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북, 단말기는 있는데 "볼 책이 없다"

저작권, 단말기 호환 문제로 e북 활성화 '밍기적'


"볼 책이 없다!"

국내에서 전자책(e북) 단말기의 보급이 확산되고 있지만 이용자 사이에서 '콘텐츠가 없다'는 불만이 높다. 값비싼 돈을 들여 단말기를 샀지만 볼 책이 넉넉지 않다는 것.

실제 A사의 e북 코너에 가면 베스트셀러 목록에 든 책 중 e북이 거의 없다. e북을 원하는 독자들의 요청 코너가 따로 마련돼 있다. 이 회사는 6만5천건의 최다 전자책 콘텐츠를 보유하고 있다고 알려져 있지만 PDF 기반 콘텐츠가 대부분이며, 실제 e북 전용은 3천여건에 지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조사 전문기업 트렌드모니터와 엠브레인이 지난 최근 1천84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1년에 30권 이상 읽는 독자의 36.6%가 전자책 단말기 구매를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e북의 향후 수요를 나타내는 지표가 긍정적임에도 콘텐츠 부족 문제가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는 이유는 출판사와의 저작권 및 호환성 문제 때문이다.

저자가 출판사와 출판권 계약을 맺을 시 디지털 콘텐츠 제작 등 2차 저작권 관련 계약이 원활치 않기 때문. 저작권을 둘러싼 법적 권리 관계가 제대로 보장돼 있지 않던 관행이 정리되지 않았다.

베스트셀러 중 다수를 차지하는 외국서적 분야는 더 심각하다. 외서는 국내 출판사가 번역권을 가져오는 단계에서 이뤄지지 않는다. 외서를 e북으로 만드려면 e북 콘텐츠 유통 업체가 별도로 선인세 만큼 비용을 내거나 개별 접촉해야 한다는 것.

e북 업계 관계자는 "음악의 경우 CD와 MP3 파일 등 실물과 디지털 콘텐츠 유통 모델이 확립됐지만, 전자책은 사전에 아직 이런 모델이 확립되지 않았다"며 "독자가 읽고 싶은 책을 만들어야 하는데 이러한 저작권의 문제로 원하는 만큼의 성과를 이루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라고 말했다.

한편 출판 업계 측에서는 "시장성과 함께 불법 복제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어야 한다"며 "오프라인에서 이어진 불합리한 출판사-서점 간 거래 관행도 지속되지 않아야 한다"며 "고 강조했다.

콘텐츠 제공 플랫폼에 따른 폐쇄적인 단말기 호환 문제도 풀어야 할 과제다. 아마존의 킨들도 정해진 단말기에서만 볼 수 있는 폐쇄형 모델이지만 거의 모든 도서를 다 취급하는 콘텐츠의 다양성 때문에 이용에 그닥 문제시 되지 않는다.

현재 콘텐츠 구축 및 유통 업체들의 상황을 보면 단말기에 따라 볼 수 있는 서적이 제한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시작 단계인 한국 시장에서 각기 특정 출판사의 콘텐츠를 받고, 특정 단말기로만 콘텐츠 유통이 이뤄진다면 '첫 단추'를 잘못 꿰는 상황이 발생하는 셈이다.

현재 교보문고의 콘텐츠는 삼성, 아이리버와의 제휴로 해당사의 단말기에서만 서비스가 가능하다. 근본적으로 콘텐츠 제시하는 유통 업체와 제휴가 이뤄져야 독자는 해당 업체의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추세는 내년 e북 서비스를 개시할 예정인 특정 회사에서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B사는 현재 45~55% 가량인 출판사와의 수익 배분 비율을 50 대 50으로 정하고, 연내에 조기 계약을 하고 구간의 원본 파일을 주는 조건으로 향후 저작권자가 판매 금액의 70%까지 가져가도록 비중을 늘려 콘텐츠를 독점적으로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콘텐츠 확보 및 유통에 이르기까지 폐쇄적인 모델로 정작 이용자들이 책을 제대로 이용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를 가능성이 큰 것이다.

북큐브네트웍스 관계자는 "DRM 등 여타 문제 때문에 현재는 제휴 단말기에서만 서비스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며 "현재로서는 단말기 문호를 되도록 넓게 여는 방법으로 해결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시장이 시작 단계인 만큼 관련 법규가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예스24 관계자는 "유통 업체들도 출판사가 책을 주지 않으면 어찌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전자출판 관련 지적재산권 지원법안 및 저작권 감시체계 확립 등 관련 법규가 보강돼야 한다"고 전했다.

정병묵기자 honnez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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