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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C 업계 "저가 넷북 → 고급형 노트북 전환"


3D 바람 타고 고성능 고가 제품으로 수익성 노려

PC 업계가 저가 넷북에서 벗어나 고급형 노트북 제품에 역량을 쏟으며 수익 추구에 나서고 있다.

넷북은 지난 2008년부터 2년 동안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며 전체 PC 판매량 증대에 공헌해 왔다. 하지만 넷북 시장이 성장한 주 요인 중 하나가 저렴한 가격이었던 만큼 PC 업체들의 수익에는 큰 도움이 안됐다.

넷북 특유의 낮은 성능에 실망한 일부 소비자들에게는 교체 수요를 기대하기 힘들게 됐다. 오히려 3D 바람 등으로 고성능 그래픽에 대한 잠재 수요가 기대되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PC 업체들은 마진이 높고 멀티미디어 기능을 크게 강화한 고사양 노트북 제품 출시에 분주하다. 넷북에 대해서도 가격 경쟁보다는 프리미엄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저가 넷북 한대 팔면 5천원 남아"

지난 2008년과 2009년 넷북의 성장세는 폭발적이었다.

한국IDC에 따르면 2008년 1분기 넷북은 500대 가량 판매되며 전체 노트북 시장에서 0.1%에 불과한 점유율을 기록했다. 이후 급속 증가를 거듭하며 2009년 1분기에는 전년동기 대비 200배를 훌쩍 넘는 성장을 기록했다.

이후 2009년 3분기 넷북 판매량은 전체 노트북 시장의 26.7%로 정점에 달했으며 4분기는 24.1%로 조금 낮아졌다. 4분기 판매대수는 13만 2천대다

이 같은 넷북의 폭발적 성장에 부응하기 위해 PC 업체들이 가격경쟁을 벌인 결과 현재 넷북가격은 최저 20만~30만원대까지 내려왔다. 특히 에이서, MSI, 아수스 등 대만 PC 업체들이 저가 넷북 공세를 주도해왔다.

삼성과 LG에 가리워져 국내 시장에서 존재감이 없던 대만 PC 업체들은 파격저가의 넷북으로 이름을 많이 알린 셈이다. 아수스의 경우 'EeePC'로, MSI는 'U100'으로 인지도를 높일 수 있었다.

하지만 더 이상은 수익이 낮은 넷북에만 의존할 수 없다는 게 이들의 공통된 입장이다.

PC 업계 관계자는 "30만원대 넷북 한대 팔면 마진이 5천원이 채 안된다"며 "국내 시장에서 인지도를 높이기 위한 전략 제품으로서 저가 넷북에 역량을 쏟았지만 이제 수익을 추구해야 할 때"라고 밝혔다.

60만~80만원대 넷북은 마진율이 5~10% 사이로 사정이 좀 낫다. 하지만 10~15% 이상인 고급형 제품에 비하면 수익성이 떨어진다.

◆130만~250만원대 고사양 노트북 봇물

그래서 PC 업계는 고성능 중앙처리장치(CPU)와 그래픽처리장치(GPU)를 탑재한 프리미엄 노트북을 쏟아내고 있다. 인텔의 고사양 CPU '코어i' 시리즈와 고사양 CPU를 탑재한 게임용 노트북 신제품이 최근 봇물을 이루며 가격은 130만~250만원을 오간다.

3D 콘텐츠 등 고화질 멀티미디어에 대한 잠재 수요가 있다. 또 일부 소비자들은 넷북에 실망해 고사양 제품으로 눈을 돌리고 있어 PC 업계의 움직임과 시장 수요가 맞물릴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는 코어i5를 탑재한 R480∙R580과 코어i7을 장착한 R780을 올해 초 출시했다. 엔비디아의 최신 GPU를 탑재해 3D 게임 및 고해상도 동영상에 적합한 게 특징이다. 가격은 사양별로 130만~190만원 사이다.

LG전자는 지난해 4분기 엔씨소프트와 제휴해 온라인게임 '아이온' 에 최적화된 노트북 2종을 출시한 데 이어 지난 1분기 2종을 추가 출시했다. 코어i7과 i5 및 최신 3D 그래픽 카드를 탑재해 그래픽을 크게 강화했으며 아이온 게임을 패키지로 제공한다. 사양별로 160만원~250만원대의 고가지만 게이머들의 반응이 좋다는 게 LG전자의 설명이다.

TG삼보도 코어i7을 탑재한 네오위즈게임즈의 '아바' 게임 전용 노트북 '에버라텍7'을 지난달 199만9천원에 출시했다.

도시바코리아도 코어i7을 탑재하고 음향효과를 크게 강화한 '코스미오 F60'을 29일 출시했다.

넷북 EeePC로 국내 인지도가 높아진 아수스코리아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3D 입체영상을 지원하는 노트북 'G51J'를 지난달 출시해 롯데마트에서 239만원에 판매 중이다. 3D 안경과 그래픽카드 등으로 이뤄진 엔비디아의 3D 솔루션 '3D비전'이 적용된다. 출시 후 한달동안 롯데마트에서만 20~30여대가 판매됐다. 200만원대 가격과 아직 3D 콘텐츠도 적은 것을 감안하면 꽤 반응이 좋은 편이라는 게 아수스코리아의 설명이다.

30만원대 넷북 'U100'으로 인지도가 높아진 MSI코리아도 이달 코어i5와 i7을 탑재한 고사양 게임용 노트북 'GX740'를 출시했다. 가격은 i5 탑재품이 154만 9천원, i7 제품이 194만 9천원이다.

◆넷북도 '프리미엄'으로

넷북 시장은 더 이상 성장을 기대하긴 힘들겠지만 당분간 꾸준히 안정된 수요를 보일 전망이다.

이 때문에 PC 업체들이 넷북을 포기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PC 업체 관계자는 "수요가 있어 안 할 수는 없지만 사실 넷북 사업은 이제 그만하고 싶다"고 말했다. 수익이 낮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그래서 PC 업계는 넷북에도 프리미엄 전략을 적용하고 있다. 수익을 악화시키는 가격 전쟁보다 디자인이나 기능을 강화해 가격을 높이는 방향으로 전환하겠다는 것.

지난 26일 한국HP는 유명 디자이너 비비엔 탐이 디자인한 나비문양을 새긴 넷북 '비비엔 탐'을 74만 7천원에 발표했으며, 5월부터 온라인을 통해 판매할 예정이다.

LG전자와 소니코리아의 경우 1kg이 채 안되는 초슬림 넷북을 내놨다. LG전자 엑스노트 X300은 사양별로 139만원∙159만원이며 소니의 '바이오 X 프리미엄 글로시 블랙'은 219만 9천원으로 넷북 중 최고가다.

한국IDC 권상준 책임 연구원은 "올해 국내 노트북 시장에서 넷북의 점유율은 20~25% 사이를 오갈 것"이라 전망했다. 그는 "넷북은 타 제품에 비해 성숙기가 매우 빨리 온편이며, 이제 성장율이 둔화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현주기자 jjo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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