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션 소송'에 개인정보유출 소송 사상 최다 인원이 참여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향후 옥션에 어느 선까지 책임 소지가 있으며, 있다면 손해배상 금액이 어느 정도 규모가 될 것인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옥션 사태는 옥션과 보안관제회사, 해커 등 사건발생의 주체가 다원적이고 외부 변수들이 복잡해 현재로서는 전적으로 경찰 수사 결과에 의지할 수 밖에 없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각 주체의 책임 소지와 과실 여부에 따라 어떻게 판결이 날 것인지 추측해볼 수 있다.
손해배상액 지급 판결은 민법상 책임에서 고의 또는 과실이 인정돼야 한다. 옥션 측이 해킹 방지를 위한 의무에 소홀했던 것으로 밝혀진다면 옥션은 전적으로 손해배상 금액을 지급해야 한다.
원고단이 옥션을 피고로 소송을 진행하고 있기 때문에 솔루션이나, 관제 시스템 등 책임 범위에 상관 없이 원고에게 손해배상 금액을 줘야 하는 것.
만약 보안 솔루션 등 장비 자체에 결함이 있었거나, 옥션의 보안 관제 서비스 업체인 인포섹의 업무과실이 있었다고 드러난다면, 옥션은 배상한 금액에 대한 원인제공을 한 사업자에게 별도의 구상권(求償權) 행사를 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옥션과 인포섹은 관제 서비스 영역 책임 범위를 두고 의견이 엇갈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옥션이 피해 사실여부 공지한 시점과 후속 조치를 제대로 했는지를 법원이 어떻게 평가할 지도 또다른 관심거리다.
만약 법원이 현존 기술로 도저히 막을 수 없는 방법에 의해 불가항력적으로 해킹이 이뤄졌다고 판단한다면 옥션의 손을 들어줄 수도 있다. 천재지변과 같은 불가항력의 경우에는 피고의 책임을 인정하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 2003년에 있었던 '1.25 인터넷 대란' 당시 법원은 '웜 바이러스'로 인한 불가항력적 상황으로 사태를 규정해 원고의 소송을 기각했다.
그러나 법무법인 태평양의 이상직 변호사는 "기술적인 문제는 불가항력인지 여부를 가리기 어려울 것"이라며 "아주 신규 해킹 기법이라 막는 국내 보안연구소에서 막을 방법이 전혀 없다는 사실이 인정돼야 하는 만큼 옥션 건은 이렇게 판결이 나긴 힘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만약 원고가 승소하게 된다면, 1인당 손해 배상 금액은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소장을 제출한 한 카페는 200만원을 청구했고 진행 중인 또다른 카페는 100만원 가량의 금액을 청구할 예정이지만 이도 그대로 관철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민사 소송시 원고가 청구 금액을 일단 크게 '지르고' 보는 특성이 있기 때문이다.
그간 판례를 봐도 ▲LG전자 채용정보 유출 사건'은 2천만원 제기에 70만원 판결 ▲국민은행 개인정보 유출 사건은 300만원에 10만원(2심 항소심 20만원) ▲리니지2 정보유출 사건(5명)은 500만원에 50만원(2심 10만원)의 결과가 나온 바 있다.
특히 이번 소송은 이미 수만명의 피해자들이 소송 의사를 밝혔고, 추가 소송이 줄을 이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법원이 '사정'으로 개인당 소액 판결을 내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간 개인정보 관련 소송은 2006년 ▲LG전자 채용정보 유출 사건 소송이 168명 ▲국민은행 개인정보 유출 사건 소송이 414명 ▲리니지2 정보유출 사건 소송 5명 등이 있었다(단일 소송 기준). 지난 4월 초에 제기된 옥션 소송에 참여한 2천78명으로 역대 최다 인원.
법무법인 KCL의 김범희 변호사(변리사)는 "우리나라에서는 대체로 손해를 입증하는 것에 대해서만 배상하는데 회원정보 유출로 인터넷 뱅킹이 뚫려 재산상의 손해를 입었다면 보상액을 지급받게 된다"면서 "그러나 만약 피해가 없었을 시 지급할 '위자료'는 기준이 따로 있는 게 아닌 법원의 재량에 따라 결정하기에 예측하기 힘들다"고 설명했다.
옥션 박주만 대표는 18일 아이뉴스24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소송에 참여하신 모든 고객분들께 다시 한번 죄송하단 말씀을 올린다. 소가 제기된 만큼 성실히 소에 임할 생각이고 법원의 판결에 따라 기업의 본분을 다 해 나가겠다"고 밝힌 바 있다.
정병묵기자 honnez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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