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딴지' 거는 딴지일보

김용석(너부리) 편집장 인터뷰


인터넷 패러디 신문 '딴지일보(www.ddanzi.com)'가 다시 움직이고 있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를 분기점으로 기사를 쏟아내며 '올드팬'들을 끌어모으고 있다.

최근에는 이명박 대통령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만나 '굴욕 외교'를 펼쳤다는 집중 분석 기사를 내놓아 독자들의 호응을 이끌어 냈다. 정치, 사회, 문화 등 각종 분야에서 쏟아져 나오는 기사의 질과 양 모두 과거 '영광의 시절'을 연상케 한다.

랭키닷컴의 집계에 따르면 올해 초 5만명 안팎 정도였던 월간 순방문자는 4월 이후 증가, 5월에는 11만명을 기록해 예전 수준을 회복하고 있다.

조선일보의 안티 사이트로 1998년 등장, 'B급 쌈마이' 저널리즘을 지향한다는 딴지일보가 초기 인터넷 세상에 미친 영향은 지대했다.

인터넷 신문이라는 뉴 미디어를 통해 대중의 폭발적 호응을 받은 시초였고, 패러디 문화를 퍼뜨린 장본인이었다.

거칠고 익살스럽지만 각 분야에 '처절히 똥침을 날리는' 분석력의 기사도 백미였다. 2003년 대선을 앞두고는 노무현, 이회창, 이인제 등 각당 후보의 단독 인터뷰를 열 만큼 매체 영향력이 대단했다.

2000년에는 야후가 800억원이라는 엄청난 금액에 인수 제의를 하기도 했다. 김어준 딴지일보 총수는 인수를 거부한 이후 "8조원짜리도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이유를 밝힌 바 있다.

이처럼 시대를 풍미했던 딴지일보 사이트는 2007년께부터 뚜렷한 하향곡선을 그리며, 지난 해에는 반 년간 업데이트를 중지하기에 이르렀다.

뚜렷한 수익 모델이 없었을 뿐더러 딴지의 '정신'이었던 패러디, 이용자 참여 문화가 인터넷 곳곳에 뿌리내려 더이상 차별점을 갖지 못했기 때문이다.

딴지일보를 통해 소식을 접하던 네티즌들이 몇 년 만에 포털에 접속해 뉴스를 보는 모습은 격세지감을 느끼게 한다.

본연의 역할을 다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 것처럼 보인 딴지일보가 다시 돌아온 이유가 무엇일까. 김용석(필명 '너부리'·사진) 편집장을 29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 근래 갑자기 과거 '포스'의 기사가 쏟아져 나오는 이유는 뭔가.
"원래 올 7월 예정으로 사이트 본격 재편을 계획하고 있었는데, 노 전 대통령 서거로 앞당겨졌다. 김어준 총수는 투자를 통해 재원을 확보하는 등의 준비를 해왔다. 지난 해 8월 이후 6개월 이상 업데이트 되지 않았다. 올 3월부터 다시 편집장 업무를 맡아, 만우절 오프라인 호외 발행을 신호탄으로 전열을 가다듬고 있었다."- 김어준 총수가 외부 활동이 하도 많아, 많은 사람들이 딴지일보를 접은 줄 알고 있었다.

"그분이 방송을 하든, 매체에 기고하든, '딴지 총수'라는 이름을 걸고 하기 때문에 종국에는 딴지일보를 위한 행위라고 간주할 수 있다. 모든 건 다 딴지로 통하게 돼 있다."

- 전략이 수정됐나?

"정치 기사에 염증을 느껴 문화 지향으로 바뀌었다. 그간 우리 매체는 정의하기가 애매했다. 정치 패러디, 엽기, 섹스 담론 등 보는 사람마다 달랐다. '모든 사안에 대해 쉽고 재미있게 말하자'가 지금 딴지 편집국의 지향점이다."

- 별도의 편집 방침을 가지고 나아가는 것인가.

"그렇다. 그러나 지금 업데이트되는 기사가 편집국의 의도 하에 나온다 단언한다면 오만이다. 편집 방침에 의한 글이 60%라면 40%는 익명 독자의 글이다. 오마이뉴스가 들으면 기분 나쁠지 모르지만 우리가 시민기자의 원조격이다(웃음). 과거 자비를 들여 취재를 해서 기사 송고하는 분들이 많았는데 그런 기억을 갖고 있는 분들이 많이 협조해 주시고 있다."

- 예전 필진들의 복귀가 눈에 띈다. 일반 독자의 글도 과거와 달리 밀도가 높아졌다.

"파토, 신짱, 안동헌 님 등 과거 '딴지스'들이 글을 올려주고 있다. 상근하는 사람도 있고 각자 일을 하면서 글을 쓰는 이도 있다. 독자의 글에 대해 고마움을 느낀다. 예전에는 투고하는 사람이 많으니까 골라먹을 수 있는 위치가 됐는데.(웃음)"

- 앞으로 어떻게 경쟁력을 가져갈 것인지. 살아남는 게 문제 아닌가.

"가장 중요한 건 돈이다. 그 문제가 해결된다면 좀더 적극적으로 나갈 수 있다. 총수께서 임시변통으로 회사 돌아갈 길을 만들어 놓아서, 당분간은 갈 수 있다. 다른 매체와의 자생력이 중요한데 3~4개월 후에는 나름의 비즈니스과 매체 모양을 동시에 구축하는 모델을 기획 중이다. 빠르면 9월께 공개할 수 있을 것 같다."

- 회사가 크려면 현 정부가 실정을 많이 해야겠다.(웃음)

"상업적로 봤을 땐 그렇다(웃음). 이명박 정부가 쉬지 않고 실정을 해 대면, 히트 하기 전에 쓰러질 것 같다."

- 독자 게시판을 보니, 지금 논조대로 간다면 현 정부에서 딴지일보 성인 사이트(남로당)에 수사 들어올 거라는 독자들의 우스갯소리가 있더라.(웃음)

"아, 딴지몰, 남로당 등은 오래 전 매각했다. 아주 오래 전부터 우리와 상관없는 회사이다. 옳은 소리 하는 사람 잡아가는 것이기 때문에, 만약 그렇게 된다면 명예롭게 생각하겠다.(웃음) 독자들이 보고 있으니까 '산화'할 것이다.(웃음) 외압 때문에 논조나 기사를 바꿀 일은 없다."

정병묵기자 honnez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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