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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 시장 승부처 “이젠 가격이다”


모바일 시장의 승부처가 '제품력'에서 '가격 경쟁력'으로 옮겨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e북 시장에서는 이미 ‘가격파괴 전쟁’이 한창이고, 이 분위기는 스마트폰과 태블릿 시장으로도 옮겨 붙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따라서 대량 생산을 통한 생산원가 절감이 관건으로 부각될 전망이다.

소비자로서는 더 싼 가격에 좋은 제품을 얻을 수 있지만, 몇몇 기업은 심각한 수익 악화의 ‘수렁’으로 빠져들 수도 있다.

◆혁신 경쟁은 잠정적으로 중단?

주지하듯이 애플은 모바일 시장 구도를 완전히 바꾸어 놓았다. 아이폰과 아이패드로 대변되는 잇따른 혁신을 통해 시장의 경쟁 포인트를 바꿔버린 것이다. 앱 스토어와 터치스크린 방식의 스마트폰이 그 핵심이다. 또 스마트폰에 비해 화면이 큰 아이패드도 PC를 대체할 혁신 제품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거의 모든 모바일 기기 업체는 그 두 종류 제품을 향해 달려간다.

심지어 구글이나 MS 같은 인터넷 소프트웨어 업체도 두 종류의 기기를 통해 사업 확대를 모색하고 있다. 두 기기에 탑재될 운용체계(OS)를 얼마나 많이 공급하느냐에 따라 향후 패권이 달라질 수 있겠기 때문이다.

특히 태블릿 PC의 경우 대부분의 제품이 ‘아이패드’란 브랜드를 본 따 ‘패드’라는 이름을 붙일 정도로 경쟁이 치열하다.

중요한 건 이들 제품 가운데도 선후발이 있고, 인기에도 어느 정도 차이가 있지만, 시간이 갈수록 제품력은 비슷해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하드웨어로만 보면 모양도 기능도 별 차이가 없을 정도로 엇비슷해지고 있다.

각 기기가 채택한 부품이 엇비슷한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시장을 또다시 뒤흔들 완전히 새로운 혁신 제품이 나올 때까지 핵심 경쟁 포인트는 가격이 될 수밖에 없는 게다.

아이디어 경쟁보다 공장 라인 경쟁이 중요해진 것이다.

물론 그러면서도 시장을 완전히 다시 뒤흔들 혁신 경쟁은 물밑으로 진행될 것이다.

◆e북 리더기가 가격파괴 주도

가격 파괴가 시작된 것은 엉뚱하게도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이 아니라 e북 리더기 쪽이었다. e북 리더기 시장은 그야말로 협공을 당한 국면이다. e북 리더기간 경쟁만도 쉽지 않은데 이 기능을 포함하고 있는 스마트폰과 태블릿 PC가 사방에서 파상 공세를 펼치고 있기 때문이다. 방법은 하나 밖에 없는 것이다.

반스앤노블은 지난달 22일 자사 e북 리더기 ‘누크’ 3G 모델 가격을 259달러에서 199달러로 60달러 내린다고 발표했다. 또 와이파이에서만 쓸 수 있는 새 제품을 149달러에 내놓았다. 그러자 불과 몇 시간 뒤에 아마존은 ‘킨들’ 가격을 189달러로 인하했다. 인하 폭이 70달러로 ‘누크’보다 10달러 크다.

아마존은 또 지난 29일에도 가격 파괴를 이어갔다.

139달러 짜리 와이파이 전용 새 ‘킨들’을 발표한 것이다. 한 달 전에 반스앤노블이 내놓은 제품보다 10달러가 더 싼 것이다.

아마존은 특히 앞으로도 이 행보를 계속할 것임을 암시했다.

제프 베조스 CEO는 “(가격을 인하하면)사람들은 킨들을 아이들에게 사줄 것”이라며 “더 이상 킨들을 가족 간에 공유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독서하는 데는 e북의 단순하면서도 간편한 기능이 중요하다는 점 강조하며 앞으로도 태블릿 PC 등과 가격으로 차별화할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하였다.

‘약한 고리’가 먼저 ‘가격파괴 전쟁’을 치고 나간 셈이다.

◆스마트폰-태블릿도 동참?

스마트폰과 태블릿 시장의 경우 ‘가격파괴 전쟁’이 당분간 유보될 수도 있다. 아이폰4, 아이패드, 갤럭시S, 드로이드X, 드로이드 인크레더블 등 스마트폰 시장과 태블릿 PC 시장의 주력 제품은 아직 공급 부족 상태기 때문이다. 특히 터치스크린 등 주요 부품 쇼티지가 아직 완전히 해결되지 않은 상황이다.

그러나 가격파괴 전쟁은 시간문제로 보인다. 삼성전자 LG디스플레이 같은 부품 업체들이 대규모 투자에 나섰기 때문이다.

이미 ‘가격파괴 전쟁 신호탄’이 쏘아 올려진 상황이다.

노키아와 달리 그동안 고가 휴대폰 시장에 주력해온 세계 2위 휴대폰 업체가 스마트폰 시장에서 가격 공세를 펼칠 경우 경쟁사 또한 가격을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특히 후발 업체들에게는 더 곤혹스러운 문제다. 시장에 첫 제품 내놓기도 전에 선발 업체들이 가격을 내릴 경우 수익악화에 빠질 수밖에 없다.

시장조사기관인 스트래티지 어낼리틱스(SA)도 30일 자료를 내고 휴대폰 시장이 3분기에도 지속적으로 성장하겠지만 주요 기업들이 심하게 가격 압박을 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SA는 2분기 세계 휴대폰 시장 규모가 3억800만대로 전년 대비 13% 성장했으며, 3분기에도 3억2천500만대로 성장할 것으로 봤다.

그러나 SA 무선기기 전략담당 닐 모우스톤 이사는 “스마트폰 시장의 경쟁이 점차 치열해지면서 일부 업체들이 가격 인하에 나설 것으로 보여 주요 휴대전화 업체들의 이익은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모우스톤의 말대로 삼성전자가 조금 더 저렴한 스마트폰 출시 계획을 알리며 신호탄을 쏜 것이다.

◆선발 대량 다 품종 업체에 유리?

스마트폰과 태블릿 PC 시장에서 ‘가격파괴 전쟁’이 본격적으로 벌어질 경우 여러 제품을 동시 다발적으로 내놓으면서도 대량 생산 체제를 갖춘 기업이 상당히 유리할 것으로 전망된다. 왜냐하면, 시장의 가격 변화에 신속히 대응할 수 있으면서도 대량 생산으로 인한 원가 절감이 상대적으로 유리하기 때문이다.

가장 불리한 곳은 당연히 첫 제품을 늦게 내놓는 기업이다. 이미 선발 업체가 후려친 가격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고, 이는 수익악화로 직결되기 때문이다. 소수의 제품을 대량 생산하는 곳도 약간 불리한 상황이 된다. 제품 종류가 다양하지 않기 때문에 가격 변화로 인한 영향이 상대적으로 클 수밖에 없다.

/캘리포니아(미국)=이균성 특파원 gsle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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