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설]이투스 분사와 대기업의 딜레마


SK커뮤니케이션즈(이하 SK컴즈)의 e러닝 사이트 이투스의 자회사 분할 결정은 신규 사업 운영을 둘러싼 대기업의 딜레마를 보여준다.

SK컴즈는 6일 분할을 결정하며 "고등부 e러닝 업체로의 입지확보를 위해 급변하는 시장상황에 대처하기 위해 유연한 독립 운영 구조로 전환하는 것이 최선이라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앞으로 열릴 주주총회에서 물적 분할이 승인되면 오는 11월 이투스는 SK컴즈 합병 3년여 만에 독립하게 된다.

회사 측의 설명처럼 고등부 e러닝 시장은 '유연한 독립 운영 구조'가 필요하다. 강사 공급이 유연해야 하고 주 고객인 중고등학생들의 반응도 즉각 반영해야 한다. SK컴즈의 설명은 대기업 특유의 의사결정 구조가 이 사업에 적절하지 않았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자인하고 있는 셈이다.

업계 한 관계자씨는 "동영상 사업은 강사라는 '사람'을 움직여 돌아가는 것이기에 간단하지 않다. 기존 SK컴즈라는 조직의 운영 방식과 의사결정 구조에 무리가 있었을 수 있다"고 말했다.

SK컴즈는 또 수익성에 비해 사업을 둘러싼 잡음이 컸던 점에 회의를 느꼈던 것으로 보인다. 이투스의 2008년 1분기 매출액은 77억원으로 SK컴즈 전체 매출의 14% 비중을 차지한다.

이투스는 그간 합병 후 과다 마케팅 경쟁, 강사 이적료 상승 등을 초래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지난 2007년에는 모 사이트의 강사를 영입한 뒤 사전에 홍보를 해 해당사와 한 바탕 신경전을 치르기도 했다.

업계의 또 다른 관계자는 "SK컴즈가 기존에 보유한 사업군과의 상호 이해가 부족한 상태에서 들어와 자금 유입 등 시장 선점 노력을 과도하게 하는 바람에 다른 경쟁업체가 부담을 떠 안았다"며 "업계에서 이러한 비판을 받으면서 사업을 안고 가는 것이 대기업 입장에서는 여타 굵직한 사업 부문 중에서 비용 대비 큰 부담이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의사결정 구조를 단축하고 새로운 시장 상황을 반영하기 위해 조직을 분할하더라도 어려움은 남을 것으로 보인다. 이투스는 주요 e러닝 업체 중 강사 공급의 안정성 면에서 취약한 배경을 가지고 있다고 평가받기 때문이다.

G마켓이든, 옥션이든, 11번가든 판매자가 원하면 입점할 수 있는 오픈마켓 사업과 달리 e러닝은 유명 강사가 여러 곳에서 강의할 수 없다. 그래서 1위 업체인 메가스터디는 온라인으로 시작했지만 자체 학원을 만들었다. 이투스와 2~3위를 다투는 비타에듀는 태생 자체가 고려학원의 온라인 사업이었다.

2006년 SK컴즈는 온라인 교육 사업과 출판 부문만 인수했고 '이투스 학원'은 별도로 운영돼 왔다. 한때 학원에 지분투자를 하기도 했지만 지난 해 모두 정리했다.

현재 강남, 송파, 광주에 있는 '이투스 학원'은 몇몇 강사진이 이투스 온라인에 출강하는 것 말고는 이투스와 법적으로 아무 관련이 없다. 지난 7월 강북 이투스 학원은 e러닝 사이트 '수박씨닷컴'을 운영하는 비유와상징에 지분 80%를 팔기도 했다.

이에 업계에서는 여러 정황으로 볼 때 이투스 분할이 그간 풍문만 돌았던 '매각을 위한 전단계'가 아닌가 하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동영상 서비스' 부문만 분할했다는 점이 관심거리다. 기존 이투스 사업본부 내에 있던 전화영어 서비스 스피쿠스와 참고서 출판 부문은 SK컴즈에 남는다. 출판은 동영상과 목표 고객이 같은데 분리한 것이다.

관련업계의 한 전문가는 "잘 모르겠지만 스피쿠스는 SK컴즈 브랜드를 가지고 론칭해 시장 진입이 쉬워 (잔류를) 어느 정도 예상했는데 출판 쪽은 사업쪽은 좀 의아하다"고 전했다.

익명을 요구한 다른 전문가도 "연 100억~200억원 매출 올리면서 여론이 시끄러워지는 것은 대기업으로서는 원치 않는 그림"이라며 "SK컴즈의 부가 서비스를 높이려는 목적으로 합병했는데 말이 많이 생기고 성장성이 보이지 않으니 회사에서도 염두에 두지 않겠나"라며 매각설에 무게를 뒀다.

이에 대해 SK컴즈 관계자는 "SK컴즈 내에서도 미니홈피 등 온라인 쪽으로 신경쓸 게 많으니까 오프라인 학원하고 사업하는 것은 복잡하고 번거로워 동영상 부문만 분사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 출판 부문 잔류에 대해서는 "출판 부문의 시초인 누드교과서 등 참고서의 태생 자체가 일반인이 참여해 만드는 UCC 성격이 강해 온라인 사업에 맞다"고, 매각설에 대해서는 "어차피 1~2등 격차 이야기가 많이 나는 시장이다. 매각은 생각해본 적이 없다"고 해명했다.

e러닝이라는 사업의 특수성 때문이든, 모회사의 영업실적이나 이미지에 영향을 줬기 때문이든 SK컴즈의 이투스 분할은 합병을 통해 신규 사업에 뛰어든 대기업이 가진 딜레마의 단면을 보여주고 있다.

정병묵기자 honnez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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