진 배제, 답이 없다?

안드로이드폰에 구글의 검색엔진만 기본 탑재되는 것. PC에서 구글 검색이나 지도, 유튜브 등을 전혀 사용하지 않던 사람들도 스마트폰에서는 자연스럽게 쓸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안드로이드폰에 기본 탑재된 캘린더나 주소록을 쓰면서 웹에 백업하려면 구글의 지메일 계정을 통해야만 인증이 가능한 점도 논란이다.

따라서 네이버나 다음 등은 이같은 구글의 플랫폼 독점화가 사실상의 '끼워팔기'라고 반발하면서, 국내 이동통신회사들과 구글간 이면계약 가능성까지 제기하고 있다.

그러나 SK텔레콤 정만원 사장은 "이면계약은 있을 수 없다"고 못박았다.

정 사장은 "구글이 (한국형) 검색을 안 넣어주는 건 (비즈니스 관행상) 당연하다"면서 "안드로이드 OS를 열어줬는데, 구글은 자기의 메인 비즈니스인 검색의 경우 임베디드를 못하게 하는 것"이라면서 "통신사와 이면계약이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 사장은 "플랫폼 표준화나 단말 OS에 대해 포기할 수 없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고 말했다.

구글 앱스의 공급업체인 넷킬러 정성욱 사장도 "구글은 유럽이나 미국의 관련 법 규제를 강하게 받고 있기 때문에, 이면 계약을 체결할 수는 없다"고 단언했다.

하지만 구글폰의 토종 검색엔진 배제에 대해서는 구글 의사가 아니라 국내 제조업체와 통신사의 의지라고 설명했다.

넷킬러 정성욱 사장은 "구글의 호환성테스트(CTS) 인증도 반드시 받아야 하는 게 아니라, 제조업체 등이 마케팅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받으려는 것이며, 검색엔진을 뭘 넣느냐의 문제는 제조업체와 통신사가 결정할 일"이라고 말했다.

구글폰의 토종 검색엔진 배제에 대한 책임이 명확히 가려지지 않은 가운데, 주무부처인 방송통신위원회가 스마트폰 시대 핵심 경쟁력인 '플랫폼'에 대한 중립성 이슈를 어떻게 다룰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김현아기자 chaos@inews24.com, 강은성 기자 esther@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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