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반도체 근로자 첫 산재 판정 받아

[박웅서기자] 삼성 반도체 근로자 가운데 첫 산재 판정이 나왔다.

삼성전자는 이 결정을 받아들인다는 입장이다.

근로복지공단은 10일 삼성전자 반도체 조립공정에서 근무한 여성 근로자 김 모(37세)씨의 '혈소판 감소증 및 재생불량성 빈혈'을 산업재해로 인정했다.

김씨는 지난 1993년부터 1999년까지 5년5개월 동안 삼성전자 기흥공장과 온양공장 반도체 조립공정에서 근무했다. 재직하던 도중 빈혈과 혈소판 감소증이 나타났고 퇴사 이후 재생불량성 빈혈로 병이 진척됐다.

김씨는 지난해 근로복지공단에 산재를 신청했다. 근로복지공단은 김씨가 근무시 재생불량성 빈혈의 원인 가운데 하나인 벤젠이 포함된 화학물질에 노출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점, 퇴사 당시부터 빈혈, 혈소판 감소 등의 증세가 있었다는 점에서 산재로 승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생불량성 빈혈은 골수 손상으로 백혈구, 혈소판 등이 감소하는 질병으로 후천성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번 판정은 발병 원인이 아니라 영향 가능성만으로 산재를 인정한 것"이라며 "겸허히 수용하겠다는 게 삼성전자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삼성전자가 이번 산재 판정을 받아들임에 따라 앞서 가능성이 제기됐던 이의신청이나 행정소송 절차 등은 진행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산재 인정은 산업안전보건공단의 역학조사와 근로복지공단의 업무상 질병판정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결정됐다. 삼성전자 근로자가 백혈병으로 산재 승인을 받은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박웅서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삼성 반도체 생산라인 근무환경 안전하게 관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