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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진출 국산 SW업체 '이중고'


"정부 지원책 전무·인건비 상승" 호소

국내 소프트웨어(SW) 업체들이 해외 시장에서 여전히 고전을 면치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대부분의 중소 SW업체가 중국과 일본 등 아시아권 시장 진출을 미국, 유럽 등 문화적 차이가 큰 시장 진출 이전의 거점으로 삼고 있지만, 여전히 해외 진출의 벽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은 글로벌 IT업체가 '그레이트 차이나'라 명명할 정도로 향후 성장 가능성이 가장 높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국산 SW업체는 이 시장 진출을 절감하고 있지만, 정보력과 언어·문화에 대한 이해 부족 등으로 매번 고배를 마시고 있다.

중국 시장에 진출한 SW업체는 대부분이 자금 규모가 영세해 마케팅 등에 투자할 여력이 없는데다, 중국 특유의 배타적인 문화를 해소하기가 쉽지 않다는 어려움에 처한다.

또 중국에 진출한 기업간 네트워크가 전무해 실질적인 정보를 주고 받을 창구가 없고, 정부의 지원도 열악해 SW업체는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중국 진출 성공 사례 없어"

안철수연구소는 최근 중국 현지 법인 조직 재정비에 들어갔다. 안철수연구소는 국내 1위 보안업체로 중국에 법인을 세운지 올해로 5년째지만, 아직 현지 정착은 멀기만 하다. 오히려 올해 중국 법인의 역할을 다시 고민할 정도로 위기를 맞고 있다.

지난해 SW업체중 이례적으로 현지 법인장을 세우고, 공격적인 영업을 펼쳤지만 결과는 적자. 북경, 상해, 광주, 서안, 성도 등에 판매망을 구축하고, 마케팅을 강화했지만, 자금만 투입됐을 뿐 회수는 거의 하지 못했다.

결국 경영 악화로 현지 법인장을 교체했으며, 일부 직원의 월급을 지급하지 못했다. 안철수연구소 창업 공신인 김현숙 상무가 급히 중국에 수혈, 조직 정비 작업을 하고 있다. 앞으로는 법인 체제가 아닌 연구개발(R&D) 센터 기능만 남기는 것도 고려중이다.

안철수연구소는 "중국 시장의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 지난해 중국 영업을 강화했지만, 중국내 무료 백신 등장, 현지 인력 검증 시스템 부재, 불법 SW 만연 등의 문제로 실효성을 거두지 못했다"며 "현재 숨고르기 중이며, 전략을 수정중에 있다"고 말했다.

◆SW업계 "현지 법인은 아직 무리"

사정이 이렇다보니, 중국에 현지 법인을 두려고 계획했던 기업도 법인 체계보다는 연구개발(R&D) 센터 설립에 눈을 돌리고 있다. 하지만 이마저 녹록치 않다

과거 중국은 값싼 노동력과 국내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부동산비 등으로 SW업계의 수출 거점으로 각광 받았지만, 최근의 사정은 180도 달라진 것.

국내 1위 검색솔루션 업체 코리아와이즈넛은 올해 중국 상해에 연구개발(R&D)센터를 설립했다. 현지 우수 인력을 상대적으로 저렴한 비용으로 채용하기 위한 것이지만, 더이상 값싼 노동력을 담보하기 어렵다.

북경, 상해 등은 글로벌 기업 각축지로 이미 노동비가 많이 상승한 데다, 부동산 가격도 만만치 않은 것. 그렇다고 중소도시를 택할 수도 없다. 우수한 인재들을 영입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

최근 보안업체 잉카인터넷은 중국 서안에 연구개발(R&D)센터를 개소했다. 국내 중국발 해킹이 빈발, 이에 대한 대책을 수립하고, 악성코드 수집을 위한 허니팟 설치를 위해 중국 진출이 필수이지만, 상해 등 대도시에 설립하기 위해서는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

국산 SW업계 관계자는 "2010년 중국 SW시장이 800억 달러에 육박한다는 전망이 있지만 국산 SW업체에게는 '그림의 떡'일뿐"이라며 "현지 정보력, 진출 기업간 네트워크 부재, 정부의 무관심 등으로 '맨땅에 헤딩한다'는 자조감만 든다"고 토로했다.

글로벌 IT기업의 물량 공세가 심한 중국 시장에서 정부 지원책 없이 중소기업힘으로 살아남기가 힘들다는 설명이다.

◆형식적인 정부 SW 해외진출 지원책

해외 진출을 준비하고 있는 국산 SW업체가 이렇듯 고전을 면치 못하는 데는 정부의 열악한 지원이 한 몫하고 있다. 중소기업청, 정보통신국제협력진흥원(KIICA),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소프트웨어진흥원(KIPA) 등이 해외진출을 지원하고 있지만, 면면을 살펴보면 형식에 지나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중소기업청은 수출지원센터를 통해 중소기업의 해외진출 사업을 지원하고 있다. 하지만 수출지원센터가 올해 수출기업화 사업에 투입하는 예산은 단 97억원. 이 예산을 1천개에 달하는 기업에게 배분, 결국 한 기업당 1천만원 내외의 금액만 지원받는다.

특히 중소기업청과 KOTRA의 경우는 IT 분야 전문 지식을 가진 관계자가 없어, 국산 SW업체가 소규모 자금외 실질적인 도움을 받기 쉽지 않다.

그나마 소프트웨어진흥원이 전문 지식을 갖고 있지만, 중소기업을 위한 지원책은 거의 없다. 수출 선도기업과 중소기업을 묶어 해외 진출을 돕는 SW수출 멘토링 제도가 유일하지만, 올해 이 제도의 혜택을 보는 SW 업체는 단 5개 업체에 불과하다.

국산 SW업체 관계자는 "글로벌 IT기업의 물량 공세와 경쟁이 치열한 중국 시장에서 정부 지원책 없이 중소기업 힘으로 살아남기가 힘들다"며 "올 정부에서 SW산업은 여전히 신성장동력으로 꼽혔지만, 현장에서는 SW산업 육성을 위한 정부의 그 어떤 움직임도 느낄 수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SW 관계자 역시 "SW는 유지보수가 필수인 분야라, 제품 공급만으로 성공할 수 없다"며 "블루오션으로 각광받는 중국 시장에서 한국 SW가 경쟁력을 얻기 위해서는 정부의 체계적인 수출 지원은 물론 유망 기술을 보유한 중소업체를 발굴, 육성하려는 의지가 시급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서소정기자 ssj6@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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