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소비자들이 활용하기에 충분한 100기가바이트(GB) 이상의 대용량 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SSD)가 확산되고 있다.
차세대 디지털기기 저장장치로 꼽히는 SSD는 최근까지 비싼 가격 때문에 대용량화가 어렵다는 문제가 있었지만, 제조사들의 가격인하 바람과 함께 용량 문제도 해소되는 모습이다.
18일 C넷 등 외신에 따르면 세계 최대 PC 제조사 델은 128GB SSD를 탑재한 노트북 모델들을 이달 중순부터 출시하기 시작했다. 델 노트북에 대용량 SSD를 채용하기 위해 필요한 비용은 이 회사의 이전 64GB SSD 가격과 같은 649달러.
삼성전자와 도시바, 슈퍼탤런트, OCZ 등도 100GB 이상 대용량 SSD 또는 이 제품을 탑재한 노트북 판매에 나서고 있다. 슈퍼탤런트는 미국 쇼핑몰에서 565달러 가격에 120GB SSD를, OCZ는 유럽에서 479달러에 128GB SSD를 내놓고 있다.
이에 앞서 올해 초 미국에서 열린 '소비가전전시회(CES) 2008'에서 삼성전자, 도시바와 대만의 리데이터, 에이데이터 등 SSD 제조사들은 일제히 128GB 용량의 제품을 첫 선보이면서 대용량 SSD 시대 개막을 예고했다.
지난해까지 100GB SSD 가격은 수백만원에 달해 일반 PC에 채용하는 게 불가능하게 여겨졌다. 그러나 SSD의 재료가 되는 낸드플래시메모리 가격은 지난해부터 급락을 계속하고 있다. 또 기업들이 기존 싱글 레벨 셀(SLC)보다 가격이 1/2~1/3 정도로 저렴한 멀티 레벨 셀(MLC) 낸드플래시로 고성능 SSD를 제작하면서 상황이 바뀌고 있는 것.
연내 미국 인텔은 80GB에 이어 160GB SSD도 내놓을 예정이다. 여기에 국내 엠트론, 미국 샌디스크와 대만 기업들이 대용량 SSD 경쟁에 가세하면서 가격 경쟁이 치열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소비자들이 100GB 이상 대용량 SSD 노트북을 좀 더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는 가능성은 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아직까지 국내 쇼핑몰에선 64GB 이하 SSD들이 주로 판매되고 있다. 또 SLC 기반 고가 제품들이 많이 나오고 있고, 슈퍼탤런트 등 외산제품은 물류·유통비가 더해져 외국에서보다 가격이 높게 형성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저가 경쟁을 주도하고 있는 삼성전자, OCZ 등이 국내 쇼핑몰에서 MLC 기반 128GB SSD 가격을 얼마나 싸게 내놓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 ◇SSD 용량, 여기서 끝이 아니다 최근 삼성전자가 256GB SSD 시제품을 공개하면서 세계 최고속이자 최대 용량이라고 알렸다가, 용량은 최대가 아니라고 번복하는 해프닝이 있었다. 미국 비트마이크로가 832GB SSD를 2분기 출시한데 이어 1.6테라바이트(TB) 용량의 SSD도 하반기 내놓겠다고 밝힌 만큼, 삼성전자 제품은 세계 최대 용량은 아니었다. 낸드플래시 제조사들은 기가비트(Gb) 단위의 낸드플래시를 적층해 GB 단위로 공급한다. SSD 제조사들은 손톱만한 크기의 이 낸드플래시 패키지를 콘트롤러 반도체와 함께 인쇄회로기판(PCB)에 붙여 제품을 만든다. 낸드플래시는 보통 4~8개가 적층돼 패키지를 형성하고, 이러한 패키지 제품 8~16개가 PCB 1장에 탑재돼 현재의 SSD가 만들어지고 있다. 그러나 하나의 PCB에 24개까지 낸드플래시 패키지를 붙일 수 있고, 여러 개 PCB를 연결해 하나의 SSD로 만들 수 있는 기술도 개발된 상태다. 낸드플래시는 8Gb, 16Gb에 이어 32Gb 제품이 하반기 상용화된다. 낸드플래시 자체의 적층기술도 고도화되고 있다. 하드디스크 드라이브(HDD)는 자기디스크(플래터)를 쌓으면서 생기는 발열 등의 제약으로 용량을 1~2TB 이상으로 늘리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반면 위에서 살펴본 대로 만들면 SSD 용량을 수십TB로 늘리는 일은 그리 어려운 게 아니다. 중요한 것은 시장에서 통할 수 있는 가격과 함께 고용량 SSD의 호환성과 신뢰성을 얼마나 높일 수 있는가 하는 점이다. 이제 막 시장에 진입하는 SSD는 아직까지 HDD에 일방적으로 맞춰진 시스템 환경과 100% 호환성을 이뤄야 한다는 과제를 안고 있는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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