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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고 다니는' 전산실 나왔다


한국썬, 이동 가능한 데이터센터 '블랙박스' 공개

네트워크 케이블과 전선만 연결하면 바로 사용할 수 있는 이동형 데이터센터가 나왔다. 이 데이터센터는 급하면 차나 배에 싣고 움직일 수도 있다.

한국썬마이크로시스템즈(대표 유원식)는 21일 이동형 데이터센터인 '블랙박스'를 선보였다. 블랙박스는 수출이나 화물 선적에 이용되는 컨테이너에 데이터센터에 필요한 시스템과 환경을 갖춰 간편하게 구축할 수 있도록 내장한 이동형 데이터센터다.

데이터센터는 기업의 고성능 시스템들을 한 곳에 모아 통합 관리하는 핵심 전산 시설을 의미한다. 자체 데이터센터를 지으려면 전산 관련 시설 외에도 부지, 건물, 설비 등을 한꺼번에 마련해야 하기 때문에 기업은 막대한 비용과 시간을 들여야 한다. 블랙박스는 컨테이너 박스를 놓아둘 공간만 확보되면 건물 옥상이든, 운동장이든, 심지어 배 안에도 설치할 수 있다는 것이 한국썬의 설명이다.

비용도 저렴하다. 일반 데이터센터 건물을 짓는 것에 비해 100분의 1정도다. 건물을 지을 필요가 없기 때문에 구축하는 시간도 10분의 1로 단축된다. 유원식 한국썬 사장은 "데이터센터 구축에 부담을 느끼는 기업들도 의사 결정을 내리기는 것이 보다 쉬워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6.7 강진에 안전…전력 문제도 안심

컨테이너 하나로 축소됐다고 데이터센터가 내는 컴퓨팅 파워도 줄어든 것은 아니다.

블랙박스는 기존 데이터센터의 약 8분의1 크기로 8개의 랙에 최대 300여대의 1U(1U= 1.75인치) 랙 서버를 장착할 수 있다. 웬만한 기업의 데이터센터 하나를 충분히 수용할 수 있는 용량이다. 고밀도 서버인 블레이드 서버를 활용하면 더 높은 수준의 컴퓨팅 파워도 끌어낼 수 있다.

블랙박스의 장점 중 하나는 바로 뛰어난 전력 설계다. 전력 요금 자체가 데이터센터 운영에 많은 부담을 주고 있는 것이 요즘 현실인데, 블랙박스는 컨테이너 내부에 수냉식 냉각 장치를 달고 각 랙마다 밀폐 시설을 갖춰 낭비되는 냉각 비용을 최대한 줄였다.

한국썬 시스템전략사업본부 정병수 차장은 "컨테이너 하나에 최대 200KW, 랙당 25KW가 공급되도록 설계됐다"고 전한다.

현재 국내에서 운영되고 있는 인터넷데이터센터(IDC)의 통상 랙 공급 전력 한계가 2.2KW, 많아야 4.4KW인 점을 감안하면 썬의 블랙박스는 랙 하나에 5~10배의 전력이 공급되는 셈이다.

한 랙에 많은 전력이 공급되면 랙에 고밀도 서버나 고성능 서버를 빽빽하게 꽂을 수 있다. 그만큼 공간을 절약하는 것도 가능하다.

좁은 공간에 많은 서버가 몰려 발생하는 열은 차갑게 냉각된 물을 파이프를 통해 공급해 식힌다.

정 차장은 "물을 이용한 냉각방식이 현재 데이터센터들이 이용하고 있는 공기 순환 냉각방식보다 약 40% 이상의 냉각 효율을 가지고 있다"고 전한다.

강도 6.7의 지진을 문제없이 견딜 수 있는 강력한 충격 흡수 시스템을 갖추고 있어 이동 중에도 데이터 손실의 위험이 없다.

블랙박스는 썬의 서버와 스토리지 뿐만아니라 HP, IBM, 델 등 다양한 업체의 시스템을 모두 수용할 수 있다.

단, 블랙박스 안에는 오직 시스템만 들어간다는 점은 아쉽다. 랙에 기본 장착된 배터리와 스위치외에 ▲무정전전압장치(UPS) ▲냉각수 공급을 위한 설비 ▲발전 시설 ▲항온항습장치 등의 데이터센터 운영을 위한 필수 설비는 별도 장착해야 한다. 따라서 이를 구축하려면 컨테이너가 2개 필요한 셈이다.

◆안하자니 불안하고 하자니 부담되는 DR 구축에 제격 블랙박스는 어디에 적용하면 좋을까.

데이터센터 자체를 이동형으로 구축하기에는 아무래도 기업 전산실의 안정성을 고려할때 쉽게 받아들이기 어려운 부분이다.

한국썬은 이같은 점을 고려, 일단 기업들이 운영하고 있는 데이터센터의 백업 센터로 활용하는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유원식 사장은 "설치가 상대적으로 쉬운데다 통째로 이동할 수 있고, 비용도 저렴해 재해복구센터 용으로 활용하기 적합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최근 기업들이 천재지변이나 장애에 대비해 2중, 3중으로 재해복구센터를 운영할 계획을 세워두고 있는데, 이 역시 비용과 시간 부담이 높은 항목이다. 재해복구센터라 하더라도 일반 데이터센터와 똑같이 짓기 때문이다.

유 사장은 "일반 데이터센터에 연결해 재해복구센터로 활용하면 가장 손쉽고 빠르게 재해복구 환경을 구축할 수 있다"면서 "국내서도 이에 관심을 보이는 곳이 벌써 있다"고 전했다.

한국썬은 국내 전자 제품 관련 인증을 완료하는 대로 오는 2008년 초부터 본격적인 영업과 마케팅을 개시한다는 방침이다.

강은성기자 esther@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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