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호관 거짓 진술…"투신 막을 수도 있었을텐데"

지난 23일 노무현 전 대통령이 투신하는 순간 이모 경호관이 곁에 없었던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 파문과 함께 충격을 주고 있다. 이에 따라 노 전 대통령이 마지막으로 남긴 발언, 투신 경위 등에 대한 전면적인 재조사가 불가피해졌다.

경찰은 이 경호관을 상대로 밤샘 조사를 벌이고 노 전 대통령 투신 당시 곁에 없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이윤우 경남지방경찰청장은 27일 노 전 대통령의 빈소가 마련된 봉하마을을 찾아 조문한 뒤 "노 전 대통령이 '정토원에 가서 (정토원 선진규)원장이 있는 지 확인해 보라'고 심부름을 시켜 경호관이 자리를 비운 사이에 투신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 청장은 "경호관이 노 전 대통령을 찾다가 오전 6시45분 쯤 발견하고 업고 내려와 병원으로 이송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찰측 말 등을 종합하면 노 전 대통령은 부엉이바위로 가기 직전 정토원에 들렀고 경호관에게 '(선진규)원장이 있는지 확인해 보라'고 시켰다. 이어 노 전 대통령은 경호관을 따돌리고 부엉이바위에 도착해 투신한 것으로 추정된다. 따라서 노 전 대통령이 6시20분에서 6시45분 사이 언제 투신했는지는 알 수 없다.

경찰은 또 노 전 대통령이 투신 직전 '담배 있느냐', '사람이 지나가네'라고 했다는 말은 이 경호관이 거짓으로 지어낸 것으로 보고 있다.

노 전 대통령에 대한 부실 경호 책임과 함께 거짓 진술에 따라 이 경호관에 대한 징계는 불가피해졌다. 경찰도 초동 수사가 부실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노 전 대통령 투신 당시 경호원이 곁에 없었다는 소식을 접한 시민들은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만일 경호관이 노 전 대통령 옆에 붙어 있었다면 노 전 대통령의 투신을 막을 수 있지 않았겠냐는 것.

봉하마을 찾은 한 조문객은 "노 전 대통령이 작심하고 (경호관을)따돌리려고 했더라도 (옆에 있었더라면)노 전 대통령의 투신을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며 안타까워 했다.

그는 "잘은 모르겠지만 노 전 대통령이 뛰어내리기 전 얼마나 생각이 많았겠는가"라며 "(경호관이)옆에 있으면 생각이 달라졌을 수 있었을 텐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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