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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전업계 '절전규정 준수' 비상


대기전력 1와트는 실현…모니터-TV는 표시 표준화 시급

전자업체들이 오는 8월부터 적용되는 대기전력 규정에 맞추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TV나 모니터, 생활 가전제품은 물론 PC, 프린터 같은 정보기술(IT) 기기들까지 본격적인 '전기 다이어트'에 들어갔다.

이처럼 전자 관련업체들에게 비상이 걸린 것은 오는 8월부터 TV와 PC 등 6개 제품에 대해 대기전력을 1와트 이하로 낮추도록 한 규정 때문이다. 대기 전력이란 기기의 전원을 끄더라도 전원 코드를 그대로 꽂아 두면 여전히 소모되는 미량의 전력을 말한다.

특히 정부는 대기 전력이 1와트를 넘는 경우엔 노란색의 경고문을 부착하도록 해 관련업체들을 긴장시키고 있다. 노란색 경고문을 부착하게 되면 '전기요금이 많이 나올지도 모르는 제품'이라는 것을 만천하에 알리는 셈이 되기 때문이다.

◆PC-프린터 "우린 이미 끝났어"

PC나 프린터 등의 IT 기기 생산업체들은 정부의 대기전력 규정 적용 방침에 대해 느긋한 반응이다. 대부분의 제품들이 대기 전력을 1와트에 가까운 수준으로 낮춰놓은 상태이기 때문이다.

삼보컴퓨터 관계자는 "삼보 제품의 경우 대기 전력 뿐만 아니라 모니터와 하드디스크드라이브가 멈추는 '절전' 전력도 1와트에 가깝도록 제작되고 있다"면서 "정부 규정을 준수하는데는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 역시 대기전력 1와트 규정 준수를 위한 준비를 갖춰놓은 상태. 이들은 "최대한 정부 방침에 협조한다"는 입장임을 분명히 했다.

한국HP나 델코리아 등 외국계 PC 업체들은 이미 북미나 유럽, 일본 등 선진 국가에서 시행하고 있는 대기전력 1와트 규정을 준수하는 제품을 제조하고 있기 때문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프린터 업체들도 대기전력 1와트를 이미 실현했다며 여유있는 모습이다.

특히 캐논코리아는 전 제품이 미국에서 인증하는 '에너지 스타 마크'를 획득했기 때문에 문제될 것이 없다고 말했다. 한국후지제록스는 자사의 복합기 대기전력이 0W에 불과하고, 절전모드의 대기전력 역시 4~5W로 규제 내 범위라고 밝혔다.

신도리코 역시 환경 기준을 준수하는 제품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문제없다는 반응을 보여 왔다. 신도리코 관계자는 "지금까지 북미, 유럽 등 국내보다 환경기준이 까다로운 곳에도 제품을 수출해 왔다"며 "개정될 대기전력 기준에도 무리 없이 통과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후지제록스프린터스 역시 개략적인 조사 결과 시판중인 제품들의 대기전력이 거의 1와트 미만이며, 현재 개정안에 맞춰 상세 테스트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PC와 프린터 업체들은 현재 시중에 출시돼 있는 제품의 전력 소모량에 대한 상세 조사에 돌입하는 한편 앞으로 출시될 제품의 전력 규준에 대한 재검토를 실시하는 등 규정 준수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대기 전력 다소 높은 TV·모니터, 규정 준수 '구슬땀'

대기 전력 문제가 조금 더 심각한 분야는 TV나 모니터 같은 영상 가전제품이다. 특히 이 제품들은 최근 대형화와 첨단 화질기능을 도입하면서 대기전력이 1와트를 넘어서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

대부분의 평판 TV 제조사들이나 모니터를 만드는 중소기업들은 이번 규정을 계기로 대기전력 1W 기준을 적용하거나, 이에 대한 대비를 해나가고 있다.

디스플레이 벤치마크 전문회사 모니터포유의 조사결과 삼성전자, LG전자, 소니 등 평판 TV 제조사들의 102㎝(40인치) 이상 대형 액정표시장치(LCD) 및 플라즈마 디스플레이 패널(PDP) TV 대기전력은 1W 안팎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니의 132㎝(52인치) LCD TV 대기전력은 0.6W 이하로 우수한 수준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평판TV 및 LCD모니터 소비전력 표기 및 측정결과
제조사 크기 설명서상 표기(W) 실험결과(W)
최대 구동시 대기 구동시 평균 대기
LCD모니터 대기업A 61㎝(24인치) 130 - 2이하 91.5 88.7 0.7
LCD모니터 대기업B // - 85 3이하 83.7 81.2 1.3
LCD모니터 외국계C 56㎝(22인치) 45 - - 39.3 39.8 0.9
모니터 중소기업D 61㎝(24인치) 90 - - 72 68.4 4
LCD TV 대기업A 117㎝(46인치) 275 - 1이하 217.3 88.7 0.7
PDP TV 대기업B 127㎝(50인치) - - - 357.5 102.4 1
LCD TV 외국계E 132㎝(52인치) 350 - 0.3이하 308.9 - 0.6이하
※자료:모니터포유(2008년 1~3월 측정)

모니터 부문에서도 일부 중소기업 제품의 대기전력이 많게는 4W까지 나와 문제가 되고 있지만 이에 대한 해결책을 준비하고 있는 상태다.

해당기업 모 차장은 "전압기 내장 방식이 아닌 외부어댑터 채용모델의 대기전력이 높게 나오고 있다"면서 "2개월여 준비로 늦어도 4월부터 대기전력 1W 기준을 지키는 모델들을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제조업체 '맘대로'…헷갈리는 전력표시가 더 문제

문제는 대기전력보다 소비전력 '표시'에 있다. 소비전력량을 소비자들이 알아볼 수 있도록 일괄적으로 표시할 경우 제품 이미지 훼손으로 이어질 것을 우려한 업체들이 자기 입맛대로 표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TV 등 영상가전 제품은 일관된 전력표시 기준이 따로 없다. 각 제조업체 별로 ▲최대 소비전력 ▲구동 시 전력 ▲대기전력을 입맛에 맞게 표시하거나 아예 표시하지 않고 있다.

모니터 분야에서도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모두 대기전력을 표시하지 않거나, 표기방식을 통일하지 않고 있어 소비자들에게 혼란을 주고 있다.

이는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준이나 관련 법·제도가 디스플레이 기기 제조사에 대해 소비전력 표시를 의무화하지 않고, 권장사항으로만 규정하고 있기 때문.

평판 TV 제조 대기업 관계자는 "최근 '그린 IT' 바람이 불면서 대기전력 요건을 준수하는데 충분히 대비하고 있어 관련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전했다. 이어 "그러나 소비전력을 일률적으로 표시하는 일은 제품 성능보다 소비전력의 미미한 차이로 소비자들에게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도 있어 기업들에 부담스런 상황"이라고 말했다.

모니터포유의 신영근 팀장은 "제조업체 입장때문에 소비전력을 마음대로 표시하면서 소비자들의 판단을 흐리는 것은 개선해야 할 문제"라며 "세계적인 친환경 추세에 맞춰 디스플레이 선두인 한국의 제조사들이 소비전력을 낮추고, 표기체계를 통일하는데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강은성기자 esther@inews24.com 권해주기자 postman@inews24.com 이지은기자 znle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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