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KT를 넘어서려는 SKT의 '승부수'

4G로 차세대망 선도…글로벌 서비스 플랫폼 주도


애플 아이폰에 한 방 맞은 SK텔레콤이 회심의 승부수를 던졌다. 국내 통신시장 판도를 무선데이터 경쟁으로 다시 짜는 획기적인 전략을 내놓은 것이다.

SK텔레콤이 14일 ▲통신업체에 금기시 됐던 '무제한데이터'와 '모바일인터넷전화(mVoIP)'를 허용하고 ▲2011년 4G(세대)서비스를 이통3사 중 최초로 상용서비스하며 ▲자사 이동전화를 쓰면 집전화나 초고속인터넷, IPTV 같은 유선상품은 무료로 주겠다고 선언했다.

모두 별개로 보이지만, 통신사 합병시대에 무선데이터 시장을 무선망 중심으로 주도해 국내 1위 통신사 자리를 유지하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애플 아이폰으로 넘어갔던 무선인터넷 파워유저들을 '무제한데이터'와 'mVoIP'로 불러모으겠다는 전략도 보인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SK텔레콤의 전략이 "애플 같은 단말기 업체에 끌려 다니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현"이고 "데이터트래픽 증가에 대한 자신감의 표현"이라고 보고 있다.

"국내 네트워크 프로바이더에서 글로벌 서비스 플랫폼 제공업체로 거듭나겠다"는 목표를 명확히 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애플에 끌려다니지 않겠다"…서비스플랫폼으로 승부수

SK텔레콤은 2000년대 초반 국내 최초의 통신금융 컨버전스 '모네타'사업을 주도했다. 하지만 아이폰으로 대표되는 스마트폰 열풍에서는 힘을 쓰지 못했다.

SK텔레콤 정만원 사장은 "단말기에 진 것에 대해 통렬히 반성하고 있다. 클라우드컴퓨팅을 이용해 서비스를 빌려쓰게 되면 단말기는 비싸질 필요가 없다"면서 "구글 및 애플과 달리 서비스 플랫폼에 관심을 두고 있으며, 그래서 SK커뮤니케이션즈에 네이트 플랫폼을 주고 훨씬 뛰어난 플랫폼을 만들겠다고 선언한 것"이라고 말했다.

홍성철 서비스부문장은 "구글이나 애플처럼 단말기 플랫폼이나 앱스토어 같은 콘텐츠 유통 플랫폼이 아니라, T맵이나 LBS플랫폼, 스마트페이먼트플랫폼 같은 서비스 플랫폼을 만들자는 것"이라면서 "OS플랫폼의 경우 (콘파냐 같은) 멀티 플랫폼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이번에 SK텔레콤이 월5만5천원을 내는 '올인원55요금제' 가입자 이상에게는 무제한데이터와 모바일인터넷전화(mVoIP)를 서비스하기로 한 것도 애플 아이폰에 빼앗긴 무선인터넷 파워유저들을 데리고 오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한 달에 5만5천원만 내면 무제한으로 데이터를 쓰거나 한 달에 1천분(약16시간)의 mVoIP도 쓸 수 있게 됐으며, '안심데이터 정액요금제' 개선을 통해 현재 1만원에 100MB를 쓰던 것을 500MB까지 사용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방통위 조사 결과 스마트폰 이용자 중 82.8%가 '무선데이터 요금제 개선'을 바라는 상황에서, 국내 이동통신 3사 중 가장 저렴한 요금수준을 갖게 됐다는 평가다.

정만원 사장은 "무제한데이터와 mVoIP로 단기적으론 매출이 줄어들 수 있지만, 손익이 급격히 나빠지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단말기 보조금같은 마케팅 비용을 줄이는 효과도 있어 손익상 크게 우려할 수준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배준동 마케팅부문장은 "무제한정액제 등이 단기·중장기적으로 회사 매출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는 우리가 어떻게 하느냐, 고객의 반응이 어떠한가에 따라 달라진다"면서 "아직 mVoIP는 기존 음성통화의 보완재이지만 국제전화 이용고객이나 원격진료시스템의 화상통화 등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4G 조기 상용화로 KT 유선망 이길 것

SK텔레콤은 특히 데이터 중심의 네트워크로 가장 빨리 진화해 나가기로 했다. 유선망이 부족해서 열세였던 와이파이의 한계를 조속한 4G로의 진화를 통해 극복하자는 얘기다.

3G망을 7월부터 HSPA+로 업그레이드하고, 추가 할당받은 주파수(2.1GHz)에 주파수 이용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6 섹터 솔루션도 적용하며, 네트워크 리스크관리시스템도 도입한다.

특히 4G통신기술인 LTE를 '11년 하반기 서울에서 상용화하고 '13년 전국 상용화에 나서기로 했다.

이는 그동안 2G/3G에 안주할 것이라고 평가받았던 외부의 시선과 전혀 다른 행보로, 유선망의 강자인 KT를 무선망 고도화로 넘어서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정만원 사장은 "우리는 말레이시아 와이브로 업체인 패킷원에 1억불을 투자했는데, 와이브로와 3G, LTE 같은 다양한 망을 운영한 경험이 글로벌 진출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2009년을 기준으로 전세계 데이터 트래픽이 보이스 트래픽을 넘어섰다"면서 "25년간 쌓아온 최고의 ICT 역량을 기반으로 과감하고 혁신적인 서비스들을 과감히 도입해 글로벌 서비스 플랫폼 업체로, ICT리더로 도약하겠다"고 강조했다.

통신업계 전문가는 "SK텔레콤이 말레이시아 제1와이브로 업체 패킷원 지분투자를 계기로 동남아를 시작으로 인도 등 서쪽으로 진출하려 하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패킷원의 모회사인 와이브로·LTE 장비업체인 그린패킷과의 공조가 강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현아-강은성기자 chaos@inews24.com 사진 최규한기자 dreamerz2@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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