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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나는 로맨스, 남은 불륜'?


자사는 도시바에 메모리기술 제공…"하이닉스의 기술 이전은 반대"

하이닉스반도체의 대만 후발기업에 대한 D램 기술이전과 관련 삼성전자 쪽에서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황창규 삼성전자 반도체총괄 사장은 7일 열린 '한국반도체산업협회·연구조합 정기총회' 이후 기자들과 만나 "국가적으로 산업기술유출방지법이 제정·시행되고 있는데, 반도체 핵심기술을 이전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되지 않느냐"고 말했다. 하이닉스가 지식경제부에 D램 기술이전 관련 신고를 하면, 자사 입장을 전달하겠다는 말도 전했다.

눈길을 끄는 점은 삼성전자가 이미 지난 2007년 말 하이닉스와 비슷한 기술 수출에 나선 적이 있다는 것. 삼성전자는 당시 일본 도시바에 원낸드와 플렉스 원낸드 라이선스를 제공키로 계약을 맺었다. 도시바는 삼성전자에 일정 비용을 지불하고, 2008년부터 관련 퓨전메모리 제품을 양산할 예정이다.

원낸드는 삼성전자가 지난 2004년 독자적으로 개발한 퓨전메모리로, 고성능과 대용량을 동시에 구현할 수 있다는 게 강점이다. 세계 2위 낸드플래시메모리 기업인 도시바조차 개발하지 못하는 차세대 반도체 기술이라 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앞서 유럽의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에도 관련 라이선스를 제공했었다.

지난 2007년 말은 하이닉스의 기술이전 관련 논란이 되고 있는 산업기술유출방지법이 이미 국내에서 시행되고 있던 상태였다. 차세대 메모리반도체 관련 유사한 기술수출 사례를 놓고 삼성전자 측에서 경쟁사 하이닉스에 대해선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는 것. '자기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란 표현이 떠오른다.

이번 논란과 관련 지식경제부 반도체디스플레이과 담당자는 "하이닉스의 기술이전이 산업기술유출방지법에 저촉되는지, 삼성전자의 원낸드 수출 사례는 어떻게 봐야하는지 우선 조사를 진행해봐야 하는 단계"라며 입장 표명을 유보했다.

하이닉스 한 임원은 "결국 국내 메모리반도체 산업의 경쟁력 제고와 동반 성장 측면에서 바라봐야 할 문제"라고 밝혔다. 이어 "최근 미국 마이크론과 대만 난야의 기술제휴 사례처럼 경쟁사 간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지나친 독자생존 전략은 결국 해당기업의 입지를 축소시키고 국내 산업의 발전을 저해할 수 있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권해주기자 postma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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