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뉴스



'코스닥간판'만 남기고 처분 사례 급증


 

음성인식분야 국내 최고의 기술력을 자랑해온 벤처기업이 최근 일본에 팔렸다. 주인공은 보이스웨어.

한때는 우수벤처로 코스닥 입성까지 이뤄냈지만 이제는 더 이상 상장기업도 아니고 이제는 로열티를 받던 일본업체를 새주인으로 맞을 판이다. 튜브엔터테인먼트에 경영권이 팔린 지 1년반만의 일이다.

보이스웨어는 지난 2004년 3월 장외기업이던 튜브엔터테인먼트에 50억원에 경영권이 팔렸다. 1년 뒤 기존의 음성솔루션 사업은 '보이스웨어'로 떼내고 코스닥에는 대신 '튜브미디어'란 새이름의 엔터테인먼트 업체만 남게 됐다.

그나마도 분할된 보이스웨어의 경영권은 최근 다시 일본 펜탁스(Pentax)에 37억원에 팔렸다. 펜탁스는 한때 보이스웨어에 30만달러와 매출의 20%를 로열티로 내던 업체. 이참에 아예 기술을 통째로 사버린 셈이다.

튜브측으로서도 이번 매각으로 투자금 중 37억원도 회수하고 새이름 'HB엔터테인먼트'에서 볼 수 있듯 보이스웨어와도 완전결별한 셈이다.

이처럼 상장기업을 사들인 뒤 본래 사업은 떼내 팔고 '코스닥기업'이라는 간판만 사들이는 형태의 우회상장이 심심찮다. 인수 후 합병 등의 방식보다 비용이나 절차도 쉽고 운만 좋으면 이를 되팔아 투자금 회수까지 '꿩먹고 알먹는' 일석삼조의 효과도 볼 수 있기 때문.

게임 '요구르팅'으로 잘 알려진 엔틱스소프트도 이와 다르지 않다. 엔틱스는 지난해 말 주인이 네오위즈에서 장외 바이오업체인 엔비텍으로 바뀌었다. 엔비텍이 네오위즈가 보유했던 지분 45% 전량을 90억원에 사들인 것.

엔비텍은 그뒤 엔틱스의 주사업인 게임개발 등 부문을 '레드덕'이란 이름으로 물적분할하고 기존 요구르팅의 국내외 권리 일체 등을 30억원에 네오위즈에 되팔았다.

대신 자신의 주 사업분야인 생물공학사업부 등은 엔틱스에 40억원에 양도하는 식으로 게임개발업체에서 손쉽게 바이오업체로 변신했다.

앞으로 레드덕은 현재의 오승택 대표가 맡아 운영하게 된다. 향후 3자 매각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엔틱스소프트 관계자는 "요구르팅의 권리 등을 넘긴 것 외에 나머지는 기존대로 계속 진행하게 될것"이라며 "이를 위해 현 각자대표인 오승택 대표도 레드덕만 전담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외에 최근 트루윈테크놀러지를 통해 우회상장한 팝콘필름도 엔터테인먼트 사업을 주업으로 하는 대신 기존의 IT사업은 사업부문 양수도 방식으로 매각할 계획.

DBMS 업체인 케이컴스도 최근 장외기업인 전자제조업체 마리나텔레텍에 인수된 뒤 주력사업을 '로봇분야'로 바꾸고 기존의 DBMS사업은 축소한다는 방침이다. 현재는 사업부문 양수도 등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장외기업들이 '코스닥기업'이라는 간판만 사는 셈. 주주총회 등의 승인을 거쳤다면 법적으로는 크게 문제될 게 없다는 해석이다.

하지만 최근 들어 우회상장이 급증하면서 이를 바라보는 시각이 곱지만은 않다. 특히 금융감독원이 이달 중 실태조사를 통해 우회상장 형태 등을 집중 점검한다는 방침이어서 귀추가 주목된다.

박영례기자 young@inews24.com







alert

댓글 쓰기 제목 '코스닥간판'만 남기고 처분 사례 급증

댓글-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로딩중
포토뉴스