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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LCD 입도선매로 경쟁업체 봉쇄?


LG 등 3개사와 장기 부품 공급 계약 체결

애플이 막대한 현금을 기반으로 디스플레이를 입도선매(立稻先賣)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중소형 고급 디스플레이가 추후 스마트폰과 태블릿의 핵심 경쟁포인트가 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애플의 이런 디스플레이 입도선매 전략은 공급 물량을 충분히 선점하는 효과를 갖으면서도 경쟁기업한테는 물량 확보에 타격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디스플레이전문 시장조사기관인 아이서플라이는 1일(현지시간) 애플이 아이폰과 아이패드에 쓰일 고급 액정디스플레이(LCD) 패널을 확보하기 위해 수십억 달러를 투자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팀 쿡은 최근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3개의 부품업체와 장기 공급계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계약기간은 2년이며 그 규모는 39억 달러로 알려지고 있다. 특히 이 돈은 디스플레이 재고에 대한 선지급금과 새 공장 설립에 필요한 자본 등의 성격을 갖는 것으로 보인다.

아이서플라이 측은 현재 부품 협력업체와의 관계 및 특허 등의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애플이 계약을 맺은 3개 기업은 LG디스플레이, 샤프, 도시바 모바일 디스플레이 등일 것으로 판단했다.

특히 이 계약은 아이폰과 아이패드에 쓰이는 '레티나' 디스플레이에 관한 것으로 보인다. 레티나 디스플레이는 IPS(in-plane switching)와 LTPS(low-temperature polysilicon)라는 기술을 사용하는데 아주 작은 픽셀을 사용해 해상도를 극도로 끌어올린 게 특징이다.

애플 제품의 최대 특징 가운데 하나가 이 레티나이기도 하다.

애플은 2010년 한 해에만 이들 3개 회사와 삼성전자로부터 디스플레이를 구매하는 데 약 20억 달러를 사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이서플라이의 임원인 비니타 자카느왈은 "스마트폰과 태블릿 시대에 터치스크린의 경쟁력과 부품 확보는 중요한 경쟁요소가 됐다"며 "스마트폰 경쟁이 치열해지고 특히 올해 태블릿 시장 참여업체가 크게 늘어나면서 중소형 고급 디스플레이 확보경쟁이 뜨겁게 달아오를 것이고 중요한 제품의 경우 공급부족 현상이 나타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애플은 특히 디스플레이 확보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단순히 부품을 구매하는 게 아니라 IPS 및 LTPS LCD를 생산하도록 독려하기 위해 이들 3개사에 돈을 투자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서 IPS 및 LTPS LCD의 더 안정적인 공급을 3개사에 요구할 수 있는 셈이다.

애플이 이처럼 IPS 및 LTPS LCD 입도선매에 나서려는 까닭은 특허 때문에 이들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업체가 제한돼 있는 데다 갑자기 수요가 폭발하기 때문에 공급이 수요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IPS 및 LTPS LCD의 대안 제품은 이른바 아몰레드(AMOLED.active matrix organic light-emitting diode)인데 현재 아몰레드는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공급하며 대부분은 삼성 제품이다. 이 또한 공급업체가 부족해 물량 부족사태가 벌어질 전망이다. 그럴 경우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는 삼성전자에 우선 공급할 것으로 보인다.

결국 중소형 고급 디스플레이 시장을 삼성전자와 애플이 장악하게 되는 셈이고 기타 업체는 부품 조달에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다.

한편 애플은 지난 2005년에도 플래시 메모리 공급부족 현상이 발생했을 때에도 이와 비슷한 입도선매 투자를 한 적이 있다.

/캘리포니아(미국)=이균성 특파원 gsle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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