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스튜어드십 코드' 책임경영 발판 삼아야

기업‧오너의 위법‧탈법 문제가 도입의 근본 발단


[아이뉴스24 한상연 기자] "공정위를 통해 지배구조 개선을 압박하면서 이제는 스튜어드십코드로 오너 일가와 기업의 위법과 탈법을 단죄하겠다고 하면 대체 언제 일을 하라는 건지 알 수가 없다."

재계 한 관계자는 최근 화두가 되고 있는 '스튜어드십코드(기관투자자 의결권 행사 지침)' 도입에 대해 정부를 향해 이같이 토로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1월 말 열린 공정경제 추진전략 회의에서 모두발언하는 모습. [뉴시스]

스튜어드십코드는 국내에는 지난해 7월 처음 도입됐다. 벌써 7개월이 지났지만 좀처럼 스튜어드십코드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지 않는 모양새다.

삐걱거리는 이유는 뭘까. 기업들의 강한 반발 때문이다. 과도한 개입이며, 이로 인해 경영 효율성을 떨어뜨릴 것이란 게 이들이 우려하는 지점이다.

재계 입장도 일면 이해가 된다. 국내를 넘어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이 가중되는 상황에서 경영 간섭이 기업 운신의 폭을 제한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이들은 정부의 강력한 의지가 담긴 만큼 이에 대해 그간 말을 아꼈다. 그러다 최근 문재인 대통령의 작심발언으로 분노가 터졌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말 공정경제 추진전략 회의에서 스튜어드십코드를 적극적으로 행사함으로써 기업의 범법 행위에 대해 강하게 책임을 묻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재계는 이날의 발언을 '협박'으로 간주했다. 그리고 '정부의 기업 길들이기'에 불과하다며 맹비난했다. 동시에 시장 논리에 위배된다는 점을 강하게 비판했다.

물론 논란의 여지가 있는 것이 사실이다. '과거 대한민국'을 떠올린다면 문 대통령의 엄포는 그들의 말처럼 시장을 파괴하는 행위로 비쳐질 만한 측면이 분명 존재한다.

여기서 재계를 향해 한 가지 묻고 싶다. 그들이 말하는 시장논리라는 것이 무엇이며, 어떤 것이 시장논리를 위배하는 방향인지를 말이다.

그들은 필시 '보이지 않는 손'을 주창할 것이다. 하지만 분명한 사실은 시장경제의 전제는 정부 역할의 '최소화'지 '무력화'가 아니라는 것이다.

시장 논리는 반드시 합법적인 울타리 안에서 행해져야 그 존재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다. 때문에 위법과 탈법을 자행하는 기업은 적용 대상이 아니다. 시장 논리가 면죄부가 될 순 없다.

스튜어드십코드 논란은 한진그룹 사태로 귀결된다. 배임 등 위법 혐의를 받고 있는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거취에 대한 논의로 더욱 확장된 느낌이 없지 않다.

한진그룹주는 스튜어드십코드 논란이 일면서 일제히 주가가 오르는 모습을 보였다. 오너 리스크가 기업 가치에 얼마나 큰 저해요소로 작용해왔는지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일 것이다.

누구의 말마따나 스튜어드십코드는 경영을 방해하고자 도입된 것이 아니다. 오히려 기업이 더 잘 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최소한의 견제 수단으로써 존재의 가치가 있다는 점을 잊어선 안 된다.

기업들은 물론 총수들은 스튜어드십코드를 비판하기에 앞서 도입 배경을 생각해 봐야 할 때다. 애초 위법‧탈법 문제가 횡행하지 않았다면 이런 논의는 사실 필요 없는 것일 수도 있다.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을 계기로 그토록 외쳐온 책임경영을 이번에야말로 제대로 보여주길 기대해본다.

한상연기자 hhch1113@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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