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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웨이 국내 상륙 논쟁…와이브로 세계화의 길은?


와이브로 확산에 도움...국내 생태계 복원 '시급'

KT의 최대 2천억원 규모 와이브로 시스템 공급 프로젝트에 중국의 네트워크 장비 업체 화웨이가 KT네트웍스와 함께 참여하면서, 국내 와이브로 장비 시장에 화웨이가 상륙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KT는 내년 2월 경 전국 84개 지역에 구축될 와이브로 장비업체를 선정하는데, 여기에 삼성전자, 세아네트웍스, 화웨이-KT네트웍스, 시스코-콤텍시스템, ZTE-유경텔레콤, 모토로라 등 6개 업체가 참여했기 때문이다.

국제기준에 맞는 주파수 대역폭(10㎒)과 빠른 호처리 등 까다로운 기술기준에 맞춘 벤치마크테스트(BMT)를 통과해야 하지만, 벌써부터 KT의 초기 장비를 수주한 바 있는 삼성전자와 화웨이-KT네트웍스가 이번 프로젝트를 수주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화웨이의 기술력이 만만치 않은 데다 가격이 저렴하고, KT 자회사와 컨소시엄을 구성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화웨이의 국내 진출에 대해서는 논란이 일고 있다.

4세대(G)이동통신시장에서 LTE와 싸우는 와이브로의 세계화를 위해서는 화웨이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긍정론과 함께, KT가 가진 세계 최고의 와이브로 운영기술을 중국업체에게 고스란히 전수(?)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통신업계 고위 관계자는 "와이브로 덕분에 삼성전자가 올 해 처음으로 시스템으로 6천억원을 수출했다"면서 "중국 장비 업체인 화웨이가 와이브로의 세계화에 기여한다면 우리로서는 나쁠 게 없다"고 말했다.

업계에 따르면 화웨이는 올 해 네트워크 시스템 분야에서 180억 달러를 수출했고, 삼성전자는 8억 달러에 불과하다.화웨이는 인도의 와이브로 1차 프로젝트를 수주하기도 했다.

화웨이가 삼성전자와 함께 와이브로 장비 업체로서의 입지를 굳건히 한다면 여러나라에 와이브로를 확산시키는 데 도움이 될 수 있고, 특히 중국 시장 공략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얘기다. 중국은 차이나모바일을 통해 자체 3G 이동통신 표준(TD-SCDMA)이후 LTE로 진화할 계획이나, 현지 유선업체 주도의 와이브로 도입 가능성은 남아 있는 상태다.

반면, 화웨이의 국내 상륙을 우려하는 시선도 만만찮다.

국내 네트워크 장비 업체 관계자는 "화웨이가 와이브로를 여러나라에 확산시키는 데 도움이 될 지 모르나, 결국 화웨이의 가격경쟁에 밀려 국내 업체들은 번번히 실패의 고배를 마시게 될 것"이라면서 "특히 삼성전자보다 우수한 KT의 축적된 와이브로 기술이 넘어갈 까 두렵다"고 말했다.

따라서 화웨이가 이번 KT 프로젝트를 수주할 것인가와 별개로 국내 와이브로 단말기, 콘텐츠, 장비 업계의 경쟁력을 키우는 작업이 절실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모바일 와이맥스(와이브로) 특허 기고문은 삼성전자가 28%, LG전자가 8%, 전자통신연구원(ETRI)이 8%를 차지하는 등 다른 나라보다 앞서있지만, 몇몇 대기업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화웨이의 기술인력은 1만3천여명 수준이나, 우리나라 최고 장비 업체 삼성전자의 와이브로 기술인력은 10분의1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삼성전자와 함께 와이브로 시스템 사업에 도전했던 포스데이타는 사업을 접은 바 있으며, 2006년·2007년 와이브로가 활성화될 줄 알고 단말기 개발에 뛰어들었던 레인콤은 어려움을 겼었다.

방송통신위원회 고위 관계자는 "이동통신 표준은 외국 것을 써도 단말기와 주변기기 시장의 경쟁력은 높이는 '모바일타이완프로젝트'처럼, 우리나라도 와이브로의 산업 생태계를 지원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는 시스템이나 장비 시장도 중요하지만, 중소전문기업의 경우 대기업의 협력업체로 제자리를 찾거나 특화 시장을 발굴할 필요가 있다는 얘기다.

방통위는 최근 업무보고에서 내년에 차세대이동통신 기술을 선도하기 위해 ▲와이브로 전국망의 효율적 구축(KT 84개시 인구기준 커버리지 77.7%, SK텔레콤 66.9%)을 유도하고 ▲품질평가를 추진하며 ▲예산 220억원을 들여 와이브로와 LTE 핵심기술을 개발하면서 ▲4G 국제표준화 활동에 나서겠다고 했다.

이같은 노력이 결실을 맺으려면, 국내 와이브로 산업계에서 대·중소기업 협력이 진전되고 글로벌 시장을 향한 전략적인 사업조정이 이뤄질 수 있도록 정부의 세심한 관심이 요구되고 있다.

김현아기자 chaos@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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