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태헌 기자] 이상기후와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등으로 농축산물 가격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고 있다. 이 때문에 지난달 소비자 물가가 1.5% 오르며 1년 2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4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최근 들어 '금(金)파'로 불리는 대파(1㎏, 상품기준)는 전년대비 소매가 기준 220% 오른 6천350원 기록했다.
음식점 등에서는 파채 등이 사라진지 오래고, 소비자들 사이에는 대파를 키워 자급자족하는 '파테크'까지 유행 중이다.
이외에도 쌀, 양파, 마늘 등 우리 식단에서 빠질 수 없는 농산물 가격도 대부분 지난해보다 50% 이상 올라 장바구니 물가는 그야말로 비상이 걸렸다.
하지만 지난 2일 통계청이 발표한 소비자 물가지수는 107.16으로 전년 동월대비 1.5%로 최근 1년간 가장 크게 올랐지만, 소비자 체감물가와는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대형마트를 찾은 한 주부는 "대부분의 농수산 식재료가 지난해보다 2배 이상 비싸게 판매되고 있다"면서 "소비자 물가가 1%대로 올랐다는 정부 발표가 이해되지 않는다. 모든 가격이 올라 먹을게 없을 정도"라고 지적했다.
물가가 연일 치솟자 정부도 비상이 걸렸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소비자 할인쿠폰 등을 지급하는가 하면, 미국 등에서 수입 신선란을 들여오고 있다. 현재까지 정부가 수입한 계란은 신선란(5천833만개), 가공용(3천625만개) 등 총 9천458만개다. 또 산란계가 정상화 되는 오는 6월까지 정부는 계란을 지속적으로 수입할 계획이다.
또 정부는 이달 중순 이후 봄 대파 조기 출하와 재배·출하지역 확대 등으로 대파 가격이 안정세에 들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봄을 맞으며 농산물 가격이 점차 안정화 될 것이란 기대감과 달리 소고기와 돼지고기가 봄철 외식 수요 회복으로 평년보다 약 15% 가량 오르는 등 물가상승률을 끌어 올리고 있다.
게다가 국제 밀가루 가격도 지속 상승세를 이어가며 시카고선물거래소 기준 지난달 평균 t당 밀 가격은 234달러로 2014년 5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라면과 빵 등을 제조하는 식품 업체들이 가격 인상을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의 물가 상승은 이상기후와 AI 등에 기인한 것"이라며 "국내 생산 농수산물의 경우 봄을 맞아 가격 안정화 단계에 이를 것으로 보지만, 밀가루 등 수입 원재료는 가격 인상 요인이 더 크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 때문에 신선식품이 아닌 수입원재료를 사용하는 가공식품 가격 인상 요인이 있다"며 "당분간 먹거리 물가 안정화는 쉽게 해결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김태헌 기자(kth82@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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