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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아]KT와 SK텔레콤의 역할


"컨버전스 트렌드를 주도해야 한다.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 대한민국 전체를 위한 기회를 창출하는 게 통합 KT의 몫이다."

이석채 KT 회장이 최근 임직원들에게 메일을 보내 '퍼스트무버(first mover)'의 역할을 강조했다. '와이브로와 3G의 융합서비스'를 예로 들면서, 단합해서 세계 시장의 블루오션을 열어가자고 했다.

서비스 시작 3년이 지났지만 가입자는 20만명도 안되는 와이브로를 새로운 방식을 통해 살릴 수 있다면 좋겠다.

하지만, 합병KT나 SK텔레콤이 방송통신계의 진정한 '퍼스트무버'가 되려면 기존 관행에 익숙했던 자세를 바꿔야 할 것 같다. 왜냐하면 KT나 SK텔레콤 같은 시장지배적 사업자들 보다는 두번째 주자들이 시장의 혁신을 주도해 온 면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나라가 세계 최고 수준의 초고속인터넷 보급율을 갖게 된 것은 비대칭디지털가입자회선(ADSL) 방식을 채택한 게 계기가 됐다. 인터넷을 시작한 것은 '94년 6월 KT '코넷'부터이지만, 본격적인 대중화는 ADSL부터다.

ADSL을 밀어부친 것은 2위 업체 하나로텔레콤이었다. KT가 낡은 방식(ISDN)에 머물던 사이 하나로가 '99년 4월1일 초고속인터넷 ADSL 상용화를 시작했다. 뒤이어 KT도 ADSL에 뛰어들었고, 2002년 9월 순증가입자에서 하나로를 넘어서게 된다. 양사의 경쟁 속에서 초고속인터넷 인프라 1위가 달성된 것이다.

3세대(G) 이동전화 서비스도 마찬가지다. 이동전화 시장의 2위 업체 KTF가 '경쟁의 룰'을 바꾸기 위해 3G에 집중하면서 드디어 2천만 가입자 이상을 확보하게 됐다. KTF가 지르니 1위 업체 SK텔레콤이 뒤따르게 된 격이다.

KTF 임직원들은 '생즉필사, 사즉필생'이란 각오로 최단기간 3세대 서비스 500만 돌파라는 성과를 거뒀다. 하지만 KTF의 3G가입자는 2008년 11월을 기점으로 SK텔레콤에 추월당했다.

초고속인터넷(ADSL)이나 3세대 이동전화의 사례가 전부일 순 없겠지만, 우리나라의 시장지배적 통신사업자들은 '돌다리도 두드려본다'는 생각으로 혁신보다는 규제에 안주했던 면이 컸다.

IT 컨버전스 시대에 들어선 지금부터라도 KT와 SK텔레콤이 과거의 편안함을 버리고 '퍼스트무버(first mover)'로서의 역할에 충실하길 기대한다.

김현아기자 chaos@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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