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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칼럼]전자책의 충격


그 사장은 미국에 직접 아이패드를 구입해 온 뒤 디자이너들에게 "연구해보라"는 특명을 내렸다고 털어놨다.

아이패드가 몰고 온 바람이 예상외로 거세다. 뉴욕타임스, 와이어드 같은 미국의 유력 신문, 잡지사들이 콘텐츠 유료화를 실현할 수 있는 핵심 플랫폼으로 많은 기대를 나타내고 있다. 출판사들도 위기와 기회를 동시에 느끼고 있는 것 같다.

사사키 도시나오의 '전자책의 충격'은 이런 바람을 진단하고 있다. 저자는 책의 서두를 애플의 아이패드와 아마존의 킨들이 어떤 바람을 몰고 왔는 지를 진단하는 쪽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저자는 아이패드 열풍을 '앰비언트'란 단어로 설명하고 있다. 저자의 말에 따르면 앰비언트란 "항상 우리를 둘러싸고 있으면서 원하는 순간에 원하는 것을 사용할 수 있게 해 준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아이팟과 아이튠스로 대표되는 애플의 생태계가 음악을 '앰비언트'로 만들었다는 것이 저자의 진단이다. 저자는 아이북스와 아이패드로 구성되어 있는 또 다른 애플의 생태계 역시 책 세상에 '앰비언트' 바람을 몰고 올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럼 앰비언트 바람은 책의 세계에는 어떤 영향을 끼칠까? 저자는 '리패키지(repackage)' 현상이 나타날 것이라고 주장한다. 리패키지는 지금의 패키지를 벗기고 새로운 패키지로 다시 태어나는 것을 의미한다.

잠시 저자의 말을 직접 옮겨보자.

"책이라는 상품은 다양한 패키지로 구성된다. 장정과 판형 외에도 여러 가지 패키지에 의해 책의 성격이 결정된다. '서점에 어떻게 진열되었는가?' '신문 광고는 얼마나 크게 집행되었는가?' '판매 순위는 어떠한가?' '대형 출판사가 출판했는가?' '유명한 필자가 쓴 책인가?' 이런 조건이 모두 다른 패키지를 만들어내는 요인이 된다. 콘텐츠의 바깥 영역을 구성하는 패키지는 엠비언트에 의해 일단 해체된 뒤 독자에게 가장 알맞은 형태의 패키지로 다시 구성되는 것이다." (157쪽)

저자는 이런 주장을 토대로 전자책이 활성화될 경우 책은 '텍스트'에서 '콘텍스트'로 한 단계 진화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물론 이런 현상의 밑 바탕에는 최근 각광을 받고 있는 소셜네트워크 서비스(SNS)가 자리잡고 있다.

"소셜 미디어를 통해 맥락을 공유하고 그 위에서 책을 만들어가는 방식은, 사람들의 집합적 무의식을 모은 새로운 문화의 길이 되어 가고 있다"(187쪽)는 것이다.

그렇다고 이 책 저자가 전자책의 등장이 출판문화의 파괴로 이어질 것으로 보는 것은 아니다. 파피루스에서 양피지, 종이조 활자 기록 형태가 바뀌어도 콘텐츠의 내용은 달라지지 않았듯, 종이책에서 전자책으로 변화더라도 여전히 콘텐츠가 승부의 키를 잡게 된다는 것이다.

이 책은 미국과 일본 사례를 토대로 최신 동향을 꼼꼼하게 짚어주고 있어 책의 미래와 전자책에 대해 관심 있는 많은 사람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저널리스트 출신인 저자의 간결하고 평이한 서술 역시 이 책의 매력 중 하나다.

하지만 무엇보다 눈길을 끄는 것은 '그렇다면 우리의 전자책은?'이란 보론이다. 미국과 일본 현황 분석에 다소 지친 독자들에겐 보론이 또 다른 선물이 될 것 같다.

(사사키 도시나오 지음/ 한석주 옮김, 커뮤니케이션북스 1만3천원)

김익현기자 sini@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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