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덜 내리고 더 올리고 싶은 마음


대표적인 식품 소재 설탕과 밀가루를 동시에 생산하는 CJ제일제당이 '두통'을 앓고 있다.

밀가루는 근소한 차이로 2위, 설탕은 압도적 1위의 점유율을 가진 국내 1위 식품기업 CJ제일제당은 지난해 이후 환율과 곡물가격의 급등으로 인해 수익성이 악화되며 비상경영에 들어간 상태다.

수익성 악화에도 불구하고 가격을 함부로 인상할 수도 없었다. 물가 인상 압력을 우려한 정부의 압박과 배려에 가격인상도 함부로 할 수가 없다.

그러나 최근에는 최근 원당 가격이 급등하고 원맥가격이 하락하는 상황이 벌어지며 가격 인상과 인하를 각각 결정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그와중에 정부와 모종의 합의 설까지 제기되고 있다. 밀가루가격을 내려야 설탕가격을 인상할 수 있다는 내용이다.

정부측은 말도 안된다는 입장이다. 정부가 상품가격 결정에 관여하지 않는 다는 것이다.

하지만 기획재정부 이종화 물가정책과장은 "밀가루 가격 인하 건은 설탕과 연결시킬 게 아니라 상식선에서 생각할 문제다. 업체들은 지난해 밀 시세 급등, 환율 급등 등을 들어 그 여파가 금년까지 미치고 있다고 주장하지만, 시세가 오를 때 값을 올렸다면 시세가 떨어졌을 때 내리는 건 당연한 일이다."라고 압박했다.

설탕의 원가가 상승해도 밀가루의 원가가 하락했다면 당연히 제품 가격을 내려야 한다는 뜻이다.

반면 CJ제일제당은 회사 전체로 보아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회사 이열근 부장은 "지난해 적자를 내면서도 밀가루 가격을 인하하고 설탕가격 인상을 자제했다"며 기업경영의 차원에서 두 제품의 가격을 결정할 수 있어야 한다다"는 뜻을 밝혔다.

회사측은 일단 밀가루 가격은 내리는 것으로 잠정 결론을 내렸지만 설탕의 경우 얼마나 가격을 올릴지가 관건이다.

이에 대해 대우증권은 "설탕가격 인상폭이 두자릿수로 예상되며 밀가루 가격 인하폭은 한자릿수로 점쳐지는 만큼 CJ제일제당에는 현재보다는 유리한 조건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수입 설탕에 대한 관세 인하 움직임이 있는 것도 CJ제일제당으로서는 골칫거리다. 홍재형 의원이 대표발의한 관세법 개정안에서는 수입설탕에 대한 현행 관세 40%를 낮추는 내용을 담고 있다. 관세를 인하해 수입을 늘려 경쟁을 통한 가격 인하를 위한 법안이다.

만약 정부와 국회가 관세 인하를 받아들일 경우 국내 제당업계로서는 위기일 수 밖에 없다. 업계는 제당 산업이 국가적으로 보호돼야하는 산업이라는 입장을 피력하고 있다.

밀가루와 달리 관세 인하시 해외 업체들의 덤핑 가능성이 크고 결국 국내 산업이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주장이다. 최근 해외 설탕 가격이 급등한 덕에 관세 인하를 주장하는 측의 입장이 다소 축소된 것은 제분업계측에 유리한 상황이다.

하지만 제분 제당이 독점 산업이며 가격 담합을 통해 기업들이 이익 극대화를 해왔던 과거가 있는 만큼 업체측의 주장이 설득력을 얻으려면 정부와 소비자들의 이해를 먼저 구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한편 밀가루 가격이 내려도 이를 원료로 쓰는 식품들의 가격은 요지부동일 것으로 예상된다. 설탈 등 다른 원재료 가격이 상승해 밀가루 가격 인하 효과를 상쇄할 것이란 전망이다.

백종민기자 cinqang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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