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뉴스



스팸 메일 500억 통이 갑자기 줄어든 이유


보통 사람은 잘 느끼지 못했을 수도 있지만, 지난달 이후 세계 스팸 물량이 하루 평균 500억 통 가량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비아그라 등의 약품을 광고하는 스팸이 대폭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

그러고도 하루 스팸 메일은 평균 2천억 통에 달한다.

27일(현지시간) 뉴욕타임즈는 러시아의 스팸잇닷컴(Spamit.com)이 지난달 27일 갑자기 가동을 중단했다고 보도했다. 또 러시아 경찰이 이 사이트의 핵심 인물이자 대량 스팸을 발송한 사실과 관련됐다는 혐의를 받고 있는 이고르 A 구세프에 대해 수사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러시아 경찰은 특히 26일 모스크바에 있는 구세프의 아파트와 사무실을 뒤져 하드 드라이브 7개, 플래시 카드 4장, 노트북 3대를 확보했다.

그러나 구세프는 이미 러시아에서 도망간 것으로 알려졌다.

스팸잇닷컴은 비아그라 등의 약품을 판매하기 위해 스패머들에게 대가를 지불해왔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지난 21일 경찰이 수사에 들어갔고 이 사이트가 지난달 27일부터 가동을 중단했다. 그러나 경찰 측은 이 사이트의 중단이유를 아직 정확히는 알 수 없다고 밝혔다.

스팸잇닷컴이 가동을 중단함에 따라 금전적으로 이득을 얻지 못하게 된 스패머들이 발송량을 줄였고 그 숫자가 500억 통으로 추산된다.

인터넷을 모니터하고 있는 미국 네트워크 장비 업체 시스코시스템즈의 분석가 헤리 스턴은 이번 스팸 물량 감소와 관련 뉴욕타임즈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세계 스팸이 일관되게 줄었다는 것을 목격하고 있다"며 "스팸잇닷컴의 폐쇄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원인을 분석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스팸잇닷컴과 구세프는 컴퓨터 보안 업계에서는 잘 알려져 있다. 세계 스팸을 모니터하는 국제 비영리기구인 스팸하우스도 스팸잇닷컴을 스팸 관련 세계 최대 단일 조직의 명부에 올려놓고 있다.

이에 대해 구세프의 변호사인 바딤 콜로소프는 뉴욕타임즈와의 전화인터뷰에서 "그는 스팸잇닷컴의 소유자가 아니며 스팸 메일을 보낸 적도 없다"고 밝혔지만, 구체적인 질문에는 답변을 하지 않았다.

러시아 경찰도 일단 구세프에 대해 사업등록증을 받지 않고 면허 없이 의약품을 취급한 것에 대해 수사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러시아 경찰 예프도키야 우텐코바 수사관은 "압수한 컴퓨터의 기록 내용을 분석하면 혐의와 관련되 컴퓨터 범죄가 나올 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한편 러시아 경찰의 이번 스팸잇닷컴에 대한 수사는 러시아 정부가 인터넷에 대한 정책을 크게 바꾸었다는 점을 시사한다.

그동안 러시아 정부는 해커, 스팸, 포르노 등 인터넷의 어두운 면에 대해 방조 혹은 묵인함으로써 '해커의 놀이터'라는 오명을 받아왔다. 특히 이를 방조 혹은 묵인함으로써 정부 관계자가 커미션을 받는다는 의혹도 깊었다.

그러나 지난 6월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대통령이 러시아 인터넷 산업 활성화를 위해 미국 실리콘밸리를 방문한 뒤 상황이 급변했다.

'음지의 인터넷'을 '양지'로 끌어내려는 의도로 보인다.

스팸잇닷컴에 대한 수사는 9월21일에 시작했으며, 이 사이트가 중단된 것은 9월27일인데, 이로부터 2주일 후인 이달 10일에 아놀드 슈왈츠네거가 이끈 실시콘밸리 무역대표단이 답방차원에서 러시아를 방문했다.

인터넷 분야에서 미국과 협력하기 위해 미리 마당을 쓸어놓은 셈이다.

/캘리포니아(미국)=이균성 특파원 gslee@inews24.com








alert

댓글 쓰기 제목 스팸 메일 500억 통이 갑자기 줄어든 이유

댓글-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로딩중
포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