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와의 소송까지 감수하면서 디지털저작권관리(DRM) 장착 음원서비스를 유지했던 SK텔레콤 '멜론'이 내일(30일)부터 DRM 없는 음악서비스를 시작한다. KTF '도시락'도 내달 1일부터 SK텔레콤과 같은 가격의 DRM 없는 상품을 내놓기로 했다.
이에따라 수년동안 제기돼 온 디지털 음악서비스에서의 DRM 의무 장착 논란이 'non DRM(DRM없이 서비스)'의 승리로 바뀔 전망이다.
29일 SK텔레콤과 KTF에 따르면 양사는 기존 DRM 장착 상품을 없애지는 않지만 ▲이용료 월 5천원에 DRM 없는 음원 40곡을 다운로드 받거나 ▲ 이용료 월 9천원에 DRM 없는 음원 150곡을 다운로드 받는 상품을 출시한다.
DRM이 없으면 애플의 아이팟이나 삼성전자의 옙 등 모든 MP3 단말기에서 음악을 재생할 수 있고, 영구 소장할 수도 있어 이용자들에게는 편리하다. 하지만 지금까지 이동통신 회사들은 DRM을 없애는 걸 주저해 왔다.
이통사들이 참여하고 있는 디지털음악산업발전협의체(이하 디발협)는 DRM이 없다면 저작권 보호에 구멍이 뚫릴 수 있고, 음악산업이 파괴될 것이라고 주장해 왔다.
하지만 문화부가 지난 5월 DRM 없는 음악서비스가 가격경쟁력을 가질 수 있도록 '음악저작권 징수규정'을 개정하면서 이통사도 'non DRM(DRM없이 서비스)' 대열에 동참하게 됐다.
디발협 관계자는 "네티즌이 월평균 다운받는 음원수가 평균 30곡임을 감안했을 때, SK텔레콤과 KTF가 내 놓은 월9천원 150곡 다운로드 서비스는 사실상 월9천원에 DRM없이 무제한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어서 그는 "문화부 징수규정 개정으로 DRM없는 상품이 유리한 것으로 판단돼 어쩔 수 없이 이통사들도 도입할 수 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또 SK텔레콤과 KTF가 DRM이 있는 기존 상품(월 4천500원에 무제한 감상& DRM 음원 무제한 다운로드 상품 등)도 유지한다 해도, 기기에 관계없이 자유롭게 음악을 들을 수 있는 DRM없는 서비스가 대세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통사들의 DRM 없는 음악서비스 시장 진출로 소리바다 등 전문업체와 디지털 음원서비스를 둘러싼 경쟁이 가열될 전망이다.
소리바다는 ▲다운로드와 스트리밍을 포함 월 6천원에 DRM없는 음원 40곡을 서비스하고 ▲다운로드와 스트리밍을 포함 월 1만원에 DRM없는 음원 150곡을 서비스하고 있다.
SK텔레콤과 KTF 신규상품과 비교했을 때 스트리밍을 더해 월 이용료 1천원이 비싼 것.
소리바다 관계자는 "이통사들과 비교했을 때 DRM이 없다는 차별성과 가격에서의 차별성 모두 사라진 상황이어서 품질이나 마케팅 등에 더 신경써야 한다. 경쟁이 더욱 치열해 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이통사들의 DRM 없는 음악서비스 진출로 DRM 소프트웨어 업계는 긴장하고 있다.
DRM 소프트웨어 시장 중 문서와 음악이 큰 편 인데, DRM없는 음악이 대세가 되면 어려움이 커지기 때문이다.
DRM 업계 관계자는 "IPTV 수신제한장치(CAS)를 대체하는 DRM 기술을 개발하고 있지만 시장이 열리지 않았다"며 "음악에서의 DRM 폐지 추세가 걱정된다"고 말했다.
김현아기자 chaos@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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