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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저격하는 유통街 가격전쟁…이유는?


상시 저가 유지한 쿠팡 성장세 견제…'온라인 강화' 마트, 매장 '침체'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쿠팡에서 시작된 '초저가' 바람이 유통업계로 번지며 온·오프라인 업체들이 가격 전쟁에 나선 가운데, 쿠팡을 대놓고 저격하고 나선 업체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대형마트인 이마트와 롯데마트, 이커머스 업체 위메프가 잇따라 쿠팡과 가격 비교를 하며 '최저가' 싸움에 뛰어들었다. 쿠팡이 상시 저가 체제를 유지하며 가격 경쟁력을 키우고 배송 경쟁력을 강화해 고객을 끌어들이자, 이에 자극을 받은 업체들이 잇따라 최저가 행사로 맞불 작전에 나선 것이다.

특히 위메프는 '생필품 최저가 선언'을 하며 경쟁사인 쿠팡을 정조준하고 있다. 지난달 30일에는 자사 사이트에서 쿠팡보다 비싼 생필품을 구매한 고객에게 차액의 2배를 보상해준다고 밝혔고, 이번에는 자사 식품 카테고리 매출 1~50위 상품 가운데 74%인 37개가 C사 상품보다 저렴(위메프 배송비 포함, 쿠팡 배송비 미포함)하다고 대놓고 강조했다. 또 위메프는 식품 외에도 생활, 유아동 카테고리 등 생필품 상위 매출 상품의 가격 비교 결과를 앞으로 순차적으로 공개할 예정이다.

위메프 관계자는 "이에 힘입어 경쟁사 대비 가격경쟁력이 앞선 판매상품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며 "이번 가격 조사 결과를 토대로 향후 가격경쟁력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쿠팡 판매가에 배송비를 포함하지 않고, 위메프만 배송비를 더한 불리한 기준을 적용했음에도 다수 품목에서 가격 우위를 점했다"며 "앞으로 더욱 공격적인 판촉을 진행, 가격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위메프가 8일 공개한 '쿠팡과의 가격 비교 리스트' [사진=위메프]
위메프가 8일 공개한 '쿠팡과의 가격 비교 리스트' [사진=위메프]

이에 질세라 대형마트들도 쿠팡을 저격해 '초저가' 행사를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이마트는 올 초부터 '국민가격' 프로젝트를 앞세워 유통업계 가격 전쟁을 부추겼다. 이 프로젝트는 매달 1·3주 차에 농·수·축산 식품을 1개씩 선정, 일주일 동안 파격적인 가격으로 싸게 파는 행사로, 그동안 전복·생닭·쌀·삼겹살 등을 저렴한 가격으로 선보여 호응을 얻었다.

롯데마트는 최근 제품 가격을 쿠팡, 이마트와 노골적으로 비교하며 자사 할인 행사인 '극한가격' 알리기에 나섰다. 롯데마트는 최저가 선정 상품의 단위당 가격을 이마트·쿠팡과 비교해 더 저렴가게 판매하겠다고 밝혀 고객들의 관심을 집중시켰다.

그러나 이 같은 노력에도 대형마트들은 이커머스 업체들에게 고객을 뺏겨 역성장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 1분기 국내 주요 유통업계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93% 증가했으며, 편의점(4.4%)과 SSM(준대규모점포, 1.1%), 백화점(0.5%), 온라인판매중개업(16.6%), 온라인판매업(13.9%) 등 대부분 유통업태가 매출 상승세를 보였다. 반면, 대형마트는 같은 기간 동안 전년 대비 매출이 -3.1% 감소해 유일한 역신장세를 기록했다.

업계 관계자는 "대형마트 업계가 쿠팡을 겨냥한 초저가 전략으로 고객 끌어들이기에 나섰지만 큰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며 "소비자들의 구매 패턴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넘어가면서 대형마트들이 온라인 전략을 강화해 온라인 매출은 늘어났지만, 오프라인 매출은 줄어 상호잠식이 기정사실화 된 모습"이라고 분석했다.

이 외에도 티몬, 위메프 등 이커머스 업체들도 '특가상품'을 미끼로 집객력 높이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티몬은 지난 6일 오전 11시 19만3천 원인 '웰봇로봇청소기'를 5만9천 원에 선착순 판매했고, 위메프는 이날 30만 원대인 '페라가모 바라 프렌치 지퍼 반지갑'을 9만9천555원에 판매했다. 오픈마켓 업계 1위 이베이코리아는 오는 20일부터 28일까지 G마켓과 옥션에서 대규모 할인 행사인 '빅스마일데이'로 반격에 나선다.

이처럼 각 업체들이 쿠팡을 노골적으로 저격하고 나선 것은 쿠팡의 성장세와 무관치 않다. 쿠팡은 한 해 1조 원대의 적자를 기록했지만,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65%나 성장하며 4조4천228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5년 전 매출과 비교하면 무려 12배 늘었다. 업계에선 사이트에 입점한 소규모 업체들의 판매액까지 합친 쿠팡의 거래액은 8조 원대로 추정하고 있다. 이는 이베이코리아(14조 원), 11번가(9조 원) 다음으로 큰 규모로, 네이버(7조 원)와 위메프(4조5천억 원), 티몬(4조 원)이 쿠팡의 뒤를 잇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쿠팡이 무서운 속도로 성장하자 이커머스 업체뿐만 아니라 대형마트까지 쿠팡을 겨냥해 초저가 경쟁을 펼치고 있다"며 "쿠팡이 대규모 투자 유치로 손실을 메우며 시장점유율을 급속히 늘려가자, '적자로 얼마 못 버틸 것'이라고 생각하던 경쟁사들도 전략을 바꿔 쿠팡을 저격해 대규모 할인으로 맞대응에 나서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김범석 쿠팡 대표  [사진=쿠팡]
김범석 쿠팡 대표 [사진=쿠팡]

그러나 쿠팡은 오히려 가격보다 '서비스 강화'로 전략을 수정해 차별화 하는 모습이다. 홈페이지 메인 화면에 할인 행사를 도배한 경쟁사들과 달리, '데일리셔츠', '선크림' 등 카테고리별 우수 상품을 소개하거나 로켓와우클럽 혜택과 신선식품 새벽배송을 6개 메인 페이지에 앞세운 것이 전부다.

쿠팡 관계자는 "그동안 가격을 앞세워 마케팅 한 적이 없고, 궁극적으로 '고객 서비스 강화'를 위해 로켓배송, 로켓프레시 등 여러 서비스를 선보인 것이 전부"라며 "앞으로도 '고객들이 쿠팡없이 어떻게 살았을까?'라고 생각할 때까지 혁신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장유미 기자 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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