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KT에 "VOD 공급 끊을 수 있다" 통보

"KT가 계약 미이행, 시정안되면 15일부터 중단"


지상파 방송사들과 IPTV 사업자간 콘텐츠 제공 계약 협상이 지지부진한 가운데, SBS가 KT에 '주문형비디오(VOD) 서비스를 중단할 수 있다'는 입장을 전달하는 등 양측 갈등이 극에 달하고 있다.

국내 IPTV는 지상파 콘텐츠를 시간에 관계없이 시청할 수 있는 VOD의 강점을 기반으로 사업을 시작해 가입자를 끌어모았다.

게다가 IPTV 3사의 실시간 방송 가입자는 아직 전체 IPTV(VOD+실시간) 가입자의 20~25%에 불과하기 때문에, VOD 서비스 중단은 어쩌면 실시간 방송 중단보다 당장 KT의 IPTV 서비스에 타격을 줄 수도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SBS VOD 콘텐츠 제공 계약을 담당하는 SBSi는 지난 1일 KT 미디어본부에 대표이사 명의의 공문을 보내 '기본 계약 내용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다'며 '시정되지 않을 경우 오는 15일부터 VOD 서비스를 중단하겠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SBS가 VOD 서비스 중단이라는 강수를 제시한 것은 KT가 이미 체결한 계약에 대해서 이행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SBS는 KT와 3년 전 VOD 제공 계약을 맺으면서 IPTV 내에 SBS의 TV포털을 구축하고 VOD에 붙는 별도 광고 수익 공유 등에 합의했다. 하지만, 약속한 사항들이 이행되지 않고 비용 정산도 제대로 되지 않아 양측은 이미 지난해부터 계약을 갱신하지 못한 상태.

TV포털은 지상파 방송사의 자체제작 콘텐츠의 VOD 서비스는 물론 따로 개발한 부가 콘텐츠를 한데 모아 서비스하는 것으로, 지상파 방송사가 개발부터 운영을 전담한다.

독자적인 양방향 전송망이 없는 지상파 방송사로서는 IPTV라는 양방향 방송 플랫폼과의 공생을 통해 TV포털을 운영하면, 단순한 콘텐츠 제공 사업자에서 머무르지 않고 부가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고 봤기 때문에 TV포털 사업에 대해 꽤 열의를 보였다.

그러나 최근 KT는 입장을 바꿔, 지상파 방송사의 TV포털 운영이 'IPTV 방송사업자 역무에 위배되기 때문에 기존 계약에 있는 관련 조항을 삭제해야 한다'는 입장을 SBS에 전해 왔다.

하지만 현재 디지털케이블에서 일부 방송채널사업자(PP)들이 별도 계약 하에 연동형 데이터방송을 플랫폼 사업자(SO) 간섭을 받지 않고 독자적으로 운영하는 점을 감안하면, 이는 이해하기 어려운 설명이다.

또 올해 1월부터는 여러 이유로 협상이 지지부진해지는 것을 틈타 매월 정산해주던 콘텐츠 제공 대가마저 받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SBS 주장이다.

SBS 관계자는 "계약 갱신이 1년 가까이 지체되면서 기존에 합의한 내용이 전혀 지켜지지 않고 있어 어쩔 수 없이 (서비스 중단을) 선택한 것"이라며 "체결한 계약 내용을 성실히 이행하겠다는 의지만 보인다면 서비스가 중단되더라도 언제든지 재개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지상파 방송사들의 강경한 기류는 SBS만이 아니다. MBC도 조만간 KT에 VOD 중단과 관련한 입장을 전달할 계획이며, KBS는 실시간 방송 중단까지도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KT 서종렬 미디어본부장은 "아직 협상과정이 진행중에 있다"며 "협상을 원만하게 끝내려는 의지를 갖고 임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연기자 hiim29@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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