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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LCD 37인치 줄게 52인치 다오"


패널 교차구매 제안, 삼성 "받을 순 있지만…"

디스플레이 최강 우리나라에서 두 축을 형성하고 있는 삼성과 LG가 패널 교차구매를 놓고 묘한 움직임을 계속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지난 달 31일(현지시간) LG전자 강신익 디지털디스플레이사업본부장(부사장)은 'IFA(Internationale Funk Ausstellung) 2007'이 열린 독일 베를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강 본부장은 "현재 52인치 액정표시장치(LCD) 패널을 확보하기 위해 삼성전자, 샤프와 협상을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52인치 대형 TV 양산을 위한 8세대 LCD 패널 생산라인을 가진 곳은 삼성전자와 샤프, 두 회사뿐이다. LG 계열의 LG필립스LCD(LPL)가 8세대에 투자할 계획이지만, 양산에 들어갈 수 있는 것은 2009년 상반기 무렵이다. TV 제조사인 LG전자는 날로 확대되는 대형 LCD TV시장 공략을 위해 패널 수급이 시급한 상태인 것.

당장 LG 진영의 발등에 불이 떨어진 것 같지만, 삼성도 여유롭기만 한 상태는 아니다. 삼성전자 LCD총괄은 TV용으로 32인치, 40인치, 46인치 패널을 만들고 있어 주요 LCD TV 크기인 37인치는 대부분을 대만에서 들여오고 있다. 현재 LPL은 37인치도 만들고 있어 삼성전자의 '빈틈'을 채워줄 수 있는 파트너로서 적합한 상태.

같은 날 현지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박종우 삼성전자 디지털미디어총괄 사장은 "기술적인 문제만 해결될 수 있다면 LPL 패널을 얼마든지 쓸 수 있다"고 말했다.

'기술적인 문제'란 LG와 삼성의 서로 다른 광시야각 기술과 관련이 있다. 현재 삼성전자와 샤프는 VA(Vertical Alignment) 방식을, LPL과 히타치는 IPS(In-Plane Switching)로 각기 다른 방식을 쓰고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현재 광시야각 기술은 두 방식 간 차이가 거의 없어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며 "원가 차원의 부담도 높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패널 제조사인 삼성전자와 LPL의 반응은 비슷하다. LCD TV 호황기를 맞아 37인치든 52인치든 주고 싶어도 공급이 달려서 줄 수 없다는 것. 특히 7세대와 8세대에서 소니와 합작투자를 한 삼성전자는 8세대에 대해 생산량의 절반씩을 소니(소니는 타사 공급 금지)와 나누기로 한 상태여서 공급이 더 부족한 상태다.

그러나 LCD 산업이 당장 내년 상반기가 되면 비수기를 맞기 때문에 삼성전자와 LG 진영 간 국내 디스플레이 산업 발전을 위한 전략적 판단이 요구된다.

삼성과 LG의 패널 교차구매는 지난 5월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의 출범과 함께 이슈로 부각됐다. 협회 출범식에서 삼성과 LG 진영은 다양한 상생 방안의 하나로 두 회사 간 패널을 교차 구매한다는 지침을 내놓았다. 그러나 아직까지 두 진영에서 서로 패널을 구매한 경우는 한 차례도 없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치열한 경쟁의식 때문에 국내회사를 제쳐두고 주로 대만에서 부족한 패널을 구입해와 눈총을 사고 있다. 시장조사기관들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삼성전자는 TV용 패널 가운데 54%를 대만업체로부터 들여왔다. LG전자 역시 지난해 4분기 31%의 TV용 패널을 대만업체로부터 구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베를린(독일)=권해주기자 postma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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