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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 인상에 고삐 풀린 물가…더 얇아진 '서민 지갑'


인건비·원가 부담에 각 업체 제품 가격 연쇄 인상…"정부 물가 감시 안돼"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최저임금이 오르면서 인건비 상승 영향으로 각 업체들이 제품 가격을 계속 올리고 있다. 정부는 지난해 초 소비자단체와 함께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편승 인상 방지를 위해 가격 감시를 강화하겠다고 엄포를 놨지만, 이를 비웃듯 업체들은 1년 만에 수차례 가격을 인상하고 있어 서민들의 시름만 더 깊어졌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설을 앞두고 식품·외식업체들이 잇따라 가격 인상에 나섰다. 이들은 최저임금이 지난해 전년 대비 16.4% 오른 7천530원으로 결정된다는 소식이 알려진 후 2017년 말부터 올해까지 계속 가격을 야금야금 올리고 있다.

 [사진=한국맥도날드]
[사진=한국맥도날드]

특히 최저임금 인상을 앞둔 지난 2017년 말부터 지금까지 1년여 만에 제품 가격을 3번이나 올린 업체도 있다. 롯데지알에스의 롯데리아가 대표적이다.

롯데리아는 지난해 최저임금 인상 전인 2017년부터 제품 가격을 조정하며 대응에 나섰다. 2017년 9월에는 2천 원대였던 '착한점심' 가격을 최대 10% 인상해 3천 원대로 조정했고, 같은 해 11월에는 불고기버거 100원, 새우버거 200원을 인상하는 등 버거와 디저트, 음료 가격을 올렸다.

지난해에는 세 번이나 제품 가격을 인상했다. 8월에는 소프트콘 가격을 500원에서 700원으로 올렸고, 11월에는 배달 최소 주문금액과 배달 주문 시 메뉴 69종의 가격을 인상했다. 또 12월 13일부터는 전체 판매 제품 중 버거 11종에 대해 판매 가격을 평균 2.2% 인상했다. 스테디셀러 제품인 불고기버거는 가격이 인상된 지 1년 만에 또 다시 가격이 올랐다.

지난해 2월 15일 27개 제품 가격을 100~300원 가량 인상했던 맥도날드도 1년 만에 또 다시 일부 메뉴 가격을 상향 조정한다. 맥도날드는 이달 12일부터 버거 6종, 아침 메뉴 5종, 사이드 및 디저트 5종, 음료 2종, 해피밀 5종 등 23개 메뉴의 가격을 100~200원 가량 올렸다. 평균 인상률은 1.34%이며, 가격이 조정된 제품에 한해 평균 인상률은 2.41%다.

햄버거, 베이컨 토마토 디럭스, 크리스피 오리엔탈 치킨버거 등이 인상 대상에 포함되며, 빅맥과 맥스파이시 상하이 버거 등 고객들이 주로 찾는 대표 메뉴는 인상 대상에서 제외된다. 다만 이들 제품은 지난해 각각 4천400원에서 4천500원으로 오른 바 있다.

맥도날드는 2011년부터 매년 연초에 일부 제품 가격을 올려왔다. 2017년 1월에는 100원에서 최대 400원까지 가격을 올렸고, 지난해에도 가격을 100~300원 인상했다. 특히 빅맥과 맥스파이스 상하이 버거는 2년에 한 번 가량 제품 가격을 인상하고 있다.

버거킹은 지난달 28일부터 딜리버리 서비스 메뉴 가격을 200원씩 인상했다. 이에 따라 와퍼 단품은 200원 오른 6천400원, 와퍼세트는 기존 8천500원에서 8천700원으로 조정됐다. 기존 가격 대비 평균 인상률은 4.7% 수준이며, 딜리버리 최소 주문 가능 금액은 1만1천 원부터 책정됐다.

 [사진=써브웨이]
[사진=써브웨이]

써브웨이는 미트볼, 스테이크앤치즈, 터키베이컨아보카도 등 일부 샌드위치와 파티플래터, 더블업 토핑 메뉴의 가격을 100~300원 상향 조정했다. 이에 따라 기본 사이즈 제품인 15cm 샌드위치는 전체 20종 중 3종에 한해 평균 2.4% 인상된다.

