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뉴스



"슬림하게"… SKT 휴대폰결제 진출, 논란가속


중소업체들 강력 '반대'...도덕적 비판있지만 제재어려워

SK텔레콤이 지분 50%를 가진 자회사(SK마케팅앤컴퍼니)를 통해 중소업체가 해 오던 휴대폰 결제 시장에 진출키로 하자, 논란이 커지고 있다.

SK텔레콤은 지난 해 사장 직속 MC설립추진단을 만들었고, 연초에는 SK에너지와 자본금 500억원 규모의 SK마케팅앤컴퍼니(대표 이방형, 이하 SK M&C)를 설립했다.

SK M&C는 SK 그룹 내부에 휴대폰결제 플랫폼을 구축해 오케이캐쉬백과 연동하고, SK텔레콤의 싸이월드·네이트닷컴·멜론·11번가· 모닝365·체리야 등에서 통합결제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자, 다날·모빌리언스·인포허브 등 기존 휴대폰결제 업체들은 대기업이 지배력이 이용해 중소기업이 특허로 개척해 온 시장을 무임승차하려 한다고 비판했다. 기자회견을 열고, 청와대와 방송통신위원회에 민원을 제기하는 등 투쟁강도를 높이고 있다.

그러나, 도덕적인 비판과 별개로 현행법으로 SK의 휴대폰결제 시장 진출을 막기는 어려워 보인다.

◆망 사업자, 서비스로 확장...부가통신업체 최대'위기'

통신사업자들이 유무선인터넷 영역으로 확장하는 것은 SK텔레콤 뿐이 아니다. 더이상 줄(네트워크)장사로는 성장이 어려워서다.

SK텔레콤은 사내독립기업(CIC)으로 조직을 슬림화하면서 컨버전스·인터넷 부문(C&I비즈)에 글로벌 기능까지 넣는 등 대폭 강화했고, KT는 엔터테인먼트·미디어 그룹으로의 변신을 선언한 바 있다.

현행 전기통신사업법도 통신회사들의 변신을 돕고있다. 2007년 12월 옛 정보통신부는 시내전화·인터넷접속 등 종류별로 열거했던 기간통신역무를 '전송'으로 통합했다.

즉, 통신사업자가 음성이나 데이터·영상 등을 내용이나 형태의 변경없이 송수신하면 전송역무에 해당돼 망이용대가가 저렴한 상호접속 등의 혜택을 누릴 수 있게 됐다. 덕분에 KT는 최근 기업용 문자메시지전송(SMS) 시장에서 경쟁하는 중소업체(부가통신사업자)들보다 건당 3원정도 원가를 줄일 수 있게 됐다.

전기통신사업법을 이번 사례에 적용해 보면 SK텔레콤은 굳이 자회사(SK M&C)를 통하지 않아도 본체에서 직접 부가통신역무인 휴대폰결제서비스를 할 수 있다. 자회사 진출만으로도 공정경쟁이 우려된다고 하나, 법상으로는 본체의 직접 진출까지 가능한 것이다.

이는 KTF나 LG텔레콤도 휴대폰 결제 시장에 직접 들어올 수 있다는 얘기고, 이통3사와 연동해야 사업할 수 있는 다날·모빌리언스·인포허브는 점차 설 자리를 잃게 됨을 의미한다.

◆SK텔레텍 수직계열화 논란, SKT 스스로 포기...이번 건은?

지난 2005년 신세기통신 기업결합 조건으로 부과된 SK텔레텍의 SK텔레콤 공급 내수 물량 120만대 제한이 풀리게 되면서, 옛 정통부는 전기통신사업법을 개정해 SK텔레콤과 SK텔레텍간 수직결합을 규제하려 한 적이 있다.

하지만 정통부는 비통신사업자(SK텔레텍)라는 점과 심각한 경쟁제한적 상황으로 판단하기 어려워 제재할 수 없었다.

다만 SK텔레콤 스스로 SK텔레텍을 팬택 계열에 넘겼다. '보이지 않는 손'으로서의 정부를 고려했고, 사내에서 단말기 사업 자체의 리소스에 대한 불안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이번 건 역시 정부 규제가 어렵긴 마찬가지다.

방송통신위원회 관계자는 "SK텔레콤이 자회사와 다른 경쟁업체들을 차별적으로 대우하면 사후적으로 규제할 수 있을 지 몰라도 전기통신사업법에서 부가통신사업 진출 자체를 막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다날 정훈진 부사장은 "중소기업들이 노력해 온 덕분에 휴대폰 결제 시장은 2002년 약 2천600억원에서 올 해 1조5천억원으로 거래규모가 급성장하고 있다"며 "지금도 이통3사는 휴대폰 결제 수수료로 1년에 600억원을 벌어가는데, 이제 직접 들어와 그의 10분의 1(60억)도 안 되는 중소업체 매출을 잠식하겠다는 것은 해도 너무하다"고 비판했다.

중소 휴대폰결제 3사는 SK M&C가 직접 휴대폰 결제를 할 게 아니라, 기존 업체들과 제휴하는 상생모델로 나가야 한다는 입장이다. SK텔레콤과 SK M&C는 이번엔 어떤 선택을 할 까.

김현아기자 chaos@inews24.com

2024 iFORUM






alert

댓글 쓰기 제목 "슬림하게"… SKT 휴대폰결제 진출, 논란가속

댓글-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로딩중
포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