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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해적, 게임 이용자들 울린다


'월드오브워크래프트' 등 게임계정 해킹 피해 늘어

온라인게임 이용자들이 디지털 공간의 '얼굴없는 해적'들로부터 피해를 입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용자들의 게임 계정이 본인도 모르는 사이에 해킹 당해 게임 머니와 아이템 등의 자산이 '증발'하는 피해가 최근 급증하고 있는 것이다.

올해 들어 인기게임 '던전앤파이터'의 계정 해킹 피해가 급증, 이용자들의 원성을 산데 이어 '월드오브워크래프트' 또한 '해킹 대란'에 휘말려 이용자들의 불만이 '폭주'하고 있다.

게임 해킹은 불법 사설서버와 함께 게임 시장을 좀먹는 양대 '악의 축'으로 꼽혀왔다. 그만큼 고질적인 문제다.

백신업체 뉴테크웨이브에 따르면 지난 2007년 한 해 동안 가장 극성을 부린 악성코드가 엔씨소프트의 온라인게임 '리니지'의 아이디와 패스워드를 유출하기 위한 트로이 목마(Trojan. PWS.Lineage)였을 정도.

그만큼 게임 계정은 '디지털 해적'들의 주된 먹이감이다. 게임 속에서 획득한 머니와 아이템, 공들여 육성해놓은 캐릭터는 인터넷 상에서 고액에 거래되는 자산가치를 인정받기 때문이다.

피해가 속출했던 '던전앤파이터'는 이용자들이 직접 사이버수사대에 신고하며 해킹주범을 잡기 위해 '분투'하기도 했다. 각종 커뮤니티에서 '던전앤파이터' 이용자들은 개발사인 네오플의 느린 대응을 문제삼으며 '사이버수사대도 포기한 네오플'이라며 원성을 터뜨리기도 했다.

세계 1위 온라인게임으로 꼽히는 '월드오브워크래프트'는 최근 가장 심한 피해를 입고 있는 게임이다. 3월 하순들어 계정해킹을 당해 보유하고 있던 '골드(게임 내의 가상화폐)', 아이템 들이 사라졌음을 신고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블리자드 코리아는 이에 대해 "최근 다른 대형 사이트가 해킹되면서 해당 사이트와 동일한 아이디, 패스워드를 사용하는 이용자들의 계정이 해킹당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절대 '월드오브워크래프트' 서버 자체가 해킹 당한 것은 아니다"고 해명했다.

또 "분실된 '골드' 전액과 주요 아이템 장비 또한 무상으로 복구시켜 주며 피해를 최소화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상당수 네티즌들이 여러 사이트에서 동일한 아이디와 패스워드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은 만큼 해킹이나 악성코드 감염으로 어느 한 사이트를 이용하다 개인정보가 유출될 경우 여러 사이트의 개인정보가 침해당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그러나 4월 들어서도 계속 해킹 피해 사례가 발생하며 이용자들 사이에서 불안감이 높아지는 상황이다. 특히, 해킹을 당한 후 거듭 해킹을 당하는 사례마저 일어나며 불만을 표하는 이용자들도 있다.

'월드오브워크래프트' 이용자 '곰돌이반일진'은 10일, 게시판을 통해 "1주일 전에 해킹을 당했고 이후 모든 비밀번호를 바꾸고 인터넷 뱅킹용 보안프로그램까지 깔아놓았다"며 "게임 플레이 하다 접속이 끊겨 재시도를 했으나 계속 연결이 되지 않다 가까스로 접속했더니 해킹 당한후 가까스로 모았던 '골드'가 또 다시 사라져 있었다"고 밝혔다.

이 이용자는 "이렇게 버젓이 해킹이 이뤄질 지경이 되도록 블리자드 측은 무엇을 했는지, 그 흔한 엔프로텍트 하나도 없이 서비스를 운영한다는게 말이 되느냐"고 덧붙였다.

최근 들어 게임사들은 해킹 피해가 급증하면서 이중 보안장치를 게임 내에 삽입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엔도어즈의 '아틀란티카'는 사용자 PC의 IP가 바뀔 경우 마우스로 클릭해야 하는 2차 패스워드를 입력하게 돼 있다. 엔도어즈는 최근 '군주' 게임의 계정도용으로 피해를 입은 바 있다.

주력작 '십이지천'이 과거 해킹으로 인한 피해를 입었던 기가스소프트는 신작 '십이지천2'에 이와 같은 2차 패스워드를 도입할 예정이다.

가장 많은 해커들의 타겟이 되고 있는 엔씨소프트의 '리니지' '리니지2'는 1회용 비밀번호 생성 시스템이 적용돼 있다.

최근 홍역을 앓고 있는 '월드오브워크래프트'의 경우 많은 이용자들이 즐기고 게임 내 자산인 '골드'의 환금성이 높아 '리니지' 시리즈에 못지 않게 해커들의 표적이 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안 대책은 그리 충실하지 못하다는 것이 이용자들의 중론이다.

게임 이용자 '한니발'은 "일만 터지면 게임사들이 사용자들의 계정관리 소흘을 탓하지만 '월드오브워크래프트'의 경우 이용자 소흘로 생각하기엔 최근 해킹 사례가 너무 잦고 한번 당한 이용자들이 또 당하는 사례까지 생기고 있다"며 "블리자드도 보안수준을 더 높이는 등 대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서정근기자 antilaw@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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