앞서 써브웨이는 지난해 2월 1일에도 일부 제품의 가격을 최대 6.7% 인상한 바 있다. 당시 가격이 오른 제품은 햄 샌드위치, 참치 샌드위치, 스테이크&치즈, 터키베이컨 아보카도, 로스트 비프, 써브웨이 클럽 등으로 100~300원 가량 인상됐다. 그러나 지난해 가격 인상 시 공지를 제대로 하지 않은 채 '슬그머니' 가격을 올려 뭇매를 맞자, 올해는 논란을 피하기 위해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공지했다.

이 외에도 아르바이트 비중이 높은 프랜차이즈 업계는 2017년 말부터 가장 먼저 가격 인상 행렬에 동참했다. KFC, 모스버거 등 햄버거 업체가 5~6%를 올렸고, 신선설농탕, 죽이야기 등 한식 업체도 최고 14%까지 가격을 인상했다. 떡볶이 프랜차이즈 두끼는 올해 1월부터 가격을 1천 원 올렸고, 쌀국수 프랜차이즈 에머이도 지난해 말 제품 가격을 최대 2천 원 인상했다.

지난해 초에는 커피빈도 커피 가격을 6.7% 올렸고, 같은 해 말에는 이디야커피와 엔제리너스가 가격 인상에 동참했다. 지난달에는 저가 커피 프랜차이즈 브랜드 더벤티가 8개 음료 판매 가격을 최대 25% 올렸다.

피자업계도 지난해 각 업체들이 연이어 제품 가격을 올렸다. 미스터피자는 지난해 9월 초부터, 도미노피자는 지난해 4월 가격 인상에 이어 11월부터 VIP와 프리미엄 고객 혜택을 줄였다. 피자알볼로는 지난해 7월 피자 가격을 평균 11.2% 올렸다.

패밀리 레스토랑도 가격 조정에 들어갔다. 아웃백스테이크는 지난해 10월부터 41개 메뉴 가격을 인상했다. 평균 인상률은 4~6% 정도다.

배달료 인상 등으로 가격을 인상했던 치킨업계도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가격 인상 대열에 합류했다. 업계 1위 교촌치킨은 배달료 2천 원을 공식화하며 사실상 치킨 가격을 올렸고, BBQ는 지난해 11월 19일 '황금올리브' 등 인기 제품 가격을 1천~2천 원 인상했다. 여기에 업소용 코카콜라 제품이 12월부터 올라 제품 가격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햇반 [사진=CJ제일제당]
햇반 [사진=CJ제일제당]

제조업체들도 인건비와 원가 부담 등을 이유로 지난해부터 잇따라 가격을 올렸다. 특히 CJ제일제당은 지난해 3월 햇반, 스팸, 냉동만두, 어묵 등 일부 제품 가격을 평균 6~9% 올렸지만, 원가 부담을 이유로 1년만에 이달 21일부터 햇반과 어묵, 장류 등 7개 품목 가격을 또 다시 인상키로 했다. 인상률은 6.8~9%다.

이에 따라 햇반 210g 제품 가격은 1천480원에서 1천600원이 된다. 2년 만에 200원 오른 셈이다. 또 어묵과 맛살 가격은 각각 평균 7.6%, 6.8%, 고추장과 된장 등 장류는 평균 7%, 다시다는 평균 9% 인상된다.

우유업체들도 원유가격 인상과 인건비 부담을 이유로 지난해부터 제품 가격 조정에 나섰다. 지난해 8월 서울우유를 시작으로 남양유업, 삼양식품 등이 흰 우유 가격을 3~5% 가량 상향 조정했고, 빙그레는 올해부터 최대 매출 품목인 '바나나맛우유' 가격을 7.7% 인상했다.

올해는 한국야쿠르트가 방문판매 우유 12종 가운데 4종 제품을 평균 3% 인상했고, 푸르밀도 일부 가공 우유 가격을 25% 올렸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물가 인상 관리를 철저히 할 것이라고 말했지만, 업체들은 이를 비웃듯 하루가 멀다하고 제품 가격을 줄줄이 올리고 있다"며 "원가 부담이 커 어쩔 수 없이 올리는 업체들도 있지만 일부업체들은 연초에 집중된 물가 인상 움직임에 편승하려는 경우도 있다"고 지적했다.

또 그는 "아직 가격을 올리지 않는 업체들 역시 조만간 가격 조정에 나설 것 같다"며 "'도미노 물가 인상'은 당분간 계속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장유미 기자 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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