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가지 않은 길… 다음 오픈IPTV, 청산키로

TV기반 인터넷 시대는 망없으면 안 돼?...IPTV법 취지 '무색'


지난 달 8일 IPTV 허가심사에서 탈락한 포털 다음의 오픈IPTV(대표 김용훈)가 결국 법인 청산 작업에 들어갔다.

오픈IPTV는 투자계획의 현실성 여부 등 재정적 능력 평가에서 과락기준인 48점에서 0.5점 모자란 47.5점을 받아 사업권 획득에 실패했다.

자본금을 100억원으로 늘렸고 ABN암로와 한국기술투자의 투자의향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 것 만으로 서비스 제공에 대한 신뢰성을 얻지 못한 것이다. 사업역량이 아니라 총알이 문제였다.

오픈IPTV는 추가적인 투자처를 물색해 왔지만,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사업계획서 접수 직전에 45억원을 추가로 증자한 다음커뮤니케이션이 오픈IPTV와 별개로 LG데이콤 IPTV에 검색을 지원하는 등 입장이 불분명해졌고, 최근의 금융위기와 경제환경 악화도 악재였다.

하나로미디어, 야후코리아, KTH 같은 내로라하는 직장을 떠나 신생벤처로 와서 유통사업이 아닌 진짜IPTV를 만들겠다던 30여명의 젊은 전사(戰士)들, 연동형 방송프로그램에 대한 방송 포맷을 개발해 라이센스를 수출하고 싶다던 김용훈 사장...

오픈IPTV의 김용훈 사장은 다음의 신규사업본부장으로 자리를 옮기고 이출남 부사장은 셀런으로 돌아갈 것으로 보인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았던 전사들도 그 창의적인 역량만큼 새로운 보금자리를 찾아갈 수 있으리라.

다음은 웹기반으로 카페기반 특화채널을 제공하는 등 오픈IPTV의 성과를 일부나마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오픈IPTV의 좌초는 정책적인 화두를 던지고 있다.

세계 최초로 망없이 IPTV 사업권에 도전했고, 정부와 국회는 '인터넷멀티미디어방송사업자법(IPTV법)'의 망동등접근 규정으로 지원하겠다고 공언해 왔기 때문이다.

망동등접근은 법에서 시행령, 고시로 구체화되면서 논란도 제기됐지만, 오픈IPTV 같은 망없는 사업자들의 진출을 도와 TV기반 인터넷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게 대세였다. 망이 없더라도 적절한 대가를 내면 누구든지 도전하고 창의적인 서비스를 만들어낼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게 IPTV 법의 취지였다.

그런데 법의 취지가 무색해졌다.

양심수로 13년을 감옥에서 보낸 생태운동공동대표인 황대권씨. '민들레는 장미를 부러워하지 않는다'라는 저서에서 "아무도 가보지 않은 길을 가는 것이기에 거기엔 숱한 실패와 시행착오가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마저도 즐겁게 받아들일 수 있다. 창조의 새로운 힘이 거기에 숨어 있기 때문이다"라고 적었다.

황 씨만큼 시련과 고통이 없어서일까.

이대로라면 언젠가, 2~3년 후라도 폐쇄보다는 개방이 독점보다는 상생이 성공의 화두가 될 것이라는 기대를 갖기 어렵다.

방송통신위원회가 방송통신기본법과 방송통신사업법을 만들면서 인터넷의 창의력을 융합의 동력으로 삼아야 한다던 'OECD 서울선언문'의 정신을 기억하기를 바랄 뿐이다.

김현아기자 chaos@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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