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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 TV가 골프 규칙도 바꾸나?


미세한 움직임까지 잡아내…해링턴 실격으로 수면 위 부상

고선명(HD) 텔레비전이 미국 프로골프(PGA)의 실격 규정을 바꾸게 될까?

최근 발생한 파드리그 해링턴(아일랜드)의 실격 파동 이후 골프 규칙 변경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고 USA투데이가 26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해링턴은 지난 20일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의 아부다비 골프장(파72.7천590야드)에서 열린 유럽프로골프투어 아부다비 HSBC 챔피언십 1라운드에서 7언더파 65파로 선두권을 달렸다. 하지만 그는 골프 중계를 시청하던 한 팬의 제보로 1라운드가 끝난 이후 실격 선언당해 아쉬움을 삼켰다.

USA투데이에 따르면 해링턴은 1라운드 7번홀(파3)에서 볼 뒤에 놓아뒀던 마크를 집어올리려다 볼을 살짝 건드렸다. 심판 뿐 아니라 해링턴 역시 당시에 볼이 살짝 움직였다는 사실을 눈치채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링턴은 볼이 움직인 위치에서 그대로 친 뒤 스코어카드에 파로 적어냈다.

하지만 HD TV로 시청하던 한 팬이 대회조직위원회에 "7번홀에서 해링턴의 공이 움직였다"고 제보하면서 문제가 불거졌다.

규정대로라면 해링턴은 1라운드 7번홀 스코어를 더블보기로 적어야 했다. 움직인 볼을 원래 위치에 옮겨 놓지 않고 칠 경우 2벌타를 받아야 하기 때문. 하지만 공이 살짝 움직인 사실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했던 그는 파로 적어내면서 '스코어 카드 오기'로 실격 처리됐다.

"볼을 건드린 것은 맞지만 다시 제 위치로 돌아온 줄 알았다"고 주장하던 해링턴은 느린 화면으로 재생된 동영상을 본 뒤 자신의 실수를 인정했다.

문제는 이 같은 장면이 아날로그 텔레비전 화면에는 제대로 잡히지도 않을 정도로 미세했다는 것. HD TV가 없었더라면 그냥 넘어갔을 문제 때문에 실격 선언을 당한 셈이다.

미국 골프협회(USPA)의 마이크 데이비스 경기 규칙 담당 이사는 USA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실격 건은) 선수나 캐디, 심판이 보지 못하는 것을 HD TV 중계가 잡아낸 경우"라면서 "파드리그는 규칙 안에서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했지만 HD TV가 다른 사실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규칙 변경에는 소극적인 입장을 보였다. 규칙을 바꿀 경우 또 다른 연쇄 반응이 뒤따를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팀 핀천 PGA투어 커미셔너 역시 골프 실격 규정을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점에는 인식을 같이 했다. 그는 "HD TV 중계화면에 잡힌 해링턴의 실수 장면은 아날로그 TV에는 나타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올해 초 열린 현대 토너먼트에서도 카밀로 빌리가스란 선수가 비슷한 문제로 18시간 뒤 실격 처리되기도 했다.

김익현기자 sini@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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