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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쳐나는' D램, 가격반등 과연…


국내외 생산량 경쟁 가속화…수급 조화 못이뤄

하반기 D램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국내외 메모리반도체 업체 간 생산량 확대 경쟁이 불을 뿜고 있다.

최근 D램 현물거래가격이 소폭 오르고 있지만, 넘쳐나는 공급이 밑바닥까지 떨어진 가격의 반등을 짓누를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자칫 삼성전자, 하이닉스반도체를 중심으로 우리나라가 세계 1위를 달리고 있는 메모리반도체 산업의 침체가 장기화될 수도 있는 상황이다.

◆증설-미세공정 도입-생산라인 개선 '러시'

현재 D램 업계의 상황으로 봐선 하반기 늘어날 수요보다 공급이 더 확대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파악된다.

일본 엘피다와 대만 파워칩세미컨덕터의 합작으로 설립된 렉스칩일렉트로닉스는 7월 첫 번째 D램 공장을 가동한다. 이어 대만에 제2공장을 짓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내년 가을에 가동에 들어갈 두 번째 D램 공장이 원활히 돌아가는 오는 2009년경엔 렉스칩의 웨이퍼 생산량이 300㎜(12인치) 기준 월 12만장에 이를 전망이다.

그러가 하면 국내와 대만의 메모리반도체 업체들은 D램 라인 미세공정 도입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지난 3월부터 기존 80나노였던 D램 라인에 68나노 공정을 도입해 생산을 시작했다. 하이닉스도 오는 3분기 중 66나노 공정을 도입할 계획이다.

대만에서 파워칩, 프로모스 등 메모리반도체 업체들도 90나노였던 공정을 70나노급으로 전환하는데 가세하고 있다. 단 과거 반도체 제조공정을 90나노로 전환할 때 그랬던 것처럼, 일부 일정에 차질을 빚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그러나 반도체 공정을 10나노 줄였을 때 생산량이 1.5배 가량 늘어난다는 점을 감안하면 공급과잉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뿐만 아니라 메모리반도체 업체들은 200㎜(8인치) 웨이퍼 라인을 300㎜로 전환하는 데에도 본격 나설 태세다. 200㎜ 웨이퍼 라인 5개를 보유하고 있는 하이닉스는 최근 이들 라인을 정비해 300㎜로 전환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300㎜ 웨이퍼는 200㎜보다 D램 생산량이 실질적으로 2.5배 가량 많은 것으로 측정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D램익스체인지나 반도체업체 PSC 등은 세계 200㎜ 웨이퍼 라인에서 생산되는 D램의 비중이 올해 20%대에서 내년 10%대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측하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 "규모의 경제실현 불가피"

반도체 업계는 D램 가격이 본격적으로 반등하지 못하더라도, 첨단 공정기술을 도입해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는 게 장기적인 관점에서 경쟁력 제고 및 시장 주도권 확보를 위해 중요하다는 입장이다.

또 D램 제조라인에 미세공정을 도입하는 일이 쉽지 않고, 일정 기간 수율을 끌어올리는데 시간이 지체될 수 있다는 점에서 하반기 가격 반등에 대한 기대감을 보이는 모습이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운영체제(OS) 윈도비스타가 네트워크 호환성 문제를 해결하면서 활발히 판매돼, D램 수요를 견인할 수 있다는 점도 가격 반등의 가능성을 높이는 요소 중 하나.

이밖에 삼성전자와 하이닉스 등이 D램 라인을 일부 낸드플래시메모리 생산용으로 전환하는 작업도 진행하고 있어 공급과잉이 지나친 수준에 이르진 않을 것이란 분석도 제기된다.

국내 메모리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과거의 사례를 봤을 때 반도체 제조공정에 미세공정을 도입하는 일은 짧지 않은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하반기 수요 확대와 맞물려 D램 시장이 침체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또 "200㎜ 웨이퍼 라인을 개선하는 문제도 지속적인 경쟁력 확보와 규모의 경제 실현을 위해 업계에 반드시 요구되는 사안"이라고 전했다.

◆D램 가격 방향성 '오리무중'

최근 D램 현물가격의 일시적인 반등과 하반기 수요 확대에 힘입어 고정거래가격 오름세가 점쳐지고 있지만, 확실한 상승을 기대하긴 어려운 것으로 파악된다.

시장조사기관 가트너와 미국반도체산업협회(SIA)는 6월 세계 반도체 시장의 올해 성장률을 각각 전년 대비 2.5%, 1.8%로 제시했다. 연초 예측했던 6.5%, 10%와 비교해 성장률을 크게 낮춘 것이다.

증권사 연구원들 가운데 일부는 D램 고정거래가격이 점진적인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예측하는 반면, 일부는 업체들의 과도한 생산라인 투자로 공급과잉이 해소되지 않을 것이라 보는 등 전망이 엇갈리는 모습이다.

푸르덴셜증권의 박 현 연구원은 "올해 D램 출하증가율은 지난 2001년 이후 가장 높은 71%에 이를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로선 지나친 낙관도, 비관도 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대만업체들의 미세공정 도입 지연 등으로 3분기부터 고정거래가격이 소폭 상승세를 보일 것이란 전망은 유지한다"고 밝혔다.

권해주기자 postma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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