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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병묵]다음의 '순간이동'과 네이버의 '타임머신'


다음 '로드뷰' ↔ 네이버 '디지털뉴스아카이브'

텍스트 검색만 주로 했던 인터넷 포털에서 요즈음 가장 자주 쓰는 서비스중의 하나는 다음커뮤니케이션이 올해 초 내놓은 '로드뷰'이다. 로드뷰는 실제 거리를 촬영해 입체적으로 보여주는 지도서비스이다.

새로운 장소에 갈 일이 많다 보니 출발 전에 목적지를 로드뷰로 살피고 간다. 특히 도로 톨게이트나 나들목 같은 헷갈리는 길을 확인하기에 매우 편하다.

딱히 갈 데가 없어도 평소 궁금하던 장소를 찾아서 본다. 로드뷰를 촬영할 당시와 얼마나 비슷할지 모르겠지만 재미있다. 인터넷을 통해 '순간이동'을 하는 기분이다.

자주 쓰는 서비스가 또 하나 추가될 것 같다. NHN의 네이버가 4월 30일 출시한 과거신문 검색 '디지털 뉴스 아카이브'다. 디지털 뉴스 아카이브는 1976년부터 1985년까지 3개 신문의 지면을 넘기며 볼 수 있도록 구축한 서비스이다.

1980년 5월 19일 월요일자 동아일보의 1면 머릿기사는 '정치활동 중지, 대학휴교 - 비상계엄 전국확대'이다. '옥내외 집회 시위, 전현 원수(元首) 비방, 직장 이탈 금지, 언론 사전검열'이라는 중간 제목도 눈에 띈다.

늘 2차, 3차 가공물을 통해 접하던 역사였지만 그 장막을 걷고 시대의 공기를 한층 더 가깝게 느끼게 해 준다. '타임머신'을 타고 있는 기분이다.

별 공통점을 찾을 수 없는 것 같아도 두 서비스는 비슷하다. 다음은 전 국토를, 네이버는 3개 일간지의 10년치 지면을 스캔했다. 다음은 로드뷰를 위해 100여명의 인원이 일일이 도시는 물론 산자락을 밟으며 촬영하는 '발과 손의 노력'를 감수했다.

일견, 전 국토를 발로 뛰며 모은 다음의 노력이 더 커보이기도 하지만 네이버의 노력도 만만치 않다. 네이버는 지금도 600명 이상을 투입해 일간지 80년치 분량의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다음은 '실물' 정보를 네이버는 '문자' 정보를 디지타이징(digitizing) 해 인터넷 이용자에게 내놓은 셈이다.

주목할 점은 각 서비스에 두 회사의 현재 상황이 반영돼 있다는 점이다.

로드뷰는 다음이 그간 검색 시장에서의 열세를 위치 정보 시장에서 뒤집기 위해 사활을 걸고 만든 생활 밀착형 정보 서비스이다. 회사에게나 이용자에게나 일종의 '필수재(必須財)'인 셈이다. 수익구조를 개선하고 차세대 시장 경쟁을 선점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돼 있다.

디지털 뉴스 아카이브는 언뜻 '사치재(奢侈財)'로 볼 수 있다. 소수 연구자에게는 몰라도 대부분의 인터넷 이용자에게는 있으면 재밌고, 없어도 불편하지는 않는 서비스라는 측면에서다.

아마도 이는 두 회사 자본력에서 차이가 비롯됐을 것으로 보인다. 사업인지라 해당 서비스로 다음과 네이버가 어떻게 이익을 남길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지만 각 서비스 유용성과 '품질'은 이용자들에 인정받을 만 하다.

'로드뷰'와 '디지털뉴스아카이브' 모두 이용자의 가치를 중시한 유용하고 재미있는 서비스라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다음이 '순간이동(로드뷰)'을 통해 수익 극대화에 나서고 네이버의 '타임머신(디지털 뉴스 아카이브)'을 통해 역사를 훑는 사이, 또 다른 인터넷 세상이 펼쳐지지 않을까.

정병묵기자 honnez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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