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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맞수열전] 한종희의 삼성 QLED TV vs 박형세의 LG OLED TV


각 TV 진영 최전선에서 치열한 경쟁…차세대 기술 개발 경쟁도 주목

[아이뉴스24 윤선훈 기자] 대내외 어려운 경제 여건 속에서도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국내 굴지의 전자업계가 글로벌시장에서 위상을 드높이고 있다. 전자업계는 그간 내로라하는 글로벌기업과 치열한 경쟁을 벌이며 당당히 글로벌시장에서 '메이드 인 코리아'(Made in Korea)의 첨병 역할을 했다. 이에 아이뉴스24년 [2020 맞수열전]이란 주제로 해외시장을 주무대로 질주하는 라이벌 기업간 숨은 경쟁을 CEO 경영전략으로 풀어본다. [편집자 주]

대내외 어려운 경제 여건 속에서도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국내 굴지의 전자업계가 글로벌시장에서 위상을 드높이고 있다. 전자업계는 그간 내로라하는 글로벌기업과 치열한 경쟁을 벌이며 당당히 글로벌시장에서 '메이드 인 코리아'(Made in Korea)의 첨병 역할을 했다. 이에 아이뉴스24년 [2020 맞수열전]이란 주제로 해외시장을 주무대로 질주하는 라이벌 기업간 숨은 경쟁을 CEO 경영전략으로 풀어본다. [편집자 주]

"삼성전자의 TV는 QLED TV와 마이크로LED, 투 트랙으로 갈 것입니다." (한종희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

"스스로 빛을 내는 올레드의 장점을 소구하면서 지속 경쟁하도록 하겠습니다." (박형세 LG전자 HE사업본부장)

삼성전자와 LG전자는 프리미엄 TV 시장의 양대 진영을 이끄는 선봉장으로 평가받는다. 삼성전자는 QLED TV 진영을, LG전자는 OLED TV 진영을 주도한다. 각 진영 내에서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차지하는 판매량 비율은 과반이 넘을 정도다. 그만큼 글로벌 TV 시장 내에서의 영향력도 상당하다.

이들의 자존심 싸움도 치열하다. 삼성전자는 QLED TV의 장점을, LG전자는 OLED TV의 장점을 적극적으로 부각한다. 지난해 하반기 벌어진 '8K TV' 화질 논쟁은 글로벌 TV 시장을 놓고 벌이는 양사의 기싸움이 한순간에 분출된 계기였다. 양사는 각자의 장점을 내세움과 동시에 서로의 단점을 비판하면서 TV 시장의 주도권을 차지하고자 애썼다. 올해는 한종희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사장)과 박형세 LG전자 HE사업본부장(부사장)이 각각 선봉에 서서 이를 이끌고 있다.

한종희 삼성전자 VD사업부장. [출처=삼성전자]
한종희 삼성전자 VD사업부장. [출처=삼성전자]

박형세 LG전자 HE사업본부장. [출처=LG전자]
박형세 LG전자 HE사업본부장. [출처=LG전자]

◆QLED VS OLED 선봉…피할 수 없는 맞대결

한종희 삼성전자 사장은 삼성전자의 QLED TV를 얘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다. 30년 넘게 제품 개발 분야에 몸담았던 한 사장은 2013년부터 2017년까지 영상디스플레이(VD)사업부 개발팀을 이끌며 각종 프리미엄 TV 개발을 주도했다. 특히 삼성전자의 프리미엄 TV로 'QLED TV'라는 브랜드를 성공적으로 안착시킨 점은 높게 평가받는다.

박형세 LG전자 부사장은 HE사업본부의 해외영업을 총괄하며 권봉석 LG전자 사장(당시 MC·HE사업본부장)과 함께 LG전자 TV 사업에서 OLED TV를 본궤도에 올린 인물로 손꼽힌다. 지난 2017년과 2018년에는 OLED TV를 중심으로 2년 연속 영업이익 신기록을 달성하는 등의 성과를 거뒀다. 이후 지난해 TV사업센터장을 역임하며 LG전자 TV 사업의 핵심 인물로 활약했다.

삼성전자는 QLED로, LG전자는 OLED로 TV 시장을 양분한 만큼 경쟁은 피할 수 없는 운명이었다. 2016년 삼성전자가 QLED TV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하면서 양사의 직접적 충돌이 시작됐다.

삼성전자는 LG전자가 내세우는 OLED TV가 '번인(잔상) 현상'의 우려가 크다며, 유튜브에 동영상을 올리는 등의 방식으로 LG전자를 저격했다. 이에 대해 LG전자는 삼성전자의 QLED TV가 본질적으로 LCD(액정표시장치) TV라 OLED와 달리 자발광 TV가 아니라는 점을 'QLED'라는 브랜드를 통해 숨기고 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OLED가 LCD에 비해서 색 재현, 명암비 등에서 분명한 강점이 있다고 강조했다.

대립은 지난해 하반기 더욱 격화됐다. LG전자가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박람회 'IFA 2019'에서 삼성전자의 8K QLED TV가 화질선명도(CM) 기준에 미치지 못한다고 공개 비판하면서다. LG전자는 자사의 8K LCD TV와 삼성전자의 8K QLED TV를 부스에 나란히 배치하고 삼성전자의 CM값이 국제디스플레이계측위원회(ICDM)의 기준에 한참 못 미치는 12%에 그친다고 주장했다. 삼성전자는 이에 초고해상도 TV를 CM값으로 평가하는 것은 적합하지 않다고 반박했다.

