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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간판(DID)' 시장을 잡아라…마케팅戰 '후끈'


패널대기업·중소세트업체 국내외 시장진출 활기

'디지털간판'으로 불리는 디지털 정보 디스플레이(DID) 시장이 열리면서 업계의 마케팅 경쟁이 달아오르고 있다.

디스플레이 제조 및 DID 세트기업들은 독특한 형태의 DID들을 선보이는가 하면, 다양한 마케팅 방법을 고안해 영업을 확대하고 있다. DID는 평판 TV보다 밝기 및 수명이 우수해야 하고, 테두리(베젤) 두께 등에서 차별화가 요구된다는 점에서 관련 기술도 고도화하는 모습이다.

세계 DID 시장은 전용 액정표시장치(LCD) 및 플라즈마 디스플레이 패널(PDP)의 가격하락과 함께 온·오프라인 간판 및 게시판을 대체하며 시장이 확대될 전망이다. 특히 미국이나 일본 등에 비해 DID 보급이 더딘 국내의 관련 시장도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디지털 정보 디스플레이(DID)란

디지털간판 또는 디지털사이니지(Digital Signage), 상업용 디스플레이(Public Display)로 불리는 DID는 LCD나 PDP를 활용하는 광고·게시판이다. 기존 오프라인 광고매체가 정지 또는 롤링 방식, 발광다이오드(LED) 전광판 형태로, 제한된 글자·이미지를 보여주는 것과 달리 TV처럼 다채로운 영상을 보여줄 수 있다는 게 DID의 강점이다.

최근 네트워크 기능으로 각 지점의 DID에 다양한 콘텐츠를 전송해 보여줄 수 있도록 하는 중앙제어식 DID가 보급되고 있다. 터치스크린 방식을 도입해 지도찾기나 정보검색을 쉽게 하도록 해주는 제품들도 나오고 있다.

보통 DID는 연중 365일 가동할 수 있어야 하고, 야외에서도 고장이 없어야 한다는 점에서 일반 디스플레이보다 수명, 밝기, 시인성, 불순물로부터 화면보호 등 기능이 우수해야 한다. 이러한 특성을 바탕으로 야외에서 무난히 쓸 수 있는 순수 DID, 주로 실내용으로 쓰이는 하이브리드 DID, 가정과 유사한 환경에서 쓰이는 상업용 TV 등 다양한 형태로 제작되고 있다.

◆차별화된 DID 외형-마케팅 눈길

국내 아이존DID는 고려대학병원 3개소에 117㎝(46인치) DID 99대를 납품키로 최근 계약을 맺었다. 매월 일정의 보증료를 받고, 광고를 유치해 수익을 나누는 방식으로 제품을 공급했다. DID가 아직까지 프리미엄급 LCD TV와 비슷하게 상당히 고가라는 점에서 초기 도입비용을 낮출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처럼 아이존DID는 각종 프랜차이즈 업계와 DID 수요처 간 협력으로 제품 판매를 확대할 방침이다. 중국 소고백화점에도 32대의 DID를 공급키로 한 아이존DID는 회사 설립 2년차인 2008년 100억원이 매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최근 LCD 공급부족과 함께 DID 업체들도 패널 물량이 부족해 영업에 지장을 받을 정도로 시장 수요가 높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2008년 들어 DID 영업을 집중 강화하고 있는 비티씨정보통신은 디지털병풍형, 천장설치형, 멀티비전형, 앞뒤 두 화면 형태 등 다양한 DID 신제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네트워크 기능과 터치 기능도 도입해 공항, 대중교통 역사, 각종 프랜차이즈 판매점 등에서 맞춤형 DID를 들여놓을 수 있도록 한다는 전략이다.

비티씨정보는 우선 DID를 알리는 차원에서 대형 브랜드 기업들과 비용을 분담해 인파가 몰리는 지점에 제품을 설치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최근 DID 수출을 전담할 인력을 뽑아 해외시장 진출도 모색 중이다.

중견 디스플레이기업 현대아이티는 지난 3월 독일 하노버에서 열린 '세빗' 전시회에서 61㎝(24인치)부터 145㎝(57인치)까지 5가지 DID를 선보이며 유럽시장 공략에 나섰다. 해외매출 비중이 90%를 넘어서는 현대아이티는 해외영업망을 활용해 DID 세계시장 경쟁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현대아이티는 최근 일본 스포츠용품 기업 미즈노에 DID를 납품하는 한편, 미국의 대형 DID 세트기업과 사업협력을 추진하고 있다. 국내 지하철 역사와 모델하우스, 과천경마장 등에도 DID를 공급했다.

