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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성]고객없는 KT고객센터


합병 이후 KT 고객응대 점수가 과락 수준으로 떨어진 것 아니냐는 우려를 들게 한다. 특히 합병 후 전산통합 과정에서의 장애처리 소홀로 소비자들로부터 집중적인 질타를 받고 있어 고객대응 체계의 적극적인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사단법인 소비자시민모임은 31일 KT의 차세대 이동전화 영업전산시스템 개통 이후 전상장애에 따라 휴대폰 가입 소비자 피해가 지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모임은 이런 이유로 KT 측에 즉각적인 피해보상 기준마련을 요구하고, 관련 피해자들의 신고를 접수 받아 보상을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모임에 따르면, 서울에 거주하는 50대 남자 자영업자 A씨는 이달 KT로 이동통신 번호이동을 한 뒤 개통이 지연돼 영업에 큰 지장을 받았다. 부천에 거주하는 B씨 역시 KT로 번호이동한 뒤 전산장애로 전화번호 자체가 삭제되는 일을 겪었지만 KT고객센터로부터 이렇다할 얘기를 듣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소비자 모임뿐만 아니라 방송통신위원회가 가동중인 민원처리센터(CS센터)에도 유사한 목소리가 적지 않다. 민원이 제기되면 기다려달라는 말만 되풀이하며 마일리지 적립이나 요금감면 등의 처리를 취하고 있지만, KT 고객센터 홈페이지에서 사과문이나 공지사항을 게제하지 않는 것이 더 분노케 한다는 소비자들의 지적도 나온다.

최근 KT 양재지사(고객센터)로 전화를 걸었다가 혼 줄이 난 바 있는 기자의 경험도 같은 맥락이다. 들릴 듯 말듯한 반대편 응답자 목소리에 그 곳이 어디인지 알 수가 없었고, 문득 부모님이 메모해둔 것을 이동통신 결합문제로 생각해 "SK텔레콤인가요?"라고 물었다가 "여긴 아니에요. 저도 바쁜 사람이에요"라는 면박만 받았다.

결국 타 통신사가 계약과 달리 인터넷전화를 설치한 것을 원위치하고 유선전화를 재설치 해달라는 말은 꺼내놓지도 못했다.

KT가 지금까지 유선전화 시장의 90% 가량을 점유해 왔고, 초고속인터넷에서 절반, 이동전화 시장에서도 30%를 차지하고 있다는 점을 되돌아보면 우리 국민 가운데 KT 고객이 아닌 사람이 어디 있을까.

소비자시민모임 윤명 조사부장은 "피해자들이 KT 고객센터에 전화를 걸어 1차적으로 문제해결을 시도해도 회사 측은 기다려달라는 말만 한 채 적극적인 해결의지가 없기 때문에 2차적으로 소비자단체에까지 상담하기에 이르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오후 KT가 소비자단체의 문제제기에 따라 전산장애에 따른 사과문 제재 및 보상책 고지를 하겠다는 발표를 내놓아 늦게나마 다행스럽긴 하다. 그럼에도 당장 눈에 보이는 내 고객이 아니면 상담할 의무가 없으며, 외부에서 문제가 터지고 목소리를 크게 내는 가입자가 있어야만 마지못해 해결책을 제시하려는 듯한 인상을 지울 수 없다.

지난 7월15일 방송통신위원회 CS센터(민원처리센터)가 발표한 상반기조사에서도 초고속인터넷과 시내전화 등의 문의·답변 항목에서 KT가 민원 1위(건수기준)를 기록한 바 있다. 이는 다름아닌 고객과의 커뮤니케이션이 가장 부실하다는 지적이다. 깜짝 놀랄 만한 KT의 '올레' 서비스는 광고에서만 볼 수 있는 것일까.

강호성기자 chaosing@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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