양사는 기자간담회와 유튜브 등을 통해 상대 TV의 단점을 저격하며 총공세에 나섰다. 특히 LG전자의 경우 삼성 QLED TV를 직접 분해해 OLED TV와의 차이점을 적극적으로 알리기도 했다. 시간이 갈수록 갈등은 점차 심해졌고 결국 LG전자는 'QLED' 브랜드가 소비자에게 오인을 유발한다는 이유로 공정거래위원회에 삼성전자를 고소했다. 이에 삼성전자는 LG전자의 TV 광고가 자사의 QLED TV를 근거 없이 비방했다며 LG전자를 맞고소했다.

삼성전자의 QLED TV. [출처=삼성전자]
삼성전자의 QLED TV. [출처=삼성전자]

LG전자의 8K OLED TV. [출처=LG전자]
LG전자의 8K OLED TV. [출처=LG전자]

올해 들어 직접적 충돌은 누그러졌지만 양사의 물밑 경쟁은 이어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19일 2020년 QLED TV를 출시하며 TV 마케팅을 본격 시작했다. 특히 8K TV 모델 수를 지난해보다 2배 늘렸고, 75인치 이상 초대형 TV 수도 11개에서 19개까지 늘려 고가 TV 시장을 정조준했다. LG전자 역시 지난달 2020년형 올레드 AI 씽큐를 출시했다. 8K OLED TV 라인업을 늘렸고, 4K OLED TV도 대거 내놓으면서 시장 공략에 본격적으로 들어갔다.

다만 지난해 '대립 구도'였던 것과는 달리 올해는 코로나19로 TV업계 전체가 침체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삼성전자와 LG전자 모두 일단 자사가 입을 타격을 줄이는 데 집중해야 하는 상황이다. 코로나19 여파로 해외 곳곳의 TV 생산 공장 가동이 중단됐고, 올림픽·유로 등 스포츠 이벤트 및 각종 해외 전시회가 취소되면서 성수기 효과는 물론 마케팅 전략도 흔들리게 됐다. 양사는 코로나19 속에서도 TV 라인업 및 시장 점유율 확대 기조를 유지하기 위해 부단히 움직이고 있다.

◆OLED 기웃거리는 삼성, 마이크로LED 기웃거리는 LG

TV 기술이 꾸준히 발전하면서 크기·화질·색 재현 등에 대한 소비자들의 눈높이도 점차 높아지는 추세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각각 QLED와 OLED를 밀면서도 꾸준히 그 너머 새로운 기술에 주목하는 이유다.

그런데 양사가 향하는 기술 발전의 방향에서 묘하게 차이점 속 공통점이 나타난다. 삼성전자는 OLED로, LG전자는 마이크로LED로 시선을 향하고 있다.

당초 삼성은 LG와 마찬가지로 대형 OLED 개발에 관심을 기울였지만, 지난 2016년 김현석 삼성전자 사장이 직접 "OLED TV를 생산 재개하는 일은 없다"며 OLED TV 사업에서 공식적으로 손을 뗐다고 발표했다. 삼성은 2013년 OLED TV를 처음 선보였지만 낮은 수율을 끌어올리는데 실패하면서 OLED 대신 QLED TV로 방향을 전환했다.

그러던 삼성이 OLED에 재도전하는 분위기다. 미래 디스플레이인 'QD(퀀텀닷)' 디스플레이에 자발광 방식을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삼성에서는 QD-OLED가 아니라 'QD디스플레이'라는 표현을 공식적으로 사용한다. 다만 업계에서는 QD디스플레이의 첫 단계는 결국 OLED와 같은 자발광 방식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최근 OLED 관련 장비를 장비업체들로부터 잇따라 수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이 고안한 QD디스플레이는 스스로 빛을 내는 파란색 자발광 물질에 빨간색과 녹색 퀀텀닷 물질을 올려 색 재현율을 높이는 구조다. LCD TV와 달리 백라이트가 필요없다. 같은 자발광 방식이지만 LG가 사용하는 WOLED(백색 소자가 발광해 RGB 컬러필터로 빛을 내는 방식)와도 차별점이 있다. 기존 QLED TV보다 선명도와 색재현율 등에서 강점을 보일 수 있다는 기대가 크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올해까지 LCD 사업을 중단하고 QD디스플레이로의 사업 전환을 선언한 가운데, 삼성전자의 TV 전략에 변화가 있을지도 주목된다. 한종희 사장이 수차례 삼성전자의 TV 전략의 핵심을 QLED TV와 마이크로LED라고 밝혔지만, QD디스플레이 양산이 완료된다면 이를 활용하는 TV를 만드는 과정에서 OLED TV에 재진출할 가능성이 대두되기도 한다. 다만 삼성전자는 아직 공식적으로 OLED TV 재진출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을 밝힌 적은 없다.

LG의 경우 삼성전자가 시장을 개척 중인 마이크로LED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미 지난해 20여종이 넘는 마이크로LED 관련 국내 특허를 등록하면서 꾸준히 시장에 주의를 기울여 온 LG전자는, 지난 1월 세계 최대 IT박람회 'CES 2020'에서 145인치 마이크로LED 스크린과 미니LED TV 80인치 모델을 깜짝 공개했다. 마이크로LED는 100마이크로미터(μm, 100만분의 1미터) 이하의 매우 작은 LED 소자를 직접 광원 겸 화소로 사용해 화면 두께를 줄이고 폼팩터 제한을 허문 차세대 디스플레이다.

LG전자는 마이크로LED를 제품화할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지난 1월 열린 2019년 4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LG전자는 "마이크로LED와 관련해서는 내부적으로 충분히 연구개발을 진행하면서 굉장히 고민하고 방향성을 잡아가고 있다"며 "조만간 어떤 형태의 시제품을 출시할지 검토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다만 기존 LCD 제품과의 경쟁력을 비교 검토할 필요는 있다는 전제를 뒀다.

윤선훈 기자 krel@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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