회사 측은 "현재 국내에 설치된 DID는 일본의 10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며 "국내 DID 시장은 2~3년간 본격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성·LG DID용 패널기술 선도

지난 2007년부터 DID 시장공략을 강화하고 있는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LGD, 옛 LG필립스LCD)는 DID용 패널 기술도 선도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야외에서 시인성을 확보하기 위해 일반 TV용 LCD보다 3배 밝은 1천500니트(nit, cd/㎡) DID용 LCD를 개발했다. 베젤 두께도 1㎝ 수준으로 줄여 여러 개 DID를 연결해 멀티비전 형태로 구성해도 화면왜곡이 거의 없도록 했다.

삼성전자는 102㎝(40인치)부터 208㎝(82인치)까지 DID용 패널 제품군을 확보해 제품 공급에 나서고 있다. 앞서 미국 JFK공항에 178㎝(70인치) DID용 LCD 40대를 공급하는 등 국내외 대형 수요처를 공략하고 있다. 2008년 8세대 LCD 라인 추가투자와 향후 10세대 및 11세대 투자까지 검토하고 있는 삼성전자는 TV와 함께 DID가 대형 LCD 수요를 대거 창출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상완 삼성전자 LCD총괄 사장은 지난 2007년 10월 일본 '평판디스플레이(FPD) 2007' 전시회 기조연설에서 '디스플레이 산업의 5대 신성장동력' 중 하나로 DID를 제시하기도 했다.

LGD는 2008년 초 세계 최대 크기인 132㎝(52인치) 멀티터치 디스플레이를 선보였다. 이 제품은 손가락을 이용해 지도를 확대해가며 위치를 검색할 수 있는 등 장점을 지녔다. 이와 함께 태양이 최고조인 낮 시간에도 높은 시인성을 확보할 수 있는 1천500㏅/㎡의 미반사 LCD도 공개했다.

삼성전자와 함께 1㎝ 안팎의 베젤 두께를 실현한 LGD는 양면, 트리플 뷰 DID용 LCD 등 다양한 아이디어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

LGD 박수철 퍼블릭디스플레이 담당은 "2008년부터 DID 수요가 급격히 늘어날 전망"이라며 "관련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다채롭게 제공해 시장을 선할 것"이라고 말했다.

DID는 대형화가 유리한 PDP 업계에도 대형 수요를 유발할 수 있는 매체로 부각되고 있다. 이에 따라 일본 파나소닉과 LG전자·삼성SDI 등 PDP 제조사들도 DID용 패널의 공급을 위해 세트기업들과 활발히 접촉하고 있다.

◆2008년 DID 출하량 50% ↑…LCD-PDP 물량 역전

아직까지 시인성과 실외 불규칙한 환경에 대한 대응이 부족해 주로 실내에 채용되고 있는 DID는 점차 옥외 간판 및 게시판을 대체하면서 시장 규모를 키울 전망이다.

시장조사기관 디스플레이서치는 2008년 DID 출하량이 전년 대비 50.2% 늘어난 181만장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 매년 증가세를 지속해 오는 2011년엔 273만2천장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측했다.

2008년 DID용 LCD는 110만5천장, PDP는 70만5천장이 출하돼 처음으로 출하량이 역전되고, 향후 DID용 LCD와 PDP의 점유율 격차는 더 벌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디스플레이서치저팬의 히데토시 히무로 이사는 "DID는 적용할 수 있는 분야가 매우 다양해 잠재력이 크다"며 "관련 패널 및 세트기업들이 광고업체들과 어느 정도 밀접한 관계를 형성하느냐에 따라 영업성과가 달라질 것"이라고 전했다.

◇DID용 디스플레이 수요 전망 (단위:천대, %)
2006
2007
2008
2009
2010
2011
DID용 PDP 출하량
706
646
705
710
735
760
DID용 LCD 출하량
197
559
1,105
1,908
2,443
2,732
PDP 성장률
-
-8.4
9.0
0.8
3.5
3.3
LCD 성장률
-
184.0
97.5
72.7
28.0
11.8
전체 성장률
-
33.6
50.2
44.7
21.4
9.9
※자료:디스플레이서치(2008.1월)

DID용 디스플레이 가격은 TV용과 마찬가지로 계속해서 하락할 전망이다. 디스플레이서치는 107㎝(42인치) DID용 LCD 평균가격이 지난 2006년 초 3천690달러에서 오는 2009년 초 1천40달러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102㎝~109㎝(43인치) DID용 PDP 가격은 같은 기간 2천230달러에서 610달러까지 급락할 전망이다.

지난 2007년 3분기 기준 세계 DID 출하량은 일본 소니와 NEC가 13.6%, 10.5% 점유율로 1~2위를 차지했다. 삼성전자와 LGD는 각각 8.9% 점유율로 3~4위에 올랐다. 신택스-브릴리언(8.4%), 파이오니아(8.4%), 파나소닉(8.2%), 뷰소닉(8.1%), 샤프(7.1%), 필립스(5.9%), 도시바(2.3%)를 포함한 상위 20대 기업이 전체 96.9%의 높은 점유율을 보였다.

권해주기자 postma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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