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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가, KT-KTF 합병으로 마케팅 전쟁 예상


이동통신 결합 의무약정 확대...요금인하로 이어질 것

KT와 KTF가 20일 오후 3시와 오후 2시 합병결의를 위한 이사회를 열고 합병을 공식 발표할 예정인 가운데, 증권 업계에서는 KT-KTF 합병이 시장이 포화된 통신시장에서 마케팅 경쟁에 다시 불을 붙이는 계기가 될 것으로 평가했다.

KT가 KTF를 합병하면, 유무선 결합상품 의무약정제 등을 통해 현재 30%대에 불과한 KTF 이동전화 시장 점유율 확대에 나설 것이라는 얘기다.

이는 이동전화 시장에서 수년째 50.5%대의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는 SK텔레콤에 커다란 위협이 될 수 있지만, 소비자 입장에서는 통신요금 인하 효과를 볼 수 있다.

현재 이동전화 의무약정 가입자 비율은 37%정도. 18개월이나 24개월 의무약정으로 휴대폰을 구입해야 보조금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합병KT가 이동전화 시장 점유율 확대에 집중할 경우 결합상품으로 인한 요금인하와 함께 보조금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이같은 상황은 당장의 통신요금 인하에는 긍정적일 수 있지만, 합병KT로의 시장쏠림을 가속화시켜 통신시장 진입을 준비중인 케이블TV업체 등 중소·후발 통신업체의 생존을 위협하고 가입자당 평균매출(ARPU)를 악화시키는 등 통신업계 전반의 수익성을 악화시킬 우려도 제기된다.

한 애널리스트는 "KT와 KTF가 합병하면 유무선결합상품에 대한 마케팅 강화로 KTF의 이동전화 점유율을 높이려 할 것"이라며 "소비자 입장에서는 통신요금 인하 요인이 되지만, 통신업계 전반의 경영 지표로 보면 2008년 상반기 보조금 규제 폐지로 촉발됐던 마케팅 전쟁이 재현될 수 있다"고 말했다.

◆KT 이동전화 가입자 뺏기 vs SKT 이동전화 가입자 지키기

지난 2008년 11월 현재 KT의 누적 결합상품 가입자는 170만명이고, 이중 이동전화와 유선전화, TV, 초고속인터넷을 묶은 QPS 가입자는 5만2천명에 불과하다. QPS의 경우 KT 재판매가 아니라 KTF대리점을 통해 대부분 이뤄지며, 월 4천명 정도 순증하는 데 그치고 있다.

하지만, KT와 KTF가 합병하면 57개에 달하는 KT 프라자(구 전화국)와 100여개인 KTF M&S의 유통망이 통합되고 여기서 유선, 무선, 유무선 결합상품에 대한 통합마케팅이 가능해져 유통비용이 획기적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이석채 KT 신임사장은 지난 14일 사원과의 대화에서 "본사에서 생각하고 통제하는 숫자는 줄이고 일선에서 일하는 사람들과 서비스에 있어 부가가치를 높이는 숫자를 대폭 늘리겠다"고 말했다. 그후 이뤄진 조직개편 및 임원인사에서 KT는 본사 스태프 인원 6천여명 중 절반인 3천여명을 영업이나 네트워크 현장에 배치하고 있다.

HMC투자증권 이남령 연구위원은 "합병 KT가 결합상품 요금을 얼마나 인하할 지가 변수이지만, 통신업계에서 이동전화 가입자 확보전이 재현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대우증권 변승재 선임연구원은 "합병KT로 인해 IPTV나 와이브로 같은 IP기반 서비스 강화와 유무선 결합서비스 전쟁이 불붙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효과는 미지수 지적도...비용절감이 합병시너지

하지만, 지난 2008년 상반기 이통3사의 마케팅 혈전 이후에도 이동전화 시장 점유율에 변화가 없었듯이 합병KT와 SK텔레콤이 이동전화 시장에서 전쟁을 벌여도 결과는 크게 변하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한 애널리스트는 "가구기반의 유선전화 및 초고속인터넷 시장과 개인기반의 이동전화시장은 결합의 매력이 크다고 보기 어렵다"며 "합병 시너지가 예상보다 크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따라 증권가에서는 KT-KTF 합병의 시너지는 KTF가 사용하던 타사망 임대비용(1천500억원 정도) 등 비용절감에서 먼저 나타날 것으로 본다. 또한 브랜드, 유통망, 인력효율화가 이뤄진다면 최대 4천800억원 정도의 비용절감이 가능하다고 예상한다.

하지만 합병KT의 인원수가 3만8천여명(KT 3만5천700명, KTF 2천550명)에 달하는 현실에서 인력 구조조정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합병의 시너지가 크지 않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애널리스트는 "2003년 민영화 1기때 이용경 사장이 8천억원을 들여 직원들을 명퇴시켰는데, 지금같은 최악의 경제위기 상황속에서 합병KT가 인력조정에 나설 수 있을 까 의구심이 든다"며 합병으로 인한 비용 절감에도 회의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김현아기자 chaos@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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