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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든탑 정보화전략위 '용두사미' 될라


예산편성도 2011년에야 가능…전략 실행 '권한' 있나?

출발선에 서지도 않은 국가정보화전략위원회가 '효용성' 논란에 휩싸였다. 출범 이후 입지도 명확치 않고 실행할 업무도 제한돼 있어 '유명무실'하다는 것이다.

4일 정부 기관 및 업계에 따르면 늦어도 이 달 안에 국가정보화전략위원회가 공식 출범한다.

국가의 중장기 정보화 전략을 수립하고 추진하기 위해 구성되는 이 위원회는 MB 정부 출범 초기부터 논의돼 왔던 조직이다.

지난 해에는 이명박 대통령이 직접 참석한 가운데 '국가정보화 비전선포식'까지 치르며 대대적인 출발을 예고했다. 법 개정을 통해 직위까지 대통령 직속 산하기구로 격상시켰다.

하지만 논의 2년여가 다 돼가는 시점에서 간신히 조직이 구성돼, 구체적인 '국가정보화 전략'을 수립하기에는 사실상 늦었다는 지적이다. 예산 집행 권한 등 실질적인 업무 실행 범위도 모호해 "출범한다 한들 할 일도, 설 곳도 없다"는 우려도 나온다.

◆"출범 늦고 할 일도 없어 보인다"

민주당 홍재형 의원은 지난 국정감사 기간동안 국가정보화전략위원회를 언급하며 "실체가 없다"고 꼬집었다.

한국정보화진흥원 측은 "법이 지난 8월에야 통과돼 이제 조직 구성을 하고 있는데, 어떻게 벌써부터 성과를 논할 수 있냐"며 반박했지만 홍 의원실에서는 "전략위원회의 전신이라 볼 수 있는 정보화추진실무위원회가 활동한 기간까지 보면 '유명무실하다'는 지적이 틀리지 않았다"고 강조한다.

홍재형 의원의 지적이 아니더라도 관련 업계 및 정책연구 기관 등에서는 전략위원회 출범을 앞두고 우려의 시각이 적지 않다.

현 정부 집권 중기에서야 위원회가 구성되다 보니 당초 기획했던 업무 권한이나 정보화 밑그림을 그리기에는 시간도, 예산도 부족하다는 것.

한 업계 전문가는 "11월 안으로 위원회가 출범한다 하더라도 공식 활동은 12월이나 돼야 가능할 것"이라며 "이미 2010년도 예산 배정이 끝난 상황에서 전략위원회가 사업을 기획하거나 예산을 책정하려면 2011년을 기다려야 한다는 얘기가 된다"고 지적했다.

2011년이면 사실상 집권 말기에 접어들어, 행정부가 힘을 발휘해 무언가 새로운 변화를 시도하기에는 어려운 시점이라는 것.

그나마도 정보화 사업 기획 이후 예산 집행 권한이 주어졌을 때의 일이다.

이 전문가는 "현재 위원회 구성 구도를 봤을때 예산 집행이 가능한지조차 확실치 않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당초 전략위원회 구성을 논의할 때부터 지난 정부의 '전자정부 특위'나 '정보화추진실무위원회'와는 성격이 다른, 실질적인 범정부 정보화 집행기구로 만들자고 합의한 바 있지만 현재로서는 그같은 대전제가 얼마나 지켜질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2년 공백 탓, 입지도 좁아

뒤늦게 출범하는 탓에 설 자리도 비좁다는 지적이다.

관련 업계 한 고위 임원은 "벌써부터 오해석 IT 특별보좌관을 국가정보화 전략위원회에 포함시켜야 하는지 애매하다는 얘기가 흘러나온다"면서 "IT 컨트롤 타워가 없다는 지적에 따라 오 특보가 임명됐는데, 사실 전략위원회가 이 역할을 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당초 전략위원회 출범 취지 자체가 정보통신부 해체 이후 방송통신위원회, 행정안전부, 지식경제부 등으로 흩어진 정부의 정보화 전략 및 실행 기능을 하나의 큰 그림으로 통합하고 교통정리하는 '컨트롤 타워'를 맡기기 위함이다.

그런데 법 개정이 진통을 겪고, 이로 인해 위원회 구성이 지지부진한 사이 별도의 '특보'자리가 마련됐고 미래전략위원회, 녹색성장위원회 등 각종 전문위원회들이 정보화전략위원회가 해야만 했던 일을 사실상 나눠 맡고 있는 상황이다.

현 상황에서는 정보화전략위원회가 탄생하면서 이 권한들을 모조리 되찾아와야 하는 것인지, 조각조각 쪼개진 영역들을 그대로 수용해야 하는 것인지 교통정리조차 어렵게 된 상황인 셈이다.

이 임원은 "심지어 방송통신위원회 정책보좌관에도 입지가 밀릴 처지"라고 전한다.

그는 "전략위원회가 출범한다면 그동안 그리기만 했던 '밑그림'은 이제 그만하고 구체적인 실행플랜이 나와야 하며 이로 인해 산업이 활성화되는 식의 수레바퀴가 굴러가야 한다"면서 "하지만 갓 탄생한 위원회는 자기들 설 자리 찾기에도 버거울 것으로 보여 답답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강은성기자 esther@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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