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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작권 분쟁…'징계형'→'상생형' 시스템으로


대화를 통한 상생 모드로 돌입

저작권 분쟁과 관련해 현재의 '징계형'에서 '상생형' 시스템으로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저작권자, 인터넷업체, 문화부, 소비자단체등이 참여하는 저작권 관련 '사회적 협의체'가 오는 3월 출범한다.

사회적 협의체가 구성되면 저작권과 관련된 갈등이 대화를 통해 해결될 수 있을 것으로 보여 주목된다.

현행 저작권 분쟁시스템은 형사고소가 우선이다. 저작권자가 자신의 권리가 침해당했다고 판단하면 곧바로 형사고소해 버린다. 침해자(인터넷업체와 개인)는 고소사건에 따라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의 수사를 받는다.

법원은 침해자에 대해 벌금형과 징역 등 선고를 내린다. 저작권 분쟁시스템은 '형사고소→검찰 수사·기소→법원 선고→침해자 처벌'로 이어지는 "네가 죽어야 내가 산다"는 징계형 시스템이다.

◆상생형 시스템 도입한다

"네 불행은 나의 행복이다."

저작권 분쟁에서 이같은 문장은 사라질 때가 됐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형사고소로 시작된 지루한 법정 공방은 아픈 상처를 더 곪아가게 만든다. 지난 12일 있었던 웹하드업체에 대한 법원의 판결도 이같은 전철을 밟고 있다.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저작권 침해 혐의로 나우콤 등 웹하드업체에 대해 벌금형과 대표이사에 대해 징역형을 선고했다. 나우콤측은 "가능한 모든 기술적 보호조치, 권리자의 요청에 대한 적극 대응, 모니터링을 성실하게 수행한 나우콤이 유죄라면 모든 인터넷 사업자가 범법자가 되는 셈"이라며 항소했다.

저작권자의 징계형 시스템에 대해 침해자가 '1심 선고불복→항소→2심판결→2심불복→상고'의 맞서기형 시스템으로 버티고 나선 형국이다.

그 사이에 대화라는 상식적 절차는 끼어들 틈이 없어 보인다. 재판과정은 철저하게 이기적 게임일 수 밖에 없다. 자신에게 유리한 판결이 나오도록 하는 논리싸움이다. 대화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이런 시스템을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징계형에서 '상생형 시스템'으로 저작권 분쟁의 물흐름을 바꿀 수는 없을까.

한국인터넷기업협회 정책실 김성곤 실장은 저작권 분쟁해결의 순서로 '대화→조정→소송'이라고 말했다. 갈등이 발생했을 때 가장 상식적인 것은 서로 대화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실장은 "1차로 당사자간 대화를 통해, 더 이상 대화가 진척되지 않을 때 조정절차를, 최악의 경우 법원의 판결에 따르는 절차가 중요하다"며 "그러나 지금은 대화, 조정은 없고 곧바로 소송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대화는 물론이고 조정조차 이뤄지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저작권위원회 조정감정팀 김용욱 팀장은 "저작권의 경우, 법원으로 곧바로 가지 말고 조정절차를 먼저 선택할 수 있는 인식전환이 필요하다"며 "특히 사용료 분쟁, 최근의 웹하드업체 문제 등 사회적 영향력이 큰 사건의 경우 조정절차를 통해 합의점을 찾아보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조정이라는 것 자체가 상당 부분 중립적이라 쉽지 않다. 권리자든 침해자든 조정을 신청할 수 있지만 상대편이 출석하지 않으면 조정은 이뤄지지 않는다. 조정을 강제할 수도 없다.

일단 조정절차가 시작되면 효과는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08년 한해 저적권분쟁조정시스템을 통해 총 49건(8건은 진행중)의 조정이 접수됐다. 이중 ▲성립 20건 ▲불성립 17건 ▲취하 4건으로 조정성립률이 50%를 넘어섰다. 대화를 통한 조정이 충분히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김 팀장은 "조정신청 2건중의 1건은 성립된다"며 "법적 절차를 통하기 보다는 서로 대화를 통한 조정으로 사건을 원만히 해결할 수 있는 길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문화체육관광부도 나섰다. 문화부는 오는 3월부터 저작권과 관련된 '사회적 협의체'를 구성해 운영할 예정이다. 사회적 협의체에는 ▲OSP(포털 등 인터넷업체) ▲합법 전송서비스업체(멜론, 소리바다, 엠넷 등) ▲저작권 권리자 ▲소비자 이익을 대변할 수 있는 단체 등이 참여한다.

문화부 저작권산업과 윤택욱 사무관은 "2월말까지 사회적 협의체에 대한 세부 운영 계획을 만들기 위해 전문가 의견 수렴 등 절차를 거치고 있다"며 "3월부터 협의체가 활동을 시작할 예정이며 정기적으로 만나 서로 대화하는 창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종오기자 ikoki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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