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뉴스



영화계-웹하드, '어제의 적이 손 잡았다'


온라인 영화 합법 유통을 위한 3단계 조치 발표

영화 불법 유통으로 갈등을 빚어 왔던 영화계와 웹하드 업계가 합법적 온라인 영화 유통 활성화를 위해 손 잡았다.

한국영화제작가협회(이하 영제협)와 디지털컨텐츠네트워크협회(이하 DCNA)는 13일 오후 중구 정동 환경재단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어 온라인 합법 영화 유통을 위해 ▲웹하드의 'DNA 필터링' 장착 의무화 ▲150여개 웹하드를 감시하는 24시간 공동 모니터링 센터 가동 ▲불법 콘텐츠 유통 웹하드에 대한 즉각 고소고발 등의 3단계 절차를 시행키로 했다고 발표했다.

고성능의 저작권 필터링 기술을 갖춘 웹하드 업체만 시장에 발을 들여놓게 한 뒤, 24시간 모니터링 센터의 감시를 통해 불법 콘텐츠를 유통하는 업체가 적발되면 즉시 고소 절차를 밟아, 불법 유통 업체를 사실상 정리하겠다는 강력한 결정이다.

◆ 웹하드 업체, DNA 필터링 필수 도입해야

이에 따라 지난 1월 양측의 합의에 서명했던 30여개 웹하드 사업자들은 오는 6월 말까지 DNA 필터링 기술을 도입해야 한다. DNA 필터링은 영화 콘텐츠 고유의 영상 및 음성값인 DNA를 추출해 원본과 대조하는 기술로 현존 최고의 필터링 기술로 꼽힌다.

양측은 필터링 기술 업체로 정확성, 속도, 범용성 등에서 자신들이 정한 기술적 요건을 충족한 뮤레카와 앤써즈 두 곳을 선정했다. 현재 뮤레카는 네이버와 SK커뮤니케이션즈, 앤써즈는 다음커뮤니케이션과 SK커뮤니케이션즈 등 주요 검색 포털에 필터링 기술을 공급하고 있다.

웹하드 사업자들은 두 곳 중 원하는 업체의 기술을 채택해 사용할 수 있다. 영제협 이준동 부회장(나우필름 대표)은 "우리의 기술적 요구 수준이 높다 보니 테스트에 응한 업체가 2곳이었고 모두 통과했다. 앞으로 상시 기준을 통과할 자신이 있는 곳은 참여할 수 있다"고 밝혔다.

DNA 필터링을 통해서 여과되지 않은 불법 콘텐츠는 24시간 공동 모니터링 센터에서 적발한다. 지난 5월 초 이미 문을 연 공동 모니터링 센터는 DCNA 회원사의 자금으로 운영되며 지난 5월 초 문을 열고 모니터링을 진행 중이다.

양원호 DCNA 회장(아이서브 대표)은 "그간 24시간 자체 모니터링을 하는 곳도 있었는데 자체 수행 결과에 대해 공신력을 받지 못했다"며 "24시간 365일 150여개 사이트를 지속적으로 감시할 수 있는 인원과 기술력을 갖췄다"고 설명했다.

◆ "문화 산업은 물론 IT 산업에도 신성장 동력"

이 같은 강력한 자정 노력은 불법 영화 파일 유통으로 부가 판권 시장이 고사 상태에 이른 영화계의 강력한 의지를 통해 관철된 것으로 보인다.

영제협 조광희 감사(영화사 봄 대표·변호사)는 "단기 이익 취하려는 웹하드 업체가 있을 것이기 때문에 '풍선 효과'가 우려되지만 느린 대응으로는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없다"며 "(불법 파일 적발 시)1~2주 내에 고소고발 등 법적 조치할 수 있는 팀을 구성할 것"이라고 피력했다.

그는 "그간 웹하드 업체들은 '저작권 보호를 위해 최선을 다했다'고 항변했지만 우리가 특정 기술 조치를 권장한 만큼 그 기준을 충족해야 할 것"이라며 "이러한 틀 속에 들어오지 않으면 시장에서 퇴출하겠다"고 강하게 주장했다.

한편 양측은 이번 결정이 영화계와 웹하드 업계 각각에 새로운 전기를 마련해 줄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이준동 부회장은 "재미로 이번 사안에 접근하는 것이 아니다. 여기서 수익구조를 만들지 않으면 한국 영화계는 미래가 없다"며 "이번 협의가 전체 문화 산업은 물론 IT 산업에도 새 성장의 계기를 마련하는 상생 모델이 될 것"이고 말했다.

양원호 회장은 "지난해 하반기 기준, 올 상반기에 온라인 콘텐츠 유통이 5배 성장했다. 올 연말까지 2천억원대 시장으로, 내년에는 3천억원대 시장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정병묵기자 honnezo@inews24.com







alert

댓글 쓰기 제목 영화계-웹하드, '어제의 적이 손 잡았다'

댓글-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로딩중
포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