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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는 디스플레이, 한 발 더 가까이…


전하이동도 개선한 유기 박막 트랜지스터 개발

[박계현기자] 국내 연구진이 기존보다 전하이동도가 대폭 개선된 유기 박막 트랜지스터를 개발했다.

유기 박막 트랜지스터는 가볍고 자유자재로 휠 수 있으며 기존 공정(진공공정)보다 경제적으로(용액공정) 만들 수 있어, 디스플레이·태양전지 등 분야에서 차세대 트랜지스터로 주목받고 있다.

유기물질로 만든 박막 트랜지스터(유기 박막 트랜지스터)는 기존 실리콘으로 만든 트랜지스터(무기 박막 트랜지스터)와는 다르게, 충격에 강하고 종이처럼 얇으면서 자유자재로 구부릴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울산과학기술대학교(UNIST) 양창덕 교수와 오준학 교수가 주도하고 이정훈, 한아름 박사과정생(공동 제1저자)이 참여한 연구팀은 기존과 다른 방식으로 반도체 고분자 구조를 합성해 n형과 p형 양극성을 갖는 반도체로선 가장 높은 전하이동도인 1.5cm²v-1s-1(전하이동도 단위, 초당 단위 볼트가 퍼져나가는 면적을 나타냄)의 결과값을 얻었다.

연구팀이 개발한 새로운 물질은 기존의 양극성 고분자 재료 중에서 가장 높은 전하이동도를 갖고, 지금까지 개발된 비결정성 무기박막 트랜지스터의 전하이동도보다 최대 4배 가량 빠른 이동도를 구현해냈다.

최근 거의 같은 시기에 중국 연구팀에 의해 개발된 재료와 비교해도 정공은 2배 이상, 전자는 5배 높은 전하이동도를 갖는다. 이는 기존 단극성 반도체가 구현했던 결과값(p형 최대값≒10, n형 최대값≒3)에도 크게 뒤쳐지지 않는 결과다.

양극성 반도체는 전자(electron)와 정공(hole)의 2개 전하 운반체를 통해 전류가 흐르는 물질로 n형은 전자를, p형은 정공을 전하 운반체로 사용한다.

양창덕·오준학 교수 연구팀이 개발한 양극성 반도체는 정공 3.97cm²v-1s-1, 전하 2.20cm²v-1s-1의 전하이동도를 띠었다.

n형이나 p형 하나만을 구현하는 단극성 반도체의 경우 양극성 반도체에 비해 성능은 높일 수 있지만 장시간 구동 시 양극성 반도체에 비해 수명이 훨씬 짧아지고, 구동전류도 많이 소비된다.

연구팀은 n형과 p형을 모두 사용하면서 안정성이 높은 유기 박막 트랜지스터를 개발하기 위해 거의 모든 유기 박막 트랜지스터에 사용되는 포화탄화수소 혼합물(알킬사슬)이 아닌 규소화합계 혼성물질(실록세인)을 합성했다.

또한 트랜지스터를 만드는 과정에서 두 기판사이에 유기 반도체 용액을 넣어 열과 힘을 가해 유기 반도체 박막을 형성하는 기술을 이용했다.

공동연구에서 물질 합성 쪽을 담당한 양창덕 교수는 "P형 반도체에 비해 N형 반도체 쪽의 연구속도가 뒤쳐져 있다. 양극성 반도체의 경우도 기존 0.x대 전하이동도로 보고된 공정을 최적화한 상태에서 수분을 없애 1.5cm²v-1s-1라는 결과를 얻은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n형과 p형의 전하이동도가 두 배 정도 차이나는 부분은 장치 설계를 통해 쉽게 해결할 수 있어 단극형 반도체에 비해 수명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산업계에서 시제품을 선보인 플렉시블 디스플레이의 경우, 무기 박막 트랜지스터를 만드는 LTPS(저온폴리실리콘) 공정을 사용해 굴곡 반경이 작고, 전하이동도가 유기 박막 트랜지스터에 못 미친다.

또 OLED TV 등을 유기 박막 트랜지스터로 제작하기 위해선 100cm²v-1s-1이상의 전하이동도가 필요하다.

소자 제작을 담당한 오준학 교수는 "상용화를 위해선 유기 박막 트랜지스터가 전하이동도, 균일도가 달성된 상태에서 장기간 작동해야 하는데 아직 무기물에 비해 안정성 문제가 있어 기존 것을 바로 대체하기는 힘들다"며 "반면 유기물을 이용할 경우, 무기물로는 만들 수 없는 휘어지는 특성을 갖고 접거나 깨지지 않는 특성의 전자기기를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교육과학기술부(장관 이주호)와 한국연구재단(이사장 이승종)이 추진하는 일반연구자지원사업(신진연구), 중견연구자지원사업(핵심연구), 기초연구실육성사업 및 글로벌프론티어사업의 지원을 받았으며 화학분야 학술지인 미국화학회지(JACS, 피인용지수=9.907) 12월 26일자에 실렸다.

박계현기자 kopila